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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생(은 아니고 15년)을 세법전 끼고 살아온 사람입니다.
저야 집한채 달랑 있으니 오르던 말던 별 상관없습니다만 없는 분들 (혹자는 배아픈 분들이라고도 합니다만)의 보유세 인상요구가 지나친 감이 있어서 이중과세에 대하여 간단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보유세 징수는 이중과세인가 아닌가?

있는 사람들이 더해...있는 사람들이 더 지독해..
있는 것들이 세금은 안내고 혜택만 누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사실여부에 관계없이 돈 많은 분들이 더 세테크에 적극적이긴 합니다.
사실 재산이 좀 있는 분들을 보면 세금에 대하여 상당히 잘 아십니다.
반대로 없는 사람들치고 세금관계에 대해 잘 아는 분 못봤습니다.
당연하다고말 할 것은 아니고 부자되는 요령중에는 분명 세테크-탈세의 영역이 아닌 절세의 영역-이 필요할 겁니다.

자, 질문입니다.
세금은 있는 사람이 더 내는 것이 맞습니까?
"있다"의 정의가 무었일까요? 재산입니까? 소득입니까?
세금은 소득이 있는 곳에 있는 법이지, 재산에 있는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재산이란, 세금을 내고 남은 누적가처분소득의 한 형태일뿐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예금이나 주식일 수도 있고 부동산일 수도 있습니다.
즉 예금이나 주식에 대하여 보유세를 물리지 않는다면,
부동산에 대해서도 보유세를 과다하게 물리는 것은 조세법정주의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조세법정주의의 근간이 되는 조세와 재정학 이론에 모순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세금은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내는 것이 맞다"입니다.

조세법정주의라니깐 국회에서 통과만 되면 된다고 하시는데...
조세이론에 기초하지 않은 이중과세는 헌법재판소가면 100이면 100 깨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고삐 풀린 부동산을 몰로 잡겠습니까?

이중과세논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데 아마츄어들이 모인 정권(야당도 마찬가지)에서 제대로 해낼지는 모르겠습니다.

작은 대안을 적어봅니다. (필자의 사견)

-보유세를 물리되, 다주택자와 고가주택보유자는 중과한다.

-보유세를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에서 전액 세액공제한다.
중과분은 절반만 세액공제한다. 이자배당소득에서는 반만 공제한다.

-공제받지 못한 사람에 대한 부분은 양도소득세에서 공제한다.

-집을 팔아야만 세금낼 수 있는 노년계층에 대한 보유세 면세 대책
(이미 여야가 각각 65세 이상은 면세라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한 걸로 압니다)

-사족으로, 노령화 사회의 노인대책을 위해 부모 부양 세대의 보유세 경감대책을 추가하였으면 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국세부분의 선징수 형태의 보유세 형태가 아니라 단순히 너 집값 올랐으니 삥좀 내나봐! 의 형태로는 조세저항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있는 것들이 더하다구요? 그런 의도는 아닙니다만, 이 나라를 지탱하기 위한 세금은 좀 있는 사람들이 주로 내는 것이지 최저생계비 받는 사람들이 내는 것이 아닙니다.
투표할 때야 다 같은 한표지만 세금으로 본 납세자의 가치는 다르죠. (서글픈 자본주의여!)

2. 보유세 부담은 세입자에게 전가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한 연구토론검증없이 보유세 부담 현실화(?)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주택수요는 꾸준한데 보유세를 물리면 다세대주택자는 전세만기시 전세금을 올리거나 월세로 전환하여 보유세 부담분을 일부 혹은 전부 전가할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주택수요가 꾸준한 곳의 세입자는 결국 보유세를 부담하게 될 것이며 그런 곳의 집값은 요지부동일 겁니다.
꼭 그동네에 살지 않아도 될 지역의 세입자는 여차하면 떠날테니 집주인은 보유세 전가에 실패하고 결국 집값이 하락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택수요가 꾸준한 곳은 어디일까요?
교육적인 주택수요.. 대치 목동 노원 기타 '교육'측면의 강남권...
직장관련 주택수요.. 태헤란로 출퇴근 가능지역이 1순위, 시청이나 여의도 출근가능지역이 그 다음이겠죠.

결국 서울의 요지(즉 기존에도 비싸던 곳)는 "이대로~!"를 외치며 현 정부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있겠군요ㅡㅡ;
아닌 곳은 또한번 청와대에다 민원넣고 전화하고 난리치겠군요.

집값....너무 올랐습니다.
사회초년병들의 근로의욕을 꺽는 집값 상승에 절대 반대합니다.
그러나 제도변경이 서민들의 주거비용 부담을 가중시킨다거나, 서민주택의 가격만 하락하는 수준의 '아마츄어적인 세제변경'이라면 그에 대해서도 역시 반대합니다.

아무쪼록 정부는 세심한 정책(특히 정책실시에 따른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일좀 하십시요)을 펴기 바랍니다. 괜히 이랬더니 저렇게 될줄 몰랐다는 식으로 하면 자꾸 한심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