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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아파트 시세의 허수

우리나라 아파트의 실제 거래가격이 투명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투명하지 못하면, 흔히 시세가 왜곡되어 나타나고 가격조정기에는 거래부진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상품거래 시장에서는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에서 실제로 체결되는
가격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실제 거래되면서 체결되는 가격을 바라보면서 사람마다 나름대로 판단을 하고 대응을 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거래가격이 투명하지 못할 때 사회적인 부작용도 생겨나고 순진한 사람들은 뒤로 감추어진 현실을 잘 몰라서 손해보기도 하고 또는 남에게 이용당하기도 합니다.
어떤 아파트가 3억5천만원에 거래되었으면 시세는 3억5천만원으로 발표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시세가 4억으로 형성되어있던 아파트 시장에서 수요가 줄어들고 매수자의 매수 기대가격도 낮아짐에 따라 기존의 시세보다 훨씬 낮은 시세라도 팔려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3억 5천만원에 거래되었을 때, 시세가 3억5천으로 달라져서 공표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4억으로 나타나 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된 것들도 그러합니다.
어떤 사람(A)이 매체에 4억으로 시세가 나와있는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가 3억 5천만원으로 매도하였는데, 그 뒤로도 시세는 여전히 4억으로 나와있습니다.
비단 그사람 뿐만 아니라 그 단지에서 다른 사람들도 실제로 팔린 매물은 그러한데에도 외부로 알려지는 시세는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또다른 사람(B) 경우에는 시세가 7천3백만원으로 나와있는 아파트를 6천5백만원에 매도하였는데 그뒤로 그 아파트 단지의 시세가 6천5백만원으로 바뀌었습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동에 따라서, 집에 따라서 가격이 차이가 난다는 지적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글은 모든 것들을 충분히 다 고려하여서 작성하는 것입니다.)
요즘 흔히 매수희망가와 매도희망가가 크게 벌어져 있어서 대단지라도 거래가 뜸하기 때문에 체결되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위, A와 B 두가지 경우를 비교하면 단 한가지만 차이납니다.

A아파트 단지는 고급아파트 단지로서, 거주하는 사람들이나 그 아파트를 취급하는 부동산에서는 내려간 시세로 거래되는 것을 외부에 알리지 않도록 담합을 더 잘하는 편이고 B아파트 단지는 서민아파트 단지이면서 관련되는 사람들이 좀더 순진합니다.
A에서는 내려간 가격으로 거래된 것을 외부에 현시세로서 나타내지 않는 것입니다.
혹시 누가 알게되더라도 급매물이니까 운운하면서 어물적 넘어갑니다.

B에서는 내려간 가격으로 거래된 것을 곧이 곧대로 외부에 현시세로서 나타낸 것입니다.
A와 B가 똑같은 경우이기 때문에 A는 낮은 가격을 공표하지 않고 B만 공표할 당위성은 없습니다.
A같은 경우는 급매물이라고 싸다고 해서 샀지만, 사실은 그 자체가 새롭게 형성되는 새로운 시세일 뿐입니다.

[전자] 어느 달에 어떤 아파트 단지에서 한 채이건 몇채이건, 거래된 것은 모두 3억5천만원에 거래성사되었다면 그 달의 그 아파트 시세는 3억5천만원으로 공표되어야 정상입니다.

[후자] 어느 달에 여러채가 거래되면서 한 채만 3억5천에 거래되었고, 나머지 몇채는 4억에 거래되었다면 한 채만 예외적인 급매물로 시세로 간주하고 현시세는 그냥 4억으로 공표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은 어떤 상품시장에서건 적용되어야하는 정상적인 상식입니다.
그런데 아파트 시장에서는 전자에 해당하는데에도 여전히 4억으로 시세는 그냥 고정시켜놓은 경우들이 꽤 있습니다.
4억이던 아파트 단지에서 한 채가 4억5천만원에 거래되었을 때에는 시세를 4억5천만원으로 바꾸어 공표하고 4억이던 아파트 단지에서 한 채가 3억5천만원에 거래되었을 때에는 시세를 4억으로 바꾸지 않는 것은 가격 조작의 의도가 개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러합니다. 이러한 의도적인 시세 표출은 고가의 아파트 단지에서 더 자주 나타나는 편입니다.

