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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아파트 불패신화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강남 불패신화를 깨기 위한 ‘부동산 5·23 대책’이 발표될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정부 말에 기대를 걸었다.
강남 아파트 가격에 버블이 존재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분양권 전매제한과 재건축 후분양제 도입 등으로 대표되는 ‘5·23 대책’이 나온 이후 한 때 강남 아파트 버블이 꺼지는 듯 했다.
그러나 가격 하락은 오래가지 않았다.
7월 들어 다시 고개를 들더니 8월에 부동산 안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보기 좋게 폭등했다.

‘5·23 대책’이 나왔을 때 최종찬 건교부 장관은 “강남 불패신화는 깨지게 마련”이라고 장담했다.
김진표 경제부총리도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은 일부 재건축 지역에 한할 뿐이다.
투기자금을 부동산에서 증시로 흐를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불패신화가 깨질 것처럼 말했다.
이정우 청와대 정 책실장은 한술 더 떴다.
“토지 보유세 강화 등 부동산 투기억제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만약 강남 아파트 가격을 잡지 못하면 사회 계층간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 안정에 최우선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또 한 차례 강남 아파트 가격 잡기에 나서고 있다.
또 다시 세무조사를 한다거나 아파트 재산세를 시가로 부과하겠다는 대안을 들고 나왔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강남 불패신화가 깨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가 회원 20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3%가 ‘강남 아파트 시세에 거품이 많다’고 대답하면서도 61%가 ‘상승세 지속’을 전망했다.
‘보합세 전환’과 ‘약세 전환’은 각각 25%와 7%에 불과했다.
이런 믿음은 강남 아파트의 가수요를 부채질할 수 있다.

과연 강남 아파트 시세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부동산 전문가 5인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1. 학군 프리미엄
소위 강남 8학군 소재 고등학교로 진학시키기 위해 강남으로 이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강남 아파트는 투기수요와 함께 실수요까지 탄탄하다.
명문고로 이름 을 날렸던 서현고(분당), 백석고(일산), 부천고(부천), 안양고(안양) 등이 평준화되면서 이들 지역에 거주했던 사람들까지 강남으로 몰려들기도 했다.
학원가도 강남에 밀집해 있다.
김성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상권과 주거 공간이 비교적 잘 분리돼 있어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도 강남만한 곳이 없다” 고 평가한다.
결국 학군 프리미엄을 없애기 위해선 과거 명문고로 통했던 경기도 소재 고등 학교의 평준화를 해제하고, 이곳에 특목고 등을 신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 재건축 아파트 투기
재건축아파트는 두 가지 점에서 가격 상승을 견인한다.
하나는 용적률 상승과 같은 행정특혜이며, 다른 하나는 분양권 전매 허용에 따른 투기수요 등이 강남 아파트 시세를 오르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재건축은 규제 장치가 없어 강남처럼 초과수요가 있는 상황에선 가격상 승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조주현 교수는 재건축아파트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
재건축을 규제했기 때 문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아파트의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해선 분양권 전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병호 대표는 “재건축은 행정 특혜이기 때문이기 개발 이익금의 50% 정도를 환수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3. 좋은 환경과 대형빌딩 밀집
강남 주민들은 강남만큼 편한 곳이 없다고 한다.
자연, 교육, 문화환경 등이 뛰어나다.
또한 대형빌딩이 밀집해 있어 아파트 잠재 수요가 많다.
강남 테헤란로와 강남 대로에 들어선 대형빌딩에 입주한 업체들은 대부분 대기업이거나 금융회사다.
의료진이 좋다는 종합병원(삼성의료원, 서울아산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도 강남권에 밀집해 있다.
박병호 대표는 “강남을 대체할만한 유일한 곳인 판교를 첨단오피스, 교육, 금융 집적단지로 만들지 않으면 강남 때문에 100년 넘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4. 양도 소득세 인상
양도소득세 인상이 올해 들어 강남 집값을 올렸다는 시각도 있다.
조주현 교수 와 박병호 대표는 세금으로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조주현 교수는 “강남은 초과수요 상태이기 때문에 세금이 인상되면 그대로 수요자에게 전가돼 아파트 시세가 상승”한다고 평가한다.
박병호 대표는 “강남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은 대부분 부유층이기 때문에 세금 인상으로 설사 가격이 떨어지면 팔지 않고 갖고 있으면 그만이다.
결국 공급을 줄임으로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한다.
반면 김성식 연구위원 은 “세금 인상이 수요자에게 전가되는 현상은 오래 갈수 없고, 가격은 내재가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가격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5. 부촌 프리미엄
조주현 건국대 교수는 “잘 사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쉽게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다가 신분상승을 노리는 세력까지 합세하려는 경향 때문에 항상 초과수요 상태에 있어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른바 부촌 프리미엄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박병호 한국리츠에셋 대표는 “부자들은 버블을 인정하면서도 그냥 편하고 좋기 때문에 시세에 관계없이 구매한다.
‘불패신화’는 쉽게 깨지지 않을 것” 이라고 강조한다.
한국희 BHP코리아 실장은 “강남지역은 고소득자들이 많을 뿐 아니라 고학력자들이 밀집해 있어 최근 몇 년간 계층분할이 된 느낌”이라 고 밝힌다.
박병호 대표는 부촌 프리미엄을 없애기 위해 제 2의 강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입지조건을 감안했을 경우 강남 대안으로 가장 적절한 곳으로 판교를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