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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갑자기 급상승한 분당의 아파트 값은 해당지역에 사는 집주인조차 어리둥절하게 만들만큼 가히 폭발적이었다고 할수 있다.
이런상승은 주변 지역의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 되었고 끝없는 거품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급기야 올해 8월 정부에서 헌법만큼이나 바꾸기 힘든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을 내 놓는다고 으름장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 상승의 원인을 판교의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소문에서 촉발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이것만 가지고 이런 급상승을 불러 일으킬수 있을까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다.
좀더 다른 시각에서 분당의 급상승을 설명해 보고 과연 이렇게 형성된 가격이 거품인지도 따져보자.

이번 급상승의 특징이 전국 주택의 2~3%에 해당하는 특정지역의 현상이라는 것을 대부분 간과하고 있다.
상반기 전국 모든 형태의 집값 평균 상승률은 2.4%에 불과하다.
산술적으로 따지자면 1년 해봐야 5% 남짓한 상승률이고 이는 초저금리라는 현실을 감안할 때 극히 안정된 모습이다.
금리가 낮아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부동산으로만 몰린다는 말이 전 국토로 확대해서 볼때는 설득력이 없는 말이 되어 버린다.

많이 올랐을 것 같은 서울과 경기도도 3.4%, 3.7%로 전국 평균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이다.
그렇다면, 맨날 신문 1면을 도배한 자고나면 1억씩 오른다는 기사는 도대체 이런 통계로 볼때 믿기지가 않을 것이다.
위의 통계들은 전국의 1500여만호의 단독, 연립, 오피스텔,아파트, 주상복합등 모든 형태의 주거지를 합산하여 통계를 낸것이다.

양극화라는 말은 지역별로도 나타나지만 유형별, 규모별로도 나타났음을 알아야 한다.
서울의 예를들면, 서울 전체의 상반기 주택 상승률은 3.4%에 불과하여 언론에서 떠드는 만큼, 정부에서 시장의 흐름을 거스려 가면서까지 극단적인 대책을 내 놓을 이유가 없을만큼 안정되어 있다.

하지만, 유형별, 지역별, 규모별로 따져 들어가면 특정주택은 대단히 폭등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여러 주택의 형태중 서울의 상반기 아파트 상승률은 5.7%로 평균 상승률 3.4%의 거의 두배가 된다.
또, 강남 지역의 아파트는 9.5%로 같은 기간 강북 상승률 0.7%의 13배를 넘어섰다.
여기다 같은 아파트중에서도 소형과 중대형의 상승률에서도 세부적으로 양극화가 또 나타났다.
이런면에서 분당의 아파트 상승률은 상반기 24.2%였고 이 중에서도 중대형은 거의 50%, 아파트보다도 더 선호도가 높은 주상복합의 대형평수는 불과 몇 달사이에 100%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기록할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반기 아파트 상승의 동향을 보고 크게 두가지를 우려하는 것 같다.

하나는, 특정지역 집값의 폭발적 상승이 전국의 집값으로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또 하나는 오르는 곳만 오르면서 오르지 않는 대부분 지역의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 소외감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는 견해로는 이 두가지 모두 기우에 불과하다.

사회 소득의 양극화는 허리에 해당하는 중산층의 몰락으로 빈곤층이 많이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상류층의 수도 예전에 비해 많이 늘어났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런 새롭게 늘어나는 고소득층은 저소득층과 섞여 사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비슷한 부류끼리 모여 살고 싶은 욕구가 예전보다 더 뚜렷해 지면서 주거환경이 좋은 특정 지역으로의 편중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데에 비해 현재 우리나라에는 불행히도 늘어나는 고소자들을 만족시켜 줄만한 특급주거환경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 이번 특정지역의 집값 폭등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여기다 여러 주택을 보유하지 못하게 되자 한 채를 가지더라도 똘똘한 것 하나가 더 낫고 변두리 지역을 팔고난 자금은 주거 환경이 좋은 중대형 한 채를 보유하도록 더욱 부채질을 한 결과가 되어 버렸다.

