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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을 찾지 못하고 헤메고 있는 판교 주택 정책이 시세차익의 일부를 정부가 채권으로 흡수하는 채권입찰제와 10년간 매매를 금지하는 매매금지제로 가는 모양이다.
이에 지금 정부와 맥을 같이 하는 단체들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
물론 땅값이 가치라고 믿는 토지미신의 사회에서는 지금의 방안 외에 다른 안이 있을 수가 없다.

그러나 저는 이 정책을 볼때 어린아이 장난 같이 유치하게 느껴진다.
(물론 정부의 정책 입안자나 지지자 개개인을 어린아이 같다고 하는 것은 아니고, 땅값을 과학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의 통념 전체를 말함.)

이유는 이렇다.

1. 어느 신문에는 같은 신문인데 판교에는 채권입찰제로 하면 분양가가 평당 1000만원 대이고, 다른 한 쪽에는 대구시 달서구의 아파트는 분양가가 평당 700만원 선이라고 나와 있다. 이 차이 300만원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 실체는?

이에 대하여 정부와 지지자, 그리고 사람은 두 지역의 개발비가 같다면 그 차이는 땅값의 차이 때문이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 차액 300만원은 역사적으로 보면 누가 언제 어떻게 먹었는가?

2. 판교 시가가 적어도 평당 1500만원은 넘을 것인데 평당 1000만원에 분양하면 500만원의 실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이 500만원을 누가 언제 어떻게 먹는가? 집은 살자고 짓는 것인데 이 값을 살아서 누릴 수 있는가?

이 값은 세상에 어느 누구도, 또 지금이나 미래나 영원히 주거거치로 실현이 되지 않은 미래가치로만 사회에 남아 있게 된다. 곧 이 판교 아파트가 일으킨 평당 500만원의 값은 헛값으로 사회 전체가 인플레이션으로만 물어주어야 하는 값이다.

헛값 : 집의 본래 목적인 사용 목적으로는 영구적으로 회수불가한 가격, 그래서 사회에는 인플레이션만 일으키는 가격

3. 이 시세차익에 정부가 손을 대어 70% 선으로 채권을 발행하면 정부가 가져가는 인플레이션 헛값차익은 평당 500만원 중 약 120만원 정도이고, 분양자가 가져가는 인플레이션 헛값차익은 지금 기준으로 380만원 선이고 10년 후는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최소한 평당 380만원의 시세차익이 당첨과 동시에 즉석에서 발생하는데 투기가 일지 않겠는가? 불로소득의 행운이 없는가? 당첨만 되면 로또 복권의 당첨과 다를게 뭐 있나?

4. 정부와 분양자가 평당 500만원의 인플레이션을 일으켜서 나누어 먹고, 이 값은 국민 전체가 인플레이션으로 물어주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거두어 서민주택을 짓는다는 것인데 인플레이션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자산이 없는 서민임을 알고 있는가?

5. 그래서 분양 받은 자에게 내 집을 10년간 팔지도 못하게 묶어두면 되는가? 가정 사정이 어려워서, 이사를 가야 해서, 여러가지 사정상 집을 팔아야 하는데 이렇게 팔지도 못하게 묶어두면 되는가? 투기 하나를 막기 위하여 이렇게 불편한 제도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해야 하는가?

6. 지금 여론과 정부 방침은 1가구 1주택 이상의 소유는 사회적 죄악으로 보는데 이들이 이사를 가거나 다른 집을 사려면 이 집을 팔지 못하여 또 다른 집을 사야 할 판인데 이렇게 묶어두고 다른 집을 추가로 사지도 못하게 묶으두면 어떻게 하는가? 1가구 1주택 이상의 소유 규제와 중과세 제도는 사실상 집을 더 사지는 못하게 하는 제도이다. 헌법보다 더 고치기 어려운 부동산 제도를 만든다고 하더니 이게 그것인가? 이렇게 불편한 제도가 오래 갈 것 같은가?

7. 10년 후 팔 때는 문제가 없는가? 그 때는 다시 부동산 가격의 주기적(10-15년 주기) 상승기를 맞아서 가격의 급등할 때인데 투기가 없겠는가? 그러면 지금 정부와 정책은 잘 해서 투기가 없었고(근절되었고), 10년 후 정부와 정책은 잘못해서 투기가 발생한다고 지금처럼 마녀사냥식 비난만 마구잡이로 해 댈 터인가?

8. 시장에 이자율이 있는데 왜 정부의 채권 발행은 시장 이자율보다 턱없이 낮아야 하는가? 액면가 350만원 채권이 시가로 120만원 밖에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는가? 정부는 이렇게 개인의 사유재산에 대하여 세금으로 거두고, 채권 헐값 강제매매로 거두고, 인플레이션으로 교묘하게 거두어 가도 되는가?

땅값은 모른 무지, 헛값을 모른 미신은 아무리 머리를 두고 짜 내어 보아야 그게 그거다. 우리가 관심있게 지켜보는 8월말 부동산 대책도 역시 이러한 판교 정책과 별로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헛값 모른 토지무지는 시장 묶기(규제)와 세금 걸기 외에는 아무 안이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