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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큰 그림에서 보면 옳은 방향이다.

새로운 신도시 건설을 통한 공급확대, 재건축 억제정책,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감소, 일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강화, 수도권 집중완화와 낙후지역 개발을 통한 국가균형발전 등등 어느 것 하나 원론적으로 반대할 국민은 없다.

문제는 추진과정에서 국민의견 수렴을 통한 여론형성과 추진 주체들의 어설픈 아마추어리즘, 결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여 자꾸 정책을 바꾸는 조급함, 마지막으로 대국민 홍보의 부족이다.

하나하나 짚어보면....

1, 신도시 건설을 통한 공급확대

이 정책은 참여정부 뿐만 아니라 모든 정권이 집값 안정을 위해 가장 즐겨 사용해온 정책으로 또한 가장 확실한 효과를 본 정책이다.

그런데 신도시 개발을 천명했음에도 여전히 집값의 문제가 대두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것은 수요가 있는 곳에 수요에 맞는 적절한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즉, 참여정부 들어 관심의 촛점이 되고 있는 판교신도시는 강남을 대체할 고급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다. 판교는 고급주거 수요가 있는 곳임에도 대형평수를 제한하고 있다.
이러니 강남과 분당 용인등의 기존 대형평형들이 상대적으로 폭등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대형에 대한 수요를 서민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인위적으로 억누르니 대형만 오르고 상대적으로 소형은 오히려 값이 떨어지는 것이다.
대형에 살고 싶은 사람들이 정부정책 때문에 소형에 살려고 할 리가 만무하다. 따라서 대형수요가 몰린 곳에는 대형을 지어주면 되는 것이다.

참여정부가 진정으로 서민을 위한다면 판교신도시를 공영개발로 해서 아예 전부 임대주택을 지으면 된다. 그렇다고 보증금 일억에 월 백만원씩 하는 중산층을 상대한 임대주택은 안된다.
중산층은 주택에 대한 소유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아무리 그래도 임대주택에는 살지 않는다.

정부가 앞장 서서 수십만원에 수용한 농지를 수백만원에 민간회사에 넘겨 땅장사를하면서 무슨 서민을 위한다는 말인가!

2, 재건축 억제정책

참여정부 들어와서 역대 어느 정권 보다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이다.

이 역시 방향은 옳다. 무분별하게 재건축을 허용해서 장차 우리의 후손들에게까지 물려줘야 할 국가의 자원을 낭비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강남이다. 강남의 재건축을 인위적으로 억제하고 강제로 소형평수를 짓게 하는 정책은 옳지 않다.

강남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자들이 사는 커뮤니티다. 세계 어디나 부자동네는 있다. 미국의 베벌리힐스같은 동네에 집들이 크고 비싸다고 주정부에서 서민에게 줄 작은 집을 짓게 하는 걸 본 적이 있나?

강남재건축은 법과 원칙, 즉 재건축 연한과 안전진단 개발이익환수장치 등의 법적인 절차에 따라 짓게 하되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발해야 한다.

다만 국가에서 개발로 인해 생기는 이익을 세금으로 환수해가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개발이익은 주민들의 자체적인 노력에 의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 국가가 개발환경을 변경해줌으로써 생긴 이익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주택에서 생긴 이익은 전국민이 공유해야 한다고 한 것도 이런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밑의 아마추어들이 이런 점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하고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오해받게 한 것이다.

3,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감소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세금의 형평성이다.

단적인 예를 들면 강남의 30평대 아파트가 10억을 호가한다고 한다. 그런데 30평대 아파트를 취득할 때 전용면적 25.7평이하인 국민주택이라하여 취등록세의 10%를 감해준다고 한다. 10억짜리 집이 어찌 국민주택이란 말인가?

우리나라 부동산 세금이 정권에 따라 춤을 춘 결과 부자가 세금을 덜내고 서민이 오히려 세금을 많이 내게되는 등의 불합리한 점이 굉장히 많다.이런 세금을 정비하여 공평무사하게 해야만 보유세를 올려도 불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거래세인 취,등록세의 인하문제다.
정부는 형식적으로 1%-1.5% 정도 낮춘다고 하지만 문제는 그 과세 기준가격을 갑자기 실거래가로 올려 인하를 한다고 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오히려 올리고 있는 것이다. 조삼모사식으로 약을 올리는 것은 국민을 원숭이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 우리나라 부동산 세금이 싸다고 하지만 통계에 의하면 부동산으로 걷는 직,간접세를 합하면 나라 전체 세금의 14%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러나 OECD국가의 부동산세금 평균은 3,4%에 지나지 않는다.

부동산 세금은 전체적으로 낮춰가는 방향으로 해야만 한다.

4, 일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강화

원칙적으로 일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는 강화되어야 한다.

조선시대 박지원의 ‘허생전’에 의하면 허생이란 선비가 부자에게 일만금을 빌려 제주도로 내려가 말꼬리인 말총을 매점매석 했다.
말총은 당시 양반들의 필수품인 갓을 만드는 재료였다. 그리고 필요하다고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수년 동안 말의 꼬리가 다시 자랄 때까지 기다려야 하니 전국의 양반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허생이 부르는 대로 비싼 돈을 주고 갓을 살 수 밖에 없었고, 허생은 떼돈을 벌었다.

