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양지가 그리워 질 때와 음지가 그리워 질 때-

요즘 금융기관의 연구소들이 아파트의 전망이 어둡다는 결과를 내놓는 바람에 매수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음이 눈에 들어옵니다. 버블이 끼었다고도 하고, 55년생부터 63년생까지 은퇴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주택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내용도 있더군요.

나름대로 견해가 있고 충분한 연구를 거듭해서 발표했을 것이기에 일리는 있다고 봅니다만, 언제나 그렇듯이 부동산 시장이 한두 가지 악재로 무너지고, 한두 가지 호재로 살아난다고는 볼 수 없을 겁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중첩돼야 폭락하거나 상승하는 일이 있게 되는 것이지요.

믿고 아니 믿고는 자신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지만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일본이 아닌 이상 다른 나라의 전철을 밟는 일은 없을 것이오니 너무 걱정 마시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군요. 집 한 채 달랑 가지고 있는 서민들 재산이 무너지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정부는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곧 거래가 활성화 될 만한 합당한 대책이 나오리라 믿습니다.

부동산 정책은 물이 흐르듯 수급이 원활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그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어떤 때는 한 곳에 퍼부어 미분양이 나오게 만들고, 또 어떤 곳은 공급이 딸려 값이 오르게 만드니까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대책이 너무 잦아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이 세상 어디에도 영원한 것은 없다고 볼진대 그렇다면 부동산이라고 영원할리 있겠는지요. 서울 일부지역과 수도권 미분양시장에 버블이 끼어있고,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다. 라는 말에는 필자도 동감입니다마는 이런 한두 가지 이유만으로는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 이후에도 단 하루도 쉴 날이 없이 두바이, 그리스를 비롯한 세계 이곳저곳에서 국가 부도 등의 악재가 터져 나오고 국내 경제사정도 4대강이나 세종시나 순조롭게 가는 일이 없고 보니 더딘 걸음을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요.

익어가는 속도가 느리다 보니 소득은 없게 되고 갈수록 심리는 위축이 되고 있기 때문에 고가인 부동산 시장이 맥을 못 추고 있다는 표현이 옳을 겁니다. 설사 부동산을 사고 싶어도 심리가 위축되면 다음으로 미루게 되지요. 그 다음이라는 기회가 한꺼번에 일어나게 되면 또 상승의 장이 오게 될 것이고요.

-부동산 시장의 주기-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를 거치면서 하락기가 오게 되지요. 그 하락기가 가시게 되면 회복기를 거치면서 상승기를 맞게 됩니다. 물론 시장이 흐르다가 악재가 쌓이거나 호재가 있게 되면 주기를 바꾸는 수도 있지만 대개 그렇게 흘러간다는 뜻입니다.

회복기나 상승기에 이르게 되면 사람들은 서로 부동산을 사려고 안달을 하게 되더군요. 몹쓸 물건이나 좋은 물건이나 일단 사놓고 봐야 직성이 풀리는 게 부동산일 겁니다. 그 물건 좋지 않은 물건이니 사지 말라고 도시락 싸들고 따라 다니면서 말려도 사놓고 보지 않던가요.

그러나 침체기나 하락기에는 좋은 물건이니 사두라고 아무리 사정해도 사지를 않게 되지요. 요즘이 그럴 때가 아닌가 합니다. 좋은 물건들이 시장에 널려 있어도 마치 사면 안 된다는 식으로 외면을 해 버리는 게 부동산 시장의 특성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는지요.

지금은 침체기와 하락기가 중첩되어 6개월째 접어들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주기는 약 1년이 소요되기에 앞으로 6개월 정도 더 있으면 어느 정도 해소 되고 가을쯤 되면 거래는 있게 되겠지요. 그러나 현재 남아있는 일부지역의 고가미분양은 앞으로 2-3년 두고두고 고생의 터널을 빠져 나오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 주택시장이 어려운 것은 자업자득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어울릴 것 같군요. 2007년 하반기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하여 고가분양으로 밀어내기 분양을 했었는데 그 후유증이 이제 가슴앓이로 다가오고 말았습니다. 입주는 해야 하나 살던 집이 팔려야지요. 입주할 아파트 가격은 좀 높은가요? 기존주택과 고가미분양간에는 가격상 갭이 너무 벌어져 있음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또 2009년 하반기 양도세감면혜택을 핑계 삼아 밀어내기 분양을 했을 때도 당연히 미분양을 예견했을 것입니다. 지난 1.18. 필자가 올려드린 “주택시장은 곧 물 반, 고기 반”이라는 칼럼의 말미부분을 잠시 다시 올려 볼까 합니다.

