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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저희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초,중,고 다 경기도에서 다녔구요. 제가 사는 곳에 나름대로 애착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대학을 서울로 다니게 되서 힘겹게 통학하다가 99년 경에 처음 서울에 집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때도 강남이 다른 곳에 비해 비쌌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희 집이 그래도 동네에서는 괜찮은 아파트에 살았었는데 서울 20평대 가격도 안 나오더군요.
당시 저희 집이 40평대였는데 1억 좀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희 부모님 15년간 열심히 모아서 40평대 분양받고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모릅니다.
그때 서울하고 저희 동네 그렇게 차이 많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99년에 그렇게 마련한 저희 집 팔면 서울 20평대 오던지 30평대 전세 나오더군요.
평생 알뜰히 모아서 집 마련하신 저희 아버지 충격 받으시고 결국 거기서 서울로 올 마음 접었습니다.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올랐으니 언젠가는 정상화되겠지 하면서.. 그 이후에 제가 공부를 계속하면서 2001년에 또 집을 얻으러 다녔습니다.
그때보다 더 올랐더군요. 아버지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왕복 4시간 통학. 출근하면서 그래도 우리집이라 우리 동네라 애착갖고 그렇게 다녔습니다.
2003년에 다니기 너무 힘들어서 다시 서울에 집을 얻으려 했는데, 세상에.. 그 사이에 2배 오른 곳도 있더군요.
여기저기 집은 많이 지어놓고 차는 점점 밀리고 출퇴근 시간이 점점 늘어나니 더 이상 안 될 거 같아서 최근에 서울에 전세 얻었습니다.
물론 예전 집은 팔았구요. 서울 30평 전세 얻을 돈도 안 되더군요.

서울과 지방이 원래 차이 많이 나는 건 알았지만 격차가 점점 벌어지더군요.
저희 부모님 참 씁쓸해하십니다. 최근엔 저희도 서울에 집 마련해야겠다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습니다.
물론 지방에 자리잡은 탓도 있겠지만 솔직히 비정상적으로 집값 오른 거 사실 같습니다.
저도 이제 독립하면 집마련하고 해야 하는데 솔직히 기가 막힙니다.
집 알아보면 무슨 20평대가 2억 안 넘는 곳이 거의 없더군요.

근데 더 기분나쁜 건 투기꾼들이 많이 올려놨다는 겁니다.
무슨 3억에 분양 받은 집을 갖고 5억이 어쩌고 6억이 어쩌고 사람이 아무리 돈이 좋아도 그렇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사람들이 자기돈 몇 푼 들여놓고 집 몇채 잡고 장난을 치니 평생 맞벌이하면서 돈 모아 아파트 한 채 마련한 저희 부모님 같은 사람은 나중에 집을 옮기려고 해도 옮길 수도 없습니다.
더 지방으로 가면 되지 않나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지금 지방도 마찬가집니다.
새아파트 가격을 천정부지로 그렇게 프리미엄이다 뭐다 해서 올려놓으니 기존 아파트도 계속 올라가고..

제 생각에 이 상태로 계속 가면 절약하고 저축하고 해도 서울에 아파트 하나 마련하려면 10년은 연봉 하나도 안 쓰고 저축해야 하고 생활비에 뭐에 내고 하다보면 20년은 저축을 해야 서울에서 좀 저렴한 지역에 오래된 20평대 아파트 하나 얻을 수 있겠네요. 지금 가격에서 더 오르면 어림도 없구요.

물론 정말 절약하면 더 빨리 마련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희 부모님 같이 열심히 맞벌이해서 돈모은 사람은 3억에 분양한 아파트 두배씩 더 줘가면서 투기꾼 입에 그 돈 쏟아넣어야 합니까?
저같은 월급쟁이는 10년 동안 먹을 거 못 먹고 입을 거 못 입고 사람답게 살지도 못하면서 모은 돈 그런 사람한테 들어가게 해야 합니까?

지금 상황이 정말 정상입니까?
연봉 2000정도 받아서 하나도 안 쓰고 5년 이상을 모아야 1억이 나옵니다.
그렇게 큰 돈이 1억인데 집 한채 등기도 안 해놓고 분양 하나 받아놓고 1-2억씩 벌어먹는 사람은 뭡니까? 집값만 올려놓고..

요즘 세태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애기 분유값이 없어서 그거 훔치다 걸리는 사람이 많고 노숙자는 점점 늘어난다는데 집값만 그리 올려놓고 정상이라고.. 이게 맞는 거라고 억울하면 진작 사지 그랬냐고 그러시는 분들 계신데 그러지 마십쇼.
전 집 한채 있는 분들한테 그러는 거 아닙니다. 몇채씩 갖고 장난치시는 분들한테 정말 억울하단 기분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돈 쓰겠습니까? 호주머니에서 꺼내쓰는 1000원도 아쉽죠. 집값이 그리 비싼데..
오늘 집보러 다니면서 점심 사먹으려 하는데 정말 저희 어머니하고 저하고 지갑이 안 열리더만요.
최소한 집값 갖고 장난치는 사람들은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래야 사람들도 돈 좀 쓰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