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김현정님 책을 타려고 얼떨결에 쓴 글이 베스트가 되고나니 난감하기도하고 재미있기도 하네요.

제 딸아이의 쾌유를 빌어주신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중도금으로 주식 단타했다고 따끔한 조언해주신 cham3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요즘 제가 맡은 제품이 안정화 단계가 지나서 이제 유지보수단계라 좀 많이 한가합니다.사실 전 이 곳 게시판에서 꽤 오래 상주한 눈팅족이었는데 저도 베스트글을 쓸 수가 있는 곳이었군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제가 전에 말씀드렸듯이 전 부동산 투자로 많은 돈을 번 전문가도 아니고 주식투자로 약간 이득본게 전부인 평범한 가장입니다. 근데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는 분들이 계시니 은근히 또 글을 쓰게 되는군요..( 업무시간에 인터넷을 근절시키면 우리나라 생산성 많이 올라갈 겁니다..사장님 죄송합니다. ^^;)

전 93학번으로 이곳 계신 여러분들에 비해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닙니다. 졸업을 할 당시에는 IMF여서 취업도 힘들었던 시기였고 그래서 지금 세상돌아가는 상황이 낯설거나 두렵다기보다는 많이 익숙한거 같습니다.

그 당시 대기업에 취업해서 대기중에 취업이 취소되거나 공기업 취업후, 1년을 넘게 대기했던 동기들도 꽤 있었죠. 어학연수중에 외화가 급등해서 원래의 목적인 어학연수보다 불법취업으로 방향을 틀어 개인적으로는 남은 등록금을 해결하고 범국가적으로는 달러벌이를 해왔던 멋진 사람들도 생겼던 시절이죠.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해 신입을 뽑지않아 대학원 진학을 결정해 대학원이 만원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부터였던거 같습니다. 제가 입학할때만해도 7급공무원준비는 전공에 취미가 없거나 경쟁이 싫었던 내성적인 친구들이 준비했었던거 같고, 9급준비한다고 얘기하기가 창피하던 시절이었죠. 지금은 9급은 "개인의 영광", 7급은 "가문의 영광"이란 얘기가 나오는 시절이죠..불과 10년전입니다.

취업을 해서도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취업이 힘들어지자 일어났던 벤처.IT붐이 마구 일어나던 냉온탕이 혼재된 시기라 이직과 구조조정이 많았던 시절입니다.

전 IT붐이 일던 것과는 좀 상관없는 조그마한 중소기업 연구소에 들어갔습니다. 병역특례업체에 들어가기가 참 힘들어서 붙은 업체중에 그나마 건실한 회사를 고른곳이 그 곳이었습니다. 당시에 핸드폰이 참 인기였는데 핸드폰 업체에 비하면 연봉은 절반 수준이었죠. 제 친한 친구랑 술먹다가 연봉얘기하면 제 친구가 그랬었던 기억이 납니다

"자원봉사 다니냐?"

잠깐 딴 얘기를 하자면 가끔 연예인들이 실력으로 병역특례업체에 들어가서 열심히 일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방송출연도 열심히하고 일도 열심히하면서 가끔 콘서트도 하는 대단한 친구들입니다. 대게 병역특례 연구원들은 총각일 경우, "라꾸라꾸 침대"가 개인장비로 딸려 나오는 직장이 많았습니다. 집에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퇴근없이 일하라고 많이들 사놓죠..^^;

그때당시 즉, 2001~2002년 퇴근후, 동료들과 술한잔 하게되면 월드컵얘기도 많이 했지만 주택얘기도 많이했습니다. 대부분 제 나이가 그렇듯이 찢어지게 가난한 시절이 아니어서 본 건 많고, 가진건 쥐뿔도 없으면서 눈만 높았죠..

"집값이 너무 높다.",
"상투다..",
"연봉을 안쓰고 모아도 10년이어야 간신히 18평 아파트다..이게 말이되는 가격이냐.."

이런 얘기들 다들 많이 하셨죠? 저만 그랬나요? 그런 대화중에 꼭 끼어있었던 멘트가 바로..

"IMF때 사놨어야 하는데.."

였습니다.( IMF로 고통을 받으신 분들에게는 이런 글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이건 굳이 주택이나 부동산에 한정 지을 필요도 없을것 같습니다. 당시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POSCO등의 우량주들도 완전 바겐세일중이었습니다. 그때(2003년) 분당( 직장이 분당입니다. )의 33평 아파트가 3억 1천이었는데 저희 회사 팀장님이 그때 그걸 사서 입주하셨죠.. 집들이때 너무 부러웠던 기억이 선합니다.

