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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강남중에서도 요즘 잘나간다는 대치동에, 그것도 은마아파트에 사는 사람입니다.
부자라서 대치동에 산다기보다 대치동에 살다보니 부자소리를 듣게된 어설픈 강남사람입니다.
아래의 글들을 대충 읽어보니, 판교개발보다는, 강남의 폭락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더 많은것 같습니다.

강남의 폭락을 바라기 전에 지금껏 미봉책으로 강남집값 문제를 키워온 이전정부와, 그걸 또다시 답습하면서 입으로는 시스템이네, 개혁이네를 나불대는 현정부를 비판하는게 먼저여야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강남집값 문제는 근본적으로 수급이 불균형하기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거기에 저금리가 기름을 부은거구요.

강남집값 문제 해결방법은 두가지 입니다.

우선 공급을 늘리는 방법이 있고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간단한 것 같지만 영삼이도, 대중이도 하지 못했고, 지금 대통령또한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공급을 늘린다는건, 개발이익을 늘린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그럼 당분간 재건축부터해서 강남집값이 올라가겠지요.
개발바람으로 몇년동안은 계속 오를겁니다.
그러다보면 수요가 충족될 것이고 잉여물량이 나오고, 주거환경이 조금씩 열악해지기 시작하면 가격이 안정되어갈 겁니다.

간단한데 왜 그렇게 하지못할까요?
강남집값이 오르는 몇년동안은 정부가 계속 욕을 들어먹어야하기 때문입니다.
개발에 대한 메리트가 사라지고 개발후유증으로 가격이 안정되고 떨어질 무렵이 되면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겠죠.
어느 대통령도 자기가 욕먹고 다음정권이 열매를 따가는걸 바라지 않습니다.
대중이나 영삼이에 대해서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대중이나 영삼이는 어차피 구시대 정치인이었고 새로운걸 기대한다는 것차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어떻습니까?
시스템에 맞춰 돌아가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소형 수요가 적은 곳에 의무적으로 소형을 짓게해서 기존가치를 떨어뜨리는게 시스템입니까?
아니면 재산권을 침해하는 전매제한이 시스템입니까?
번복되긴 했지만, 판교에 학원단지를 조성해서 사교육을 조장하겠다는게 정부의 시스템적인 대응입니까?
이러한 근시안적인 정책들이 여지껏 집값문제를 키워왔습니다.

다를줄 알았던 노무현정권도 대중이나 영삼이가 했음직한 정책들로 문제를 키워서 또다시 다음정권으로 넘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재임기간 동안만 터지지 않게 꾹꾹 눌러놓으면 집값안정시켰다는 서민들의 칭찬(?)은 들을 수 있겠지요.
대신에 다음정권은 더 큰 위험부담을 안아야하고, 폭탄이 터지지 않게(부동산버블붕괴) 더 골치를 썩어야할 겁니다.

두번째 방법으로는 강남수요를 타지역으로 분산시키는 겁니다.
그렇게해서 분당과 일산이 생겨났고, 이제 판교가 바통을 이어받고 있습니다.
분당과 일산이 과연 강남의 수요를 대체했습니까?
분당이나 일산역시 좋은 환경을 갖췄지만 강남수요를 끌어가지 못했습니다.
유턴현생이 강남불패론을 입증할 뿐이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강남을 모델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판교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강남을 모델로 개발해나간다면 100% 실패입니다.
강남에 수렴해갈 수는 있지만 강남을 초월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강남을 모델로한 개발은 강남을 초월하지 않으면 그 수요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분당은 분당만의 메리트가 있어야하고 일산, 판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판교에 양재천 같은 개울이 흐르게하고,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서게하고, 고급주택을 지을수는 있지만 강남의 경제, 환경, 인적네트워크가 어우러진 시너지효과를 흉내낼 수는 없기때문입니다.
그렇기때문에 강남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강남에서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으로 어필해야한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개발개획을 수립하고 진행하는 관료들에게 그런 발상전환을 기대하지 못합니다.
그들이 기껏 생각해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강남을 흉내내서 몇몇 어리석은 사람들을 판교로 꾀어내는 정도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입체적이고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정책들을 쏟아낼 수 있는 시스템이 그래서 필요합니다.