분당이 특히 더 이번 상승에 주목을 받은 이유는 돈 많은 강남사람이 많이 이주해 왔다는 점도 있지만, 강남보다 더 우수한 주거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서울과의 접근성과 열악해지는 교통 때문에 강남에 비해서는 한등급 아래 평가를 받았지만 신분당선과 영덕 양재간 도로의 상반기 착공으로 마지막 남은 단점마저도 없어지면서 이제는 강남보다도 못할게 없다는 인식의 확산과 사회적 공감대가 강남과의 갭을 짧은 시간동안 메우는 과정에서 폭등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판교는 분당의 어수선한 주변환경을 더욱 체계적으로 넓혀 더 많은 공원과 상권이 형성되어 분당의 주거의 질을 더욱 높여주는 효과로서 영향을 주는 것이지 판교 분양가만으로는 분당의 폭등을 불러 올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판교가 공영개발이 되든, 대형형수를 늘리든 어떤 변화로도 분당의 집값을 잡을수가 없기 때문에 판교가 집값 폭등의 원흉이라는 잘못된 판단아래 잘못된 정책이 더 이상 쏟아지질 않길 바란다.

지금도 판교는 잦은 정책변경과 여론에 떠밀려 충분히 누더기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정지역의 집값 상승을 감정적으로 대처하면 무서운 시장의 보복이 올것이다.

늘어나는 빈곤층을 위한 대책도 서둘러야 하지만 늘어나는 고소득층을 위한 대책도 빨리 세워야 한다.
전국 2~3%도 안되는 이번 특정지역의 상승이 언론의 도마위에서 너무확대 포장되어 전국적인 현상인양 부풀려 지면서 현실을 왜곡한 점이 많이 있다.
이 일부지역을 제외한 나머지의 집값은 단군이래로 가장 안정되어 있고 극히 상식적인 변동만을 보이고 있다.
우리 부모가 사는 부산의 32평 아파트는 15년전 1억이 지금도 1억한다.
전국적으로 따져보면 은행 이자율도 상승 못하는 자산가치의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곳이 훨씬 더 많다.

집값 폭등을 염려하는 지금이 아이러니 하게도 돈없는 서민이 특정 몇몇 지역을 제외 한다면 내집마련을 할수 있는 더없이 좋은 시기 이기도 한것이다.

이번 특정 지역의 집값 폭등은 급격히 늘어나는 고소득자들과 고급 주거환경의 수요 공급의 밸런스가 무너진데서 오는 국지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이라는것을 반드시 명심해야 하며 이런 특수상황을 과거의 잣대로만 재단하여 세금위주의 억제책으로 누르려고만 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더 생길 것이라는게 명약관화하다.

뚝섬 주변과 용산일대, 강북 뉴타운등으로 고급 주거타운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들 수요에 대한 공급이 어느정도 균형이 이루어지면 그땐 집값 올라가라해도 시장의 원리에 의해 자연적으로 안정될 것이다.

지금 현재로서의 분당이라는 희귀성으로 판단한다면 비상식적인 폭등에도 불구하고 거품이 없다.
50평대가 10억-15억 해도 이 가격에 구매력을 느낄만큼 소득이 늘어나고 재산이 형성된 수요층이 생각보다 두텁기 때문이다.
집값의 양극화에는 소득의 양극화가 숨어 있는 셈이다.
거품을 논해야 할 시기는 분당같은 고급 주거지가 어느정도 수요에 따른 공급이 이루어지고 난 뒤에도 이같은 상승률을 보인다면 그때가서 거품판단을 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의 정책이 이런 시장논리에 근거한 것이 아닌 대다수 서민의 상대적 박탈감, 소외감을 어설프게 달래줄려는 감정적, 인기영합적 규제책이 아니길 제발 바랄뿐이다.

그렇다면, 이런 집값폭등을 야기한 근본원인인 소득의 양극화는 왜 갈수록 더 심해져가고 그 근본원인이 무엇인가?
이를 다 공감하고 정부차원에서도 많은 대책을 수립하고,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더 악화되어가는 것은 왜 일까?
정부가 무능하고 정책의 실패에서만 오는 것일까?
아니면 이런현상이 자본주의가 가지는 시스템의 한계에서 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탄생을 예고하는 세계적인 대세의 흐름인가?
좀더 거시적 관점에서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나?

과거를 볼때도 이런 극단적인 양극화는 항상 새로운 질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급격한 민심의 동요와 민중봉기같은 사회동요로 나타난다는 점을 볼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집값폭등이 그렇게 달갑지만도 않은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