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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아파트를 규제하는 정책이 실효를 거두었냐고 묻는다면 분명 강남의 재건축은 묶어두는 효과를 보았다.
시세가 10%-20%정도 하락한 상태에서 정체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틈을 노려 분당, 목동의 아파트들이 많이 올랐고 강남의 신규분양권은 희소성때문에 훌쩍 뛰어올랐다.
결국 가장 튀어나온 재건축이 매를 맞고 뒤를 따르던 분양권과 분당, 목동이 어부지리를 챙겼다.

이런 와중에 서민 주택이라할 강북의 소형 평형 아파트는 하락을 지속하고 있고, 대다수의 서민이 거주하는 소형 빌라, 연립, 다세대, 단독주택은 폭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말은 강남에서 10%를 빼았으려면 다른 곳은 20%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애기다.
이것은 우량주는 폭락장에서도 소폭 조정 받고 잡주들은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는 주식시장의 이치를 보면 자명하다.

왜 블루칩인가?
상승시기엔 만인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하락시기에도 거기는 그래도 안전할 것이라는 위험회피 본능이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 때문이다.
실거주하는 사람들의 분포도 살기가 좋으니 타지역으로 이사가지도 않아 매물층도 적기 때문에 하방 경직성 또한 뛰어나다.
이러다 보니, 무슨 규제책만 나오면 블루칩은 소폭 조정 받는데, 서민주택은 폭풍에 휘말린 작은 통통배 신세를 면치 못한다.

이젠 심지어 1가구 1주택까지 비과세 폐지를 한다는 데,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
강남 사람들은 그나마 한 채 있는 집 절대로 팔지 않을 것이다.
아깝게 뭐하러 팔 것인가? 다른데 가더라도 전세주고 자기도 전세 얻어 가던지 하겠지..
아니지... 어차피 지금도 강남은 1가구 1주택이라도 6억이 넘는 아파트는 6억 이상의 차익분에 대해선 양도세를 물어야 하지.. 이런 정책에 별 영향을 받을 일이 없군.

하지만 분당이나 목동 같은 곳은 다르겠군. 강북도 마찬가지고...
2억짜리가 4억이 되고, 3억짜리가 6억이 됐으니 양도차익이 어마어마할테고, 오히려 이런 곳이 더 매물이 없겠군.
거래는 없고 전세가격만 높여주는 정책이다.

무주택자도 이런 세금부담을 떠안고 내집 장만할 필요가 없으니 전세 수요만 늘어날테고, 언젠가 IMF때처럼 전세가만 매매가의 80%에 육박하는 전세 대란이 올지 모르겠군.

참.. 이런 것이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인가? 이래도 주고 저래도 죽는 서민들만 불쌍할 뿐이다.

싱가폴에 자주 출장을 간다.
거긴 상위 10%의 사람들이 사는 단독주택 타운과 고급 아파트를 빼곤 대부분이 정부에서 제공하는 임대 아파트이다.
임대라 해도 그다지 나쁘지 않고 거래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단다.
단, 렌트비가 그리 싸보이진 않던데 입지나 교통도 나쁘지 않았다.

정부는 이런 임대주택을 장려해야 한다.
강북의 재개발을 관이 주도해서 임대타운으로 전환하면 될 것이다.
강남도 세곡동이나 우면동 일대에 임대타운을 건립할 수 있겠지.

세금으로는 절대 부동산을 잡을 수 없다.
오히려 서민들만 죽일 뿐이다.
확실한 공급 정책을 해야 한다.

국민들이 원하는 주거형태로 공급해야지 지금처럼 다세대가 널린 상황에선 이미 주택 공급은 넘친다.
이런 걸 재개발로 편리한 아파트 단지로 바꿔주고 싸게 공급해 줘야 할 것이다.
괜히 서민들의 표를 의식해서 강남 부자들의 주리를 틀려고 쇼맨쉽을 부리는데, 효과도 없고 서민들으 고통만 가중될 뿐이다.

부자는 영리하고 가난한 자는 어리석다. 가난을 벗어나는 길은 우선 영리해져야 한다.
정부의 쇼맨쉽에 박수치고 웃다가 자신의 뒤통수를 맞는 바보같은 사람은 되지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