가격 조정기가 아닌 가격 상승시에도 지역에 따라서 이런 비슷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아파트 거래가 부진해지는 것에 대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탓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시세의 불투명성 영향도 매우 큽니다.
외부로 노출된 시세가 불공정하다보니 매수세가 빈약하더라도 팔려는 사람은 (실제 체결된 시세는 내려가 있는데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외형적으로 나타나있는 시세보다 너무 싼 값에는 아무래도 팔기 주저해져서 거래가 잘 성사안됩니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량이 적은 종목이라서 팔기 힘들다고 누구라 하소연한다면 무조건 시장가 매도로 주문내라고 저는 말합니다. 그러면 팔립니다.
1000주를 팔려고 하는데 총 매수잔량이 1000주가 안되고 600주에 불과하더라도 쉽게 팔립니다.
시세가 보합근처 에서 1000주 매도 주문 내었을 때 일단 매수호가 들어와있는 각 가격대와 수량대로 600주가 우선적으로 다 팔리고 팔리지 않고 남은 400주는 하한가 매도주문에 쌓여있게 됩니다.
그러면 번개같이 어디에선가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하한가 매도잔량을 가져갑니다.
이렇게 해서 쉽게 다 팔립니다.

결국 “거래가 안되어 못판다”는 말 자체는 주식시장이건 부동산시장이건 채권시장이건 성립안됩니다.
“내가 원하는 가격에는 거래가 안되어서 못판다”고 말해야지 정확한 말입니다.

요즘 주변 사람들이나 현장의 이야기들을 통해 볼 때, 부동산시장에서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체결가격이 매수호가 위주로 아주 낮게 체결이 되고, 그러한 체결 결과가 시세에 반영이 제대로 안되는 것이 파악되는데, 이런 것이 거래부진을 야기시키는 것입니다.
시세가 낮아진 것으로 공표가 되면, 매도하려는 사람도 낮아진 시세에 적응하여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게 되고 그러면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입니다.

물론, 가격이 대세적으로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반대현상이 나타납니다.
대세상승 구간에서 시세가 높아진 것으로 공표가 되면 여전히 예전의 낮은 매수가격만 제시하는 사람은 크게 줄어듭니다.

매수희망자는 새롭게 높아진 시세에 적응하여 매수시도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입니다.

대세상승기에는 올라간 체결가격이 빨리 시세로 나타내는 반면 조정기에는 내려간 체결가격을 빨리 시세로 나타내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급매수 체결시세는 시세로 나타내고 급매물 체결시세는 시세로 나타내지 않는다면 비합리적입니다.

아파트 시장이 일시적으로가 아니라 정말로 조정기간에 들어서는 경우에는 그 조정이 길게 가는 이유에, 이런 점도 한몫을 합니다.
하락조정 시세를 빨리 현실화하여 나타내지 않으면 거래부진으로 인하여 잠재된 매물이 소화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됩니다.
주택거래를 어차피 신고는 하므로, 이때 아파트 실제 체결가격을 함께 신고하도록 의무화 하고, 신고된 체결가격을 매달 그 아파트 시세로 공시로 나타낸다면 이런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입니다.

물론 매매자 두사람 사이에서 가격을 속여서 신고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가격을 올리거나 내려서 신고하면 한 쪽은 득이 되고, 다른 쪽은 손해가 되게끔 즉, 매수자와 매도자의 이해관계를 서로 상반되게끔 세금제도를 만들어가면 이는 해결됩니다.

저는 사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보고 경제수준이 매우 높은 사람들도 직접 많이 알고 있습니다.
경험상 보면, 사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아파트보다는 경제수준이 매우 높은 사람들이 사는 단지의 아파트일수록 가격불투명성이 더 심한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주택가격이 매우 높은 곳에 사는 사람과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도 당사자인 그사람으로부터도 실제 그 곳의 그런 이야기를 듣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글은, 모든 부동산시세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물론 일부입니다.
일반적으로 모든 상거래 시장에서 그렇듯이 주택시장에서도 거래가 활발해지는데에는 실제 체결가격의 투명화가 크게 기여한다는 주제를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특정 아파트들이 어떻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자 함은 아니니 오해는 없기를 바랍니다.

가격이 올라가건 내려가건, 실제 체결가격을 사람들이 매달 제대로 알 수 있게 된다면 수요공급상황에 따라서 시중 거래가격이 탄력성 있게 움직이면서 부동산시장의 거래 활성화와 부동산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에도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