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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씬한 초고층 타워형은 타인의 조망권을 더 많이 침해합니다.

판상형 아파트 대신 초고층의 날씬한 타워형의 장점으로...

(1) 건폐율이 작아져서 타인 또는 주변 타 아파트의 조망권(예 : 한강 조망권)이 커진다.
(2) 건폐율이 낮아져서 녹지공간이 대폭 늘어나서 서울 전체의 쾌적성이 높아진다.
(3) 공기의 소통이 원활해져서 공해가 감소한다 등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저의 견해는 다음과 같이 부정적입니다.

(1) 조망권 문제 : 타 아파트의 조망권 악화
통상 판상형은 국군의 날 군대 대열처럼 “오”와 “열”을 잘 맞추어 배치되는 반면 타워형은 W자 형이랄까 지그재그형이랄까 아무튼 조망권 확보를 위하여 동을 엇갈리게 배치합니다.

예를 들어 20층 판상형 아파트가 가로로 5개동, 세로로 5개동, 총 25개 동이 5*5의 형태로 줄을 잘 맞추어 있으면 동과 동 사이의 틈새(보통 도로이겠지요)로 나마 한강이 보일 것입니다.

반면 소위 60층의 날씬한 타워형이라면 대충 8 - 9개 동이 건설될 터인데 이때는 4*2(가로로 4개동, 세로로 2개동) 또는 3*3(가로로 3개동, 세로로 3개동)의 형태가 되면서 대신 모든 동이 한강 조망권을 갖을 수 있도록 W모습으로 배치를 할 겁니다.

그리되면 결국 해당 아파트 단지(A아파트라 하죠)는 모든 동이 한강 조망권을 갖겠지만 그 아파트의 남쪽에 있는 아파트(B아파트라 하죠)는 키가 커다란 A아파트로 인해 판상형일 때 보다 훨씬 답답할 것입니다.

(2) 녹지 문제 : 별 차이 없음

60층의 타워형 아파트의 녹지가 20층 판상형 아파트의 녹지 보다 3배나 많을 까요. 절대 아닙니다. 녹지율의 증가는 미미합니다.

용적율을 300%, 주차장을 전부 지하화(요즘 추세)한다고 가정할 때 20층 아파트의 건폐율은 300/20층으로서 약 15%입니다. 60층 아파트의 건폐율은 5%(= 200/60층)입니다.

결국 러프하게 계산해 보면 60층 아파트의 녹지율은 95%(100% - 건폐율 5%)로서 20층 아파트의 녹지율 85%(100% - 건폐율 15%) 대비 겨우(?) 10%가 많습니다. 녹지율 85%나 95%나 체감적으로는 그게 그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차장만 지하화해서 녹지율이 60% 정도만 되면 충분하고 그 이상은 별로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요즈음 아파트는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기 때문에(특히 타워형일수록 그 정도가 심합니다) 특정 아파트의 녹지율의 높고 낮음이 해당 아파트 입주자 이외의 타인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3) 공기 순환 문제 : 잘 모르겠음

W자형 60층의 타워형 8개동과 격자형 20층 아파트 25개동 중에서 어느 것이 공기의 순환에 더 좋은 지는 실험을 해 보아야 겠으나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저는 강남이나 재건축과 무관하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60층의 날씬한 타워형에 반감을 갖고 있을 수도 있겠고 소위 배아퍼리즘이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나 이번 초고층에 관한 여러 글을 보면서 느낀 점을 적어 본 것입니다.

참고로 올림픽대로를 가끔 지나다니는데 아무래도 도로 옆으로 높은 건물이 있으면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런 점도 타워형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을 갖게 하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사유재산이니 균형개발이니 투기 등등의 문제는 골치가 아파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