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다른건 몰라도 내집마련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거 한마디는 꼭 해주고 싶어 한밤중에 글을 씁니다.
님 말씀대로 집값은 오르지만, 당장은 아닙니다.

그런데 정말로 간과하면 안 될 점은, 집은 오를때는 사고 싶어도 원하는 물건 못 산답니다.

원할 때 원하는 집을 산다는것, 이거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집은 다른 공산품들과 달리 자기가 원하는 집을 구입한다는 것이 정말 절실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옷은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 없으면 다른 옷 사입어도 별 탈 없습니다.
자동차는 소나타가 아니면 에셈5 사서 타도 별 탈 없습니다.

그런데 집은 공덕동에 매물이 없을 때 뜬금없이 이름이 비슷하다고 고덕동에 집을 사버리면 하루 두시간씩 출퇴근에 시간을 낭비하고 애들 전학시켜야 합니다.
똑같은 30평에 똑같은 4억짜리 집이라도 내가 원하는 물건이 아니면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에요.
가격도 중요하지만 원하는 집을 원하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느냐 하는건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원하는 곳에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가격에 매물이 없으면 울며 겨자먹기로 시세보다 몇천 더 주고 구입할 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집은 물량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주식과는 달리 팔고 싶다고 즉흥적으로 팔고 살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왜냐 하면 집을 사고 팔려면 자기가 살던 집을 비우고 새집을 사서 이사를 가던가, 아니면 전세로 들어가고 집을 빼야 사고파는 일이 가능합니다.
아무때나 내키는대로 사고 파는 주식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요.

집값은 오를것이나 당장은 아니라는 말씀, 일리 있습니다.
그런데 오름세로 돌아서면 사겠다는 사람들, 경험으로 볼 때 오름세엔 절대로 돈을 더 얹어준다해서 원하는 물건 마음대로 골라서 살 수 없습니다.

집은 백화점에서 파는 기성복이 아니죠.
우선 직장문제, 아이들 학교문제, 기타등등 모든 생활반경이 내 뜻대로만 결정되는것이 아닌데 정작 내 사정에 맞는 지역에 내가 원하는 물건이 내가 원하는 시기에 내가 원하는 가격에 매물로 나올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웃돈을 얹어줘도 기존에 사는 사람을 내보내고 대출문제 깨끗이 정리하고... 쉽지 않죠.

최소한 오름세엔 지금처럼 매수자 우위시장은 상상을 못합니다.
지금까지 내집마련이 어려웠던 중요한 이유가운데 하나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매도자우위의 시장분위기가 큰 이유였습니다.
시세는 틀림없이 3억원 선인데 매도자는 다짜고짜 3억5천부터 부르거든요.
중개업자들이 중간에서 수없이 조정하고 작업해서 가까스로 5천 깎습니다.
그런데 매도자 우위시장에선 파는 사람이 왕이라서 "싫으면 말라"해버리거든요.
웬만한 선수가 아니면 오름장세에서 3억 시세의 물건을 3억에 사는 일 자체가 정말 고난도의 작업입니다.

주식과 달리 집은 똑같은 물건이라도 사고 파는 사람의 흥정기술이나 시장분위기에 따라서 적어도 10%정도는 왔다갔다 합니다.
똑같은 집을 같은 날에 어떤 사람은 3억에도 사고 어떤 사람은 3억3천에도 삽니다.
집값은 정찰제가 아닙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오를때 집 사 본 사람은 시세에 산다는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 절실하게 느꼈을 것입니다.
이건 겪어보지 않으면 몰라요.

님들이 소위 말하는 '선수'가 아닌 이상 오를땐 좋은 물건 제 시세에 못삽니다.
오름장에서 좋은 가격에 나온 좋은 물건은 님들의 손까지 안 온답니다.
집은 백화점에서 파는 기성복이 아니에요.

다른건 몰라도 이건 경험자의 말을 믿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