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1. 2002년 여름 - 2004년 겨울

결혼 후 3년간 살고 있는 강남구의 15평형 9000만원짜리 전세아파트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산현항 점검을 시작으로 현금 1억2000만원 정도의 실탄을 준비했습니다.
이 돈은 전세금 포함금액으로 부모도움 전혀없이 회사의 전세금지원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절약에 절약으로 3년간 모은 돈입니다.

2004년 말을 구입 시기로 하고 매물 분석 시작했는데, 물론 전문가가 아닌 고로 관심있는 지역 부동산부터 훑기 시작했습니다.
맞벌이라는 조건에다 년간 대출원금상환 가능액등을 감안하여 3억대 초반의 가격을 기준으로 봤습니다.
반포동에 한 두개 제외하고는 강남구 서초구에는 접근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사당동, 약수동 등의 28평형 32평형아파트에 주된 관심을 두고있었죠.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요즘 말많은 잠원동 부동산 몇군데에 전화를 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집(엄첨 급급매물이었죠. 행운이었습니다)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갈등을 많이 했습니다. 과연 이렇게 오래된 집을 구입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금융비용이 너무 과다한 것은 아닌가. 등등 주변에서도 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내와 저는 3년간 내집을 갖기 위해 노력의 과정이 계획에서 거의 어긋나지 않고 진행되었다는 점과,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 바닥은 아니라도 무릎 정도의 낮은 가격이라는 판단아래 매입을 결행했습니다.
연말에 계약해서 전면적인 수리를 3주에 걸쳐 하고, 연초에 입주했습니다.

2. 2005년 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알 수 없는 바람이 동네에 불기 시작했습니다.
중개한 지 몇달이나 지났다고, 부동산 실장이라는 사람은 <급매물 급구>라는 명함딱지를 우리집 앞에 붙여놓기까지 하더군요.

국민은행 시세기준으로 2,3주동안 내리는가 싶더니 이내 가파른 상승곡선으로 지금은 구입당시 하한가보다 현재 하한가가 5500마넌이나 높습니다.
물론 그야말로 급매물이었던 우리집의 구입가를 기준으로 하면 9500마넌이 높습니다.
공사비를 제하고도 7천마넌은 올랐군요.

기분은 좋았습니다만, 저는 이걸 '돈벌었다'고 표현하기는 싫습니다.
그저 내집 마련을 위해서 지난 3년 동안 열심히 저축한 우리였기에, 구입시기에 대해서 1년 정도 여유를 가지고 시장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졌던 우리였기에, 운발이 달겨들었(^^)던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5년 이상은 살아야할 집이고, 그 이후에 가격은 그야말로 예수님도 모르는 것 아니겄습니까?
어차피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집이란 주거의 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제 판단에 적정한 가격이라고 생각하여 샀고, 이것이 떨어지든 올라가든 향후 5년여 동안(이 집에 싫증이 날 정도의 기간)은 그저 우리 보금자리라는 데서 만족을 느끼며 살 생각입니다.

3. 부동산을 보유하니까 당연히 관심이 생겨서 이곳에 자주 들락거리게 되었습니다만 사실 글을 써보는 건 처음입니다.

글을 쓴 까닭은, 여기 오는 모든 분들이 다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하고, 누구에게나 준비하는 자라면 기회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투기적 차익을 바라는 희망은 동의하지 않구요, 강남이든 강북이든 부산 바닷가이든 자신의 보금자리를 장만하겠다는 희망이면 좋겠어요)을 조금이라도 드릴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사족이지만, 이 게시판의 모든 글들이 어떨 때는 리니지나 wow같은 게임의 대 전투장면을 보는 것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들어서였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