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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시장에 대한 여론과 언론의 십자포화로 청와대와 정부는 상당히 고민하고 있는 듯합니다.

진퇴양난 - 가장 적절한 표현일 듯 싶습니다.
여당과 정부. 야당. 시민단체 등에서 봇물 터지듯 각기 다른 해법들을 제시하고 있고, 여당내에서 조차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청와대와 건교부가 신도시 문제에서 하루.이틀 사이로 전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예전 같으면 아무말 내뱉기 좋아하는 대통령이 벌써 '부동산 폭풍'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날렸을 법한데 이상하리만큼 조용합니다.
오는 17일 예정된 대통령 주재 부동산대책회의에 대해서도 청와대측에서는 "다만 여러 이야기를 듣는 자리"라며 몸사리는 모습입니다.

여러 추측이 가능하지만 일부 언론의 예측기사처럼 '진퇴양난'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참여정부의 자신만만하던 '부동산 때려잡기' 현재 시점으로 볼 때 대실패에 가깝습니다.
'배아픈 사람들 배 쓸어주려다 더 아프게 만들었고' '배부른 사람 들고 있던 빵 좀 빼앗아 먹으려다 음료수마저 만들어 주었습니다'

여기서 부동산 실패에 대한 여론이 빗발치고 오일게이트 등의 권력형 비리가 터지고, 지지도는 추락하고 여당과 갈등은 증폭되고 등등 총체적 난국이요. 레임덕 초기 진입형국입니다.

자! 여기서 청와대의 부동산정책은 어느때보다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예전처럼 '일단 질러보자'는 식의 폭탄투하식 대책발표는 청와대도 겁을 내고 있습니다.
아마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부동산에 대해) 말하고 싶어도 제발 참아주세요" 라고 여러차례 사정했을 듯합니다.

(1) 수요억제 정책

이미 시장이 지난 몇년간 수십차례 발표한 대책과는 별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므로 다시 강력한 수요억제 정책을 들고 나오자니 참으로 부담스러울 겁니다.
여론이나 언론.야당에서 "설마했는데 또 수요억제냐. 그렇게 말을 해도 못알아 듣겠냐"며 집중포화를 때릴거고, 수요억제정책에는 이미 내성이 생긴 시장은 잠시 주춤하다가 7~월경이나 연말 무렵에 더 큰 반동이 있을 겁니다.
'더 큰 반동'이라 함은 정상적인 시장의 논리를 넘어서는 반동일 수도 있습니다.
'반동 심리 우위의 시장'이라 할까요?
이런 사태가 나타나면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말 안해도 아시겠죠?
10월 재보선에서도 지난 재보선과 비슷한 결과 나온다면 확실한 레임덕에 빠질 수 밖에 없을겁니다.

(2) 규제완화 정책

그렇다고 재건축 규제완화나 기타 이성적인 공급정책 실시도 참 곤혹스럽고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일겁니다.
이미 여러차례 강력하게 재건축의 부당성이나 불로소득 불인정 등을 주장해온 참여정부로서 여론에 굴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을겁니다.
대통령부터 이정우 등 대부분 고위 정책입안자들이 쉽게 꺽이지는 않을 듯하고, 언론과 여론에 굴복하는 듯한 재건축 완화 등의 발표는 다른 한편으로 레임덕의 시초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 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일부 언론의 주장처럼 '철저한 개발이익 환수를 전제로한 재건축 규제 완화'도 일리는 있습니다만 그 구체적인 시행령 확정이나 국회 논의과정 단계에 이르기전에 일부 강남권 폭등을 야기할 위험이 크므로 청와대로서는 섣불리 마련하고픈 대책이 결코 아닐겁니다.
워낙 강력하게 규제했던 탓에 아무리 개발이익 환수를 전제로하더라도 재건축 규제완화는 '시장이 결국 잘못된 정책을 이겼다'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며 기존의 여러 규제정책들을 극심한 불신속에 몰아넣으며 '반동 시장 우위 심리'가 강해질 것입니다.

(3) 제3기 신도시정책과 강북개발 집중지원

발등에 불을 끄듯 신도시정책을 슬쩍 내밀었으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워낙 많이 제기됨에 따라 (투기광풍 초래.강북 낙후 심화. 거대 강남벨트 형성.개발지 지가 급등. 택지 보상시점에 부동산 재폭등 우려. 어마어마한 비용 등) 수면아래로 일단 잠복하면서 장기적인 과제로 넘어간 듯합니다.
아시다시피 청와대에서 먼저 '그런 일 없다'라며 일축했죠.
강북개발은 매우 타당하고 보다 현실적인 대책인 듯한데 강북개발에 따른 강북지역 아파트와 지가 상승 부작용, 강남 대체 수요들 흡인력 부족, 서울시와의 갈등 혹은 서울시 논리와 주장의 굴복, 행정도시 이전 등 지방분권화에 역행하는 참여정부 자기논리 모순 봉착 등의 한계가 있어 자신있게 내세우지 못할 듯합니다.

(4) 판교개발 방식 변경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장 가능성이 큰 대책인 듯합니다.
시기가 촉박하고 건교부가 반대하고 있고, 고밀도 개발 전환의 경우 환경단체의 반대가 클 수 있으나 이 방법이 현재 위기에 처한 참여정부가 처신할 수 있는 가장 '안전 빵'대책이라고 봅니다.
'중대형 공급확대를 위해 판교 고밀도 개발' 혹은 '완전 공영개발'을(완전 공영개발은 현실성이 낮다고 봄) 여러 언론.여당.야당.전문가 등이 주장하고 있고 환경단체의 반대보다는 현실적인 '불을 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볼겁니다.

또 이미 판교분양이 한번 연기되었으니 내년 초로 연기하는 것으로 절충 할 수 있겠죠.
뭐 워낙 말을 자주 바꾼 정부.청와대인데 이번에 한번 바꾼다고 욕 그리 많이 먹겠습니까?

가장 '안전빵'아라 함은 "네들 주장대로 하라는 대로 받아들여서 긴밀한 연구결과 내린 결론이다" 라며 어느정도 책임을 분산할 수 있는 겁니다. '똥고집 집착'은 안 드러낼 수 있는거죠.

개인적인 의견을 죽 적어보았습니다.
일단 강남.분당 상승에 배아파하는 지지자들이나 반대자들 배도 쓸어주고 목도 축여줘야하니깐 '강남때리기'관련 대책이 극단적이지 않지만 적당한 것 몇개 포함시키고 판교개발 방식 변경을 취하지 않을까 보는데 며칠내로 그 뚜껑이 열리겠죠.

하여튼 어떤 대책이든 근본적인 대책은 결코 될 수 없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긍정적인 부분도 없지는 않으나 그 전체적인 방향성이나 대책의 전제가 워낙 잘못되어 있었던 것이어서 바로잡기란 무척 어려울거라 봅니다.

참여정부도 절대 근본적인 대책을 고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현재의 위기타개.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 행정도시 추진. 강남표적 만들기 공고화 등 정치논리에만 집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쨋든 대책발표이후 부동산시장의 반응과 조정정도가 궁금하군요.
그러나 그 어떤 대책에도 불구하고 이미 심각해지고 있는 '양극화'는 점점 더 심해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