그 얘기를 오늘에 비유해보면,
삼성 이건희회장이 부동산에 매물로 나온 강남 요지의 집들을 모조리 사들인다고 가정해보자.
아마 전체 강남 아파트 25만 채 중 1%정도만 사들여도 이건희 회장 마음대로 집값을 조절할 수 있게 되고, 결국 사들인 가격에 팔 때의 양도세 부담까지 덧붙여서 강남 집값은 폭등을 하게 될 것이다.

집도 말총처럼 필요하다고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는 국화빵이 아니고, 또한 양반에게 갓이 필요한 것처럼 부자들에겐 강남이란 커뮤니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가구 다주택자가 반드시 나쁜 것 만은 아니다.
차량도 대형을 타기 전에 중고소형차로 시작하듯 주택도 가난한 시절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에 전세나 월세를 살면서 시작해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일가구일주택이라면 없는 사람들은 어디서 시작하란 말인가!

만약 그렇게 하려면 정부가 나서서 주택공사나 도개공이 벌이고 있는 수익사업을 회수해 중산서민층을 위한 100% 임대주택을 정부가 책임지고 지어야 할 것이다.

일가구 다주택자에게 양도세를 중과하자 다주택자들이 상대적으로 값이 싼 지역의 소형주택을 먼저 처분하려들고, 그로인해 소형평수 매물이 갑자기 늘어 상계동 같은 경우 일년이 넘도록 집이 안나가고 전세보증금을 빼주지 못해 주인과 세입자간에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다주택을 무조건 허용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제껏 나이 들어 더이상 소득이 없는 사람들이 노후를 위해 사놓은 한두채 정도는 사회적으로 용인해주되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양도세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단순히 주택의 수로만 평가하지 말고 보유 주택 전체의 가격을 합산해 양도세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1억짜리 10채를 보유한 사람이나 10억짜리 대형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이나 재산규모는 같은데 과세에 차이가 난다면 이 또한 모순이 아닌가!

5, 수도권 집중완화와 국가균형발전

개발시대의 필연적인 화두로 박정희 시절부터 대두되어온 정책의 딜레마이다.

당장 눈앞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수도권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먼 장래를 생각하면 국가경쟁력을 좀먹는 행위이다. 하지만 이는 정치권에 있어서 지역의 표심과 연관되기 때문에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같다.

행정복합도시 건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기업도시, 산업도시, 혁신클러스트 등등 참여정부 들어와서 무던히도 이일을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그 점에 있어서 분명 다른 정권들과는 차별되는 용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국가발전에 대한 철학이나 원칙이 없는 만용이었다.

대통령 스스로 행정복합도시로 재미 좀 봤다고 하질 않나, 김한길의원 같은 사람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수도권이 공동화 된다니까 얼른 서울공항 개발의 애드벌룬을 띄워 지역표심을 잡으려 잔수를 쓰고 있다.

그러다가 국방부를 비롯한 여러 경로에서 안 된다고 하니까 아니면 말고 식이다. 국가경영이 애들 장난인가? 아니면 소설인가?
그 양반 자기 한마디 때문에 그 일대의 땅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알고나 있나 모르겠다.

국가균형발전은 앞으로 백년을 내다보고 원칙과 철학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내가 욕을 먹을지라도 옳은 일이라면 목숨을 걸고 추진해야할 그런 국가백년대계를 전문가도 아닌 소설이나 쓰던 사람이 마음대로 농락하고 있는 것이 참여정부의 실정이다.

낙후지역 개발이나 공공기관 지방이전같은 사업을 원칙도 없이 이랬다 저랬다,예산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옮겨가는 곳과 빼앗기는 곳의 민심은 어떻게 수습해야 하는 지 제대로 연구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저마다 자기 지역을 위해 선심을 쓰듯 개발공약을 들이대면 뒷감당은 누가 하는가?
그러니 아마추어란 소리를 듣고 있지 않은가!

차라리 아마추어라면 신선하기나 하지 당신들은 아마추어도 아니고 그저 눈앞의 작은 이익에 눈먼 어리석은 고양이에 불과하다.

이제라도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전문가와 정부 국회와 국민대표가 모여 심도 있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조급한 아마추어들이 자신의 집권기간에 뭔가 그림을 만들려고 하니까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는 것이다. 꽁수를 써서 국민을 속여 표를 도둑질하는 행위로는 국가를 경영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며칠 전 열우당의 당정협의회 때 정부의 이런 실정에 불만을 터뜨린 사람은 야당과 국민이 아니라 바로 그들 자신인 것이다.

6, 대통령 역시 이제는 말을 자제해야 한다.

“주택에서 생기는 투기적 소득은 전 국민이 공유해야 한다”
이 얼마나 위험하고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는 말인가? 나는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로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왕이면,
“주택의 재건축이나 재개발로 인해 생기는 이익은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은 국가의 정책이 변해서 얻게 되는 이익이므로 합리적인 방법으로 환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같은 말이라도 이런 방식의 표현이 낫지 않을까?

당신은 이제 변호사가 아니다. 변호사라면 법정에서 승소하기위해 그런 식의 자극적인 발언을 써서 상대를 심리적으로 제압할 수 있겠지만 국민은 당신이 제압해야할 재판 당사자가 아니다. 국민은 당신을 그 자리에 올려준 주인이자 설득해서 함께 가야 할 동반자인 것이다.

쓰고 싶은 말은 너무 많지만 우선 생각나는 대로 적어봤습니다. 다음에 2탄을 다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