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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좀 일찍 24살에 결혼했습니다. 뭐가 그리 급했는지 ...ㅜㅜ
그때부터 제 인생은 그냥 저 친구들같은 꽃다운 20대와는 동떨어진
억척 아줌마가 되어버렸습니다.


24살 결혼때 5천만원짜리 빌트인 원룸에서
신혼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가 마련해주신 집이였는데
그래도 새로 막 분양받은 곳이라서 둘이 살기엔 아주 편리했습니다.
그렇게 그곳에서 2년을 아이 없이 지낼때 종잣돈이라도 마련해보고자
소위말하는 빡세게 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주말이나 휴일이면 야간 당직을서는 아르바이트하며 투잡을 했었고
저는 임신했을때까지 사무직 아르바이트를하며
제 월급 60만원으로 생활비를하고 남편 벌은돈은 모두 저축했습니다.
다행히 친정옆에 살았어서 반찬같은것도 많이 공수해 받았으니
가능했겠죠.
사실 첫아이를 임신해서도 다녔었는데 그때 심한 입덧과
먼거리의 직장 출퇴근으로 무리한탓에 12주때 유산되고
그다음 어렵게 생긴 둘째녀석은 생긴걸 알자마자 회사를 관두었습니다.
저희는 둘다 성격이 겁이 많아서 주식이나 펀드 같은것은
꿈도 못꾸고 그져 먹는거 입는거 노는거 다 줄이고
저축만 꾸준히 했었지요.
예쁘게 꾸미며 멋지게 직장생활하며 자신을위해 여러 학원다니며
자신에게 투자하고잇는 친구들을보면
사실 너무나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2년이 지난후 남편이 직장을 퇴사하고
군의무복역때문에 장교로 3년을 넘게 지방에서 근무했어야했습니다.
하지만 다행이게 장교이기때문에 같이 살게되면
군인아파트를 받을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같이 군대가신 친구 부인들은 군인아파트라면 다 고개를
설레설레~,,지방에 후진 군인아파트,,,
그 이유때문에 대부분이 주말부부를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때가 아니면 우리에게 돈벌을 기회는
없을꺼라 생각하고 지방이건 어디건 같이 가겠다했습니다.
남편은 정말 서울살다 지방 시골에서 같이 살수있겠냐며
심히 걱정했지만 지금 전세금 빼고 퇴직금과 국민연금 받는 금액을
다 합쳐서 전세를 끼고 집을 한채 사놓자 했습니다.
어짜피 집이란게 일단 사면은 3년은 있어야 비과세 기간이 채워지니
우리가 3년 군대 가있을동안 예금에 넣는 이자만큼이야
나오지 않겠냐고 남편을 설득했구요,,



그러고 남편은 2월에 곧바로 훈련소로 입대했고
추운 겨울에 큰애 데리고 여기저기 집을 알아보러 다녔었습니다.
그당시 2006년이였는데 집값이 막 오르려 폼잡고 있을때여서
사기로 맘 먹었으면 하루라도 빨리 사야할 때였습니다.
신혼집에서 금액 5천만원을 빼고,,
퇴직금과 국민연금 그리고 모았던 돈을 모두 합치니
1억 가까이 되었습니다.
사실 1억가지고 살만한 집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당시 용인이 한창 오르고 있을때였는데 매매가 대비
전세금액이 너무 작아서 살수가 없었습니다.
돌고 돌아 매매가대비 전세금이 꽤 높은지역을 찾았고
28평형 아파트를 2억 3천에 전세 1억 2천을 끼고 샀습니다.
저희 금액은 대략 1억 1천만원정도가 들은거였고
모자란금액은 남편이 직업군인으로 가있으니 신용대출이 잘되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서 취등록세와 복비 약간의 모자란 금액을
보탤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집을 사놓고 3년간 남편과 지방에 군인아파트에서 지냈습니다.
참 돈벌기 쉽지않구나라는 생각 절로 들었습니다.
큰아이와 저 둘이서 저 휴전선 아래 외딴 동네 아는사람 하나 없는곳에서
살아가기란 참 외롭고 힘들더군요.
셋이서 서로 의지하며 그렇게 3년이란 시간을 버텼습니다.
아차~ 중간에 넷이 되었습니다 ^^.
마지막 한해는 넷이서 의지하며 보냈습니다.
차가 없어서 남편이 당직을 서거나 하는날에는 이틀, 삼일
집밖에도 못나가기 일쑤였구요..
시골이란곳이 차없으면 집밖에 아무곳도 나갈수가 없는 곳이였습니다.
아이가 아파도 병원에 가려면 남편이 올때까지 기다려야하고,,
집근처 젊은 아기엄마 하나 찾아보기 힘듭니다.
울기도 많이 울고 성격도 많이 변하고 아이가 생기니
생활비도 예전보다 많이 드는데 월급은 적어서
뭐하나 맘놓고 장보기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아끼고 고생해서 2009년 드디어
기나긴 군 생활을 끝내고 제대하여 서울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그렇게 전세끼고 사놓은집은
한창 고점찍을때 3억 8천까지 나갔다가
작년 금융위기때 주춤하면서 3억 5천선으로 떨어졌습니다.
전세는 그중간에 2천만원정도 올릴 수 있어서
마이너스통장도 갚았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집값에서 전세금빼주면 그래도 우리 손에
2억정도는 쥐게 되어서
이렇게나마 고생한 흔적이 돌아오니
참 기쁘기도 기뻤습니다.
이제 한번 더 갈아타보려고 다시 노력중입니다.
예전처럼 우리에게 또 그런 운이 따라줄지 모르겠고
안목있게 좋은집을 발견할수 있을지 두렵기도합니다.
물론 그집에 전세를 내보내고 들어가 살까 생각도해봤지만
남편과 나 아직 젊으니까 편안함보다
모험을 해보고 더 높은곳을 향해 도전해보며 살기로했습니다.
제나이 이제 겨우 30되었습니다.
아직도 제친구들은 시집안간 처녀인 친구도 수두룩하고
다들 자기 자신을위해 멋지게 투자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에 비하면 제 겉모습은 참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이 둘키우며 티셔츠에 청바지만 입고 살은지 5년째이고
나를위한 투자라는건 언제 해본건지 기억도 없습니다..
하지만 내 친구들은 아직 모를 재테크란것을 해보니
이렇게 뿌듯할수가 없습니다


많은 분들도 젊었을때 조금의 불편함은 감수하더라도
내집마련 성공하셔서
나중에 좋은 열매로 맺으시길 기원합니다.

p.s (김현정님 아직도 유효한건가요!? 기간이 많이 지나서 말입니다...
안되더라도 많은분들고 내집마련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