하지만 선진국이 어느날 갑자기 종 땡땡땡치고 선진국이 된 것이 아닌것 처럼 우리도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해야만 제대로된 시스템을 갖출수 있습니다.
선진적인 시스템들을 모델링하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시험해서 우리실정에 맞게 정착시켜나가야 합니다.
눈에 잘띄지않고 뭘하고있는지 놀고있는지 국민들이 보면 오해할 수도 있지만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실천해나가야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것은 그런 꿋꿋함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정권의 시스템은 산고없이 너무도 쉽게 등장합니다 .
그리고 너무나 쉽게 오류를 내고 멎어버립니다.
그리고는 엉뚱하게 언론에 책임을 돌립니다.
오류를 발생시키는 시스템은 잘못된 시스템입니다.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하기 힘들다고 땜빵해서 자꾸 시스템이랍시고 내놓으면 또 수많은 오류를 발생시킵니다.
역대정권들의 이런 망국적인 실정들을 너무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시스템론을 들고나온 노무현대통령에게 기대를 걸고 지지를 보냈던 겁니다.

그렇지만 포장만 다를뿐 내용물은 매일반이었습니다.
단언하지만 지금의 강남과열의 책임은 정부에 있습니다.
근본적인 책임을 따지자면 몇대는 거슬러 올라가야하지만, 문제를 더욱 키운 책임이 현정부에도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외면한체 규제일변도로 미봉해서 다음정권으로 또다시 떠넘겨버린다면 그 죄과가 결코 작지않다고 할수 있습니다.

십여년전에 어쩌다보니 대치동에 묻어 들어오게됐고, 이제는 부자아닌 부자가 되었습니다.
집값은 잔뜩올랐지만, 벌이는 예나지금이나 먹고살만한 수준일 뿐, 갑자기 안하던 외식을하고 쇼핑을하고 소주대신 양주를 먹고 버스탈걸 택시타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주변을 살펴보아도 모두가 그렇게 조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치동 은마아파트하면 투기꾼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이죠.
정부와 언론의 합작입니다.

서울시 주택국장인가가 은마를 걸고 넘어지기 시작한 다음부터, 언론은 씹을거리 찾았다고 맨날 씹고, 정부는 대신 욕먹어줄 대상 찾다가 우선미는 겁나서 제끼고 만만하다 싶은 아파트 고르다보니 마침 은마가 눈에 띄는거라 투기온상으로 몰아버리니 이젠 김씨이씨박씨최씨할 것 없이 너도나도 죽어라 은마만 물고 늘어지고 있죠.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하면 한번 코너로 몰리면 끝장나는 세상입니다.
인터넷에 '나 조X일보 본다'라고 실명으로 집주소, e메일주소 한번 올려보십시오, 어떻게 되나. 코드에 합류하지 못하면 반박의 여지가 없는 세상입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대립, 아니 대립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일방적인 린치에 정부는 방관내지는 조장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은마를 매도하는데 앞장서기도하고, 보혁간의 갈등을 완화시키고 중재해서 통합해나가는 역할을 해야할 정부가 오히려 용수철처럼 탄력을 실어 더 강한 충돌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부의 무책임함 속에 코드에 든 자와 그렇지 못한 자와의 갈등은 더욱 심해지고 피해는 일방적으로 한쪽에 떠넘겨지고 있습니다.
은마도 소위말하는 코드에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책없이 난타당하고 있습니다.

우선미처럼 코드를 지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고 코드에 동조하면서 누구를 씹어댈만큼 약자의 편에 서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선미가 오른다고 정부나 언론에서 씹어대는 걸 본적이 있습니까?
타워팰리스에 필적하는 주거환경으로 향후 주거문화의 주도권이 아파트냐 주상복합이냐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내지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우선미 대형평수 초강세, 내지는 양재천 산책로가 있고 명문 초중교가 단지내에 있어 너무 좋아요라는 주민인터뷰 정도는 본적이 있을 겁니다.

재건축에 따르는 이익에 관심없냐고 물으면 굳이 부인하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은마주민이 더욱 바라는 것은 보다 나은 주거환경입니다.
저희집도 천장에 물이 새서 물바다가 된 적이 2번있습니다.
그돈으로 집팔고 다른 동네 새집으로 가면 되지 않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간이 정붙인 곳을 그렇게 쉽게 떠날수 있겠습니까.
북녘고향땅을 평생토록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고향이 살기가 더 편해서이겠습니까.
은마아파트에 대해 좀더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