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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과 생각 깊은 몇 분의 전망을 종합 해본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땅이 좁고 인구가 많아 삶을 위한 경쟁이 치열한 곳이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파벌화, 양극화가 심한 나라였다.
그런데 가까운 미래에 이 같은 양극화는 경제적으로나 이념적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양극화의 경향과 주거문화의 관계에서 가능한 대응책을 찾아 보도록 하자.

1. 양극화의 원인

경제적 양극화가 이념적 양극화를 심화 시킨다.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만약, 당신이 40대의 성인이라면 당신이 초등학생일 때 알아야 했던 지식의 양과 현재의 초등학교 아이가 습득해야만 하는 지식의 양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양 뿐이 아니다. 그 깊이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도 생소한 새로운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거대 기업을 움직이는 경영자와 중요한 의사결정자들은 그야말로 각종 전문 지식으로 무장한 최고의 엘리트 계층이어야만 한다.
미래에는 한국에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아니고서는 생존할 수 없고 그런 회사일수록 필요한 근로자 수는 현저히 줄어든다.

과거 10년 전만 해도 기업의 부서장들은 실무를 거의 하지 않았다.
신문을 챙기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고 어느 은행을 가도 창구의 여직원만 바쁘고 대리, 차장이란 사람들은 잘 정리된 책상 위에서 창구 여직원이 정리해서 올리는 서류와 수표에 도장만 찍어주면 되는 시절이 있었다.
미래에는 치열하게 새로운 지식의 습득이 가능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자신을 적응시킬 수 있는 사람만이 기업에 입사할 수 있다.
물론 기업에 입사하더라도 재직기간은 길어야 15년 안팎이다.

이 같은 새로운 지식에 대한 학습능력과 환경적응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현저히 감퇴되기 때문이다.
아이큐가 문제가 아닌 것이다. 결국, 유능한 젊은이라면 기업 입사 후 10년 내에 인생의 모든 것을 일구게 된다.
돈을 벌기 위해선 모든 방면에서 리서치 능력과 협상능력이 필요하게 되며, 전문직이라 할 지라도 개인적으로 개업해선 별 볼일이 없다.
무한경쟁에서 그만그만한 구멍가게 유지하는 정도일 것이다.
하다 못해 교육과 의료 등 모든 방면에서 기업화가 진행되고 기업화 하지 않고서는 의미 있는 초과수익의 창출이 불가능해진다.
현재도 문제가 되고 있는 고용 없는 성장은 갈수록 심해 진다.

이념적 양극화 또한 심각해진다.
과거와 마찬가지로“가진 자”와“못 가진 자”에서 출발했지만 달라진 점은“못 가진 자” 입장에서는“정의의 구현”이나“공동선의 추구”와 같은 대의 명분이 아닌 생존을 위해 자신들을 집단화 시키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물론 유한한 자원을 다수의 사람이 서로 차지하려다 보니 발생되는 문제이기는 해도 특이한 점은“유능하고 가진 자”가 차지하지 못한다고 해서 바로 그것을“무능하고 가지지 못한 자”가 대신 차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워낙 고부가가치 생산 사회로 진입하다 보니 마치 어느 마을에 의사가 한 명 있는데 그 의사가 갑자기 죽었다고 해서 누군가가 의사노릇을 대신 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치제도는 선진화 되겠지만 투표권 이외의 실질적인 주권은 개인들로부터 멀어진다.
미국과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가 이라크전을 반대했지만(우리나라도 참전했지만 전쟁 자체를 찬성했다고 볼 수 없듯이) 유일강대국 미국이 전쟁을 관철시켰듯이 말이다.

Where he lives tells everything! -주거지의 양극화 또한 중요한 이슈다. 경제적 이념적으로 양극화 되는 반면, 익명의 사이버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어 고독한 군중심리를 달래는 주겠으나, 본인의 신분과 소속을 말해 줄 수 있는 물리적 커뮤니티는“그의 주거지”가 결정하게 된다.

2. 양극화의 결과

양극화의 결과는 아이러니칼하게도 극도로 안정된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정주영, 이병철 씨 같은 성공신화는 더 이상 들을 수가 없다.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심지어 본인의 선천적 불구까지도 극복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기회가 원천적으로 박탈된 새로운 신분계급사회에 살게 된다.