“그러나 요즘 밀어내기식의 신규분양이 너무 많습니다. 또 쏟아질 미분양이 눈에 훤히 보인다면 기다려 보시는 일도 지혜로운 일이 아닐는지요. 4 - 6개월 후 아파트 시장은 물 반, 고기 반이 될 테니까요”

이래 놓고도 건설회사들이 어렵다고 하겠는지요. 일단 분양해 놓고 보자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무덤에 스스로 발목을 담그는 처지에 이르렀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려운 시장을 대처하는 법-

조선시대 시골에서 떠도는 부동산에 관한 얘기 한 토막을 올려볼까 합니다. 청빈하기로 소문난 김생원은 거주의 목적으로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찾아 스무 냥을 주고 아담한 초가삼간을 마련한 후 2년을 살았다고 합니다.

2년 후 또 이사를 가야 할 일이 생겨 그 집을 박초시 영감에게 스물다섯 냥을 받고 팔게 되었다는군요. 다섯 냥의 프리미엄이 생긴 셈이로군요. 잔금을 치루는 날 김생원은 박초시 영감에게 다섯 냥을 돌려주더랍니다.

“아니 왜 다섯 냥을 돌려주시오?”
“내가 집을 살 때 스무 냥에 샀고, 나는 2년 동안 수리를 한 사실도 없이 잘 살다 나가는데 내가 돈을 다섯 냥이나 더 받으면 되겠소?”
“말씀에 이해는 하겠습니다마는 지금은 시세가 그러하오니 받아 두시구려, 저로서는 돌려받을 수 없소이다”
“시세가 그렇다! 그렇담 이 다섯 냥을 기부금으로 쓰면 어떻겠소?”
“그건 김생원 알아서 하시구려~”

청빈한 사람들의 얘기입니다마는 옛날에도 부동산은 세월과 물가에 따라 오름폭이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 올린 내용으로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회복기나 상승기에는 “어디에 어떤 것을 살까요?”라는 질문이 쇄도하지만 요즘 같은 침체 하강기에는 “어떻게 팔아야 할까요?”라는 질문이 주류를 이룹니다.

거래가 끊어지게 되면 우선 갈아타기를 하실 분들께서는 애로가 있으시겠지요. 그러나 부동산이나 사람은 임자가 있더라는 것입니다. 찾아오는 시기도 있고 찾아올 사람도 있더라는 뜻이지요. 그런 기회가 오기 전에는 괜한 헛수고가 될 수밖에요.

부동산은 잿불에 고구마를 묻어놓듯 잘 익을 때까지 기다리라는 뜻도 되겠네요. 급하다고 장작불에 고구마 넣어놓게 되면 다 타버리고 먹을 게 없게 될 테니까요. 임자가 오는 시기는 언제일까요. 세상은 돌고 돕니다. 부동산도 돌고 돕니다. 이 세상에 만고불변도 있던가요? 기다림 외에 다른 도리는 없을 것입니다.

요즘 부동산 시장은 국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1년 중에도 잠깐 거래가 이루어질 때가 있고, 2년 터울로 시세가 상승하기도 하더군요. 파실 분들께서는 조금만 더 기다리심이 옳다고 봅니다. 사실 분들께서는 지금의 기회를 잘 이용해 보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늘 양지와 음지는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햇볕이 내려 쬐는 한 여름에는 지금 같은 음지가 그리워 질 수도 있지 않을는지요. 그게 바로 세상사 이치이기도 하니까요.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학. 생활법률학)
수원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내 집 마련 아카데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