당시 대화도 그 아파트가 2억도 안하던 것( 물론 IMF 기준이였습니다.)을 3억 넘게 샀다고 비싸게 샀다고 하시던 분들도 계셨고,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어떻게 이렇게 비싼집을 샀냐고 하시던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때 그 팀장님이 "카드로 산 집"이라고 너스레를 떠시던게 아직도 기억나네요..

그 이후에도 집값은 계속오르며, 술자리에서 부동산 얘기만 나오면 "IMF때 사놨어야 하는데.."라는 대사는 단골이었고 꼭 뒤따라 나오는 대사도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IMF가 오면.."

이 멘트가 나오면 로또에 버금가는 전의들을 불태웠습니다. ( 그때 로또 열풍도 대단했었죠..한 3회연속 1등이 안나와서 최종 당첨금이 450억을 넘는 한 주가 이당시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지갑속에 로또 한장 안들어있는 직장인 찾기가 쉽지 않았던 주였죠) IMF가 다시오면, "집을 사야한다.", "나같으면 주식을 산다. 수익률이 주식이 훨씬 높다.." 등등의 얘기를 하면서 죽은자식 뭐만지듯 하며 맥주잔을 기울였습니다.

2006년 아파트 열풍, 2007년 펀드.주식 열풍을 거쳐, 2008년초 강북소형의 대약진이 이루어지는 시기에도 꽤 나오는 안주거리였습니다.

세상 참 모를 일입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해야되나요? 이제 심심치않게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나며 슬슬 IMF가 일간지에 오르내립니다. 그동안 진짜 보기 힘들었던 단어들도 덩달아 많이 나오죠..'쇼크', 폭락', '블랙먼데이'...

불과 1년전만해도 아파트 폭등...주식폭등..이 연일 일간지에 올라오며 잔치분위기에서 건설사 몇 개, 중소기업 몇 개가 넘어져도 뉴스에 나오지 않는 시기가 돌아왔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잃어버린 10년"은 확실히 되돌려 놓은 유능하신 분들이십니다. 물론 사건의 시초는 물건너에서 난 불이었지만요..

IMF와 같은 위기상황이 눈앞에 와 있는건 확실한것 같습니다. (제 글에서 다른 고수님들처럼 미래 지향적인 내용이나 앞으로의 대책을 바라지 마십시요. 아는게 쥐뿔도 없어서 전 "보이는것"만 얘기합니다.) 근데 정작 중요한 시기가 왔는데..전 총알이 없네요. 여러분들은 어떠신지요..

이 글을 읽으시는 대다수분들이 그러하시지 않나 생각됩니다. 주가도 빠른 속도로 과거로 회기하고, 집값도 빠른 속도로 회기하고..월급은 그렇게 되면 안되는데 말이죠..--;

제가 수기를 올린 지금 사는 집도 인제 거의 제가 산 시점(3년전)으로 값이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한 두달을 고민하다가 저번 주말에 저희 부부는 밝은멘토님이 말하시던 "다지기 작업"을 하기로 하며 우리집을 전세주고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갈아탈까도 엄청 많이 고민했는데 위기시절에 섣불리 투자를 하기가 저같은 새가슴의 영역이 아닌것 같네요. 딸린 가족도 많고 병원에다가 막무가내로 돈을 퍼주는 무서운 딸내미(여러분들이 쾌유를 빈다는 그 놈입니다..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도 있어서 과감하신 이곳의 몇몇분들처럼 투자할 처지도 아니네요..

일단 전세가가 좀 싼 지역으로 옮겨서 빚을 떨고, 이자 갚을 비용으로 2년~4년을 죽어라 총알을 만들요량입니다. 계산을 해보니 제가 그동안 낸 이자비용이 꽤 됩니다..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아빠"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가난한 아빠처럼 제가 살아가고 있었더군요..

지금에 와서 얘기지만 그동안 집값이 오를때 기분이 좋아져서 10년이 넘었지만 잘 굴러가던 엑센트를 팔고 5백을 할인해준다던 쏘렌토를 냉큼산걸 전 2년가까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차를 구매하고 난 첫 1주일 후부터 후회한것 같네요..^^;)

어려운 시기입니다. 다들 자신이 살고 계신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으로 최고의 결과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내가 사는 집에 불지르고 뛰어나오는데 칼질하는 또라이를 만나지 않은것만으로 우린 아직 희망이 있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