신라의 골품제도가 아래로는 떨어질 수 있어도 위로는 올라갈 수 없듯이 미래의 사회는 상방경직 사회일 것이다.
이러한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어머니가 떡장사 해서 또 고학으로 고시패스하여 법관이나 외교관이나 고위 관료라는 대표적인 사회 지도층으로 신분상승 하는 감동스토리가 나왔지만 앞으로는 어림 없는 이야기다.
의학대학원 1년 수업료 1억원, 로스쿨 1년 수업료 6천 만원 이상 씩 예상된다.
허접한 대학 석사자격증은 아무 짝에도 쓸 수가 없다.
대접 받는 MBA라도 국내 에서 따려면 연간 수천만원은 들여야 하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이제 아인슈타인이나 모짜르트 같은 타고난 천재란 의미가 없다.
길러지는 인재만 있을 뿐이며 인재는 철저한 교육과 관리로만 배출 가능하다.
죠지 부시 대통령이 타고난 정치가가 아님은 누구나 잘 알 것이다.

상방경직된 사회는 또한 일단 소수의 상류계층에 진입한 사람들로 하여금 커뮤니키 보존욕구를 극대화 시킨다.
“한 번 추락하면 날개가 없다”라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 잔류에 모든 것을 걸게 된다.
커뮤니티 잔류의 핵심은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사는 동네에서 나도 주민이 되는 것이다.
개인의 신용을 체크 할 때 이제는 몇 평 짜리 시가 얼마의 집을 가지고 있느냐 보다는 그 사람이 어디에 사는 지, 나아가 어디에 집을 가지고 있는 지가 더욱 중요하다.

이 같은 커뮤니티의 보유세는 엄청나지만 아무도 이를 불평하지 않는다.
도리어 커뮤니티 구성원의 희소성을 높이고자 재산세를 더욱 올리도록 지방정부를 압박함으로써 일반인이 웬만해서는 진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진입장벽을 높이도록 요구 할 것이다.
경제학이나 재정학에서 지방자치의 부작용을 거론할 때 단골로 드는 외부효과니, 무임승차니 spill-over니 하는 현상은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도 상류계층의 커뮤니티가 위치하는 곳에 소재하려고 하고 유수의 기업이 해당 지역에서 국세만 납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납부한 세금이 그 회사를 위해 쓰여지는 곳에 그 회사는 위치할 것이고 상류 커뮤니티의 구성원이 거주하고자 하는 지역과 정확히 일치하게 되는 것이다.
또 이 지역은 주거비용이 높은 만큼 이 곳 지방정부에서 제공하는 행정서비스의 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기업이 생성하는 시너지 또한 막대하다.

교육, 문화, 환경, 쇼핑 등 면에서 기타의 지역과는 전혀 다른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것이다.
젊고 현직에 있는 직장인은 모든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초,강남지역 같은 곳의 인텔리전트 아파트를 선호하고, 퇴직한 집단은 교외의 공기 좋은 단독 택지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들은 충분한 자산소득이 있는 만큼 굳이 복잡한 도시로 나아갈 필요는 없어진다.
따라서 개인의 일생 주기를 보면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태어나 교육 받고 기업에 들어가(그 기업이 속한 산업이 무엇이든) 결혼하고 아이가 학교 들어가고 성장하면 부모는 교외로 빠지고 이 같은 커뮤니티에서 성장한 아이만이 다시 그 부모가 속했고 본인이 태어난 커뮤니티에서 주거를 결정하게 된다.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본인의 생각만은 아니다.
또, 바람직 하거나 그렇지 않거나를 따지자는 것도 아니다.
역사적으로 세상은 그 사회가 지향하는 이념을 떠나 힘있는 계층이 좌지우지 해 왔다.
또, 인간 본성은 어디까지나 자본주의적이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사실 여부를 떠나 민노당의 간부가 위장전입으로 부동산을 통해 큰 돈을 벌었다는 의혹은 이를 더욱 실감나게 한다) 현재도 위에서 이야기한 양극화의 사회로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지금은 그나마 그 같은 사회로의 선진입이 가능한 시대다.

이제 남은 선택은 우리의 몫이고 주거중심의 축이 어디인지 그 결론은 의외로 단순하다.
분당, 판교, 용산, 송파 등지가 앞서 말한 커뮤니티의 중심이 될 수 없음은 명확하다.
왜? 그 커뮤니티의 구성원 수는 많지 않기 때문에 그 만큼 광범위한 지역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 그만한 커뮤니티의 욕구를 충족시킬 자원도 축적되어 있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