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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안전진단 통과, 재건축 조건부 허용

오늘부터 조금씩 기사들의 성격이 바뀔 공산이 크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적지 않게 남아있지만

상징성을 건드렸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오른다, 시장영향, 파장, 지금 사도될까, 나머지 중층 재건축 단지 현황 및 리스트업 등등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이 나올 것이다.


세월이 많이 지났다. 벌써 31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오늘 기사나 뉴스를 보며 참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하루였다.


1979~1980년 은마 1차 2차가 입주를 하였다.

당시에는 택시를 타도 강남이 아닌 영동이라 하였다.

지금의 대치동은 끝이였다. 잠실을 갈려면 멀리 돌아가야 했었고, 개포동도 없었고, 수서동도 없었다.

다만 지명만 있고 그냥 시골 풍경 이었다. 개포동쪽(포이동 방면)으로 가면 배나무 밭이 참 많았다.


은마옆 쌍용아파트는 쌍용아파트 높이 만큼 아래로 꺼진 땅이었으며(매립지)

겨울에 그 아래로 내려가 땅을 파면 개구리들이 겨울잠을 자고 있었다.


은마사거리에서 개포동으로 가는길은 참 여유로운 시골길 그 자체였다. 그 길로 마냥 하염없이 가다보면 수도공고와 일본인 학교만이 있었고 가는길에 지금의 양재천에서 아버지와 멱을 감고 물고기를 잡던 때가 생각이 난다. 그 때 그 젊었던 아버지 모습을 한번만 더 보면 좋겠다.

은마에서 쌍용아파트 사이길에서부터(학여울 전시장 부지) 삼성역 부근까지는 모두가 다 테니스장이었다. 동네 아이들은 거의 테니스채 하나는 기본으로 갖고 있었다.

쌍용아파트 옆으로 조금가면 가스공사가 있었다. 아직도 있는거 같다. 둥근 공(가스탱크) 같은 대형 물체가 있어 아이들은 언젠가 터질거라고 심각하게 이야기 하기도 했었다.

은마 아파트 주변에 소가 참 많이 지나다녔다. 수서에서 소작농을 한다거나 개포동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간혹 풀을 먹이려고 소를 데리고 다녔다. 운이 좋은 날은 아저씨들이 소를 태워 주었다.

가끔, 젊은 친구들에게 말을 하면 믿지를 않는다.



1979년에는 은마아파트는 상징 그 자체였다. 당시 14층 주택건물이란것은 너무나 높은 빌딩이었다.

이웃동네 꼬마아이들은 멀리서 원정을 와서 엘리베이터라는 것을 첨 타보고는 마냥 신나했다. 그러다가 경비 아저씨들에게 혼줄이 나서 도망 다니기도하고.....

은마 아파트 중앙에는 아주 큰 굴뚝이 있었다. 아이들은 큰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와 올라가는 사다리 계단을 보며 신기함 그 자체였다. 하얀 구름이 나오니 말이다.


4천여 세대가 살다보니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골골루 살았다. 다양한 직업군

은마아파트 거주자들을 살펴보면 아마 다양한 세상의 직업천국일 것이다.

각 동의 앞에는 놀이터가 있었지만 지금은 흔적이 별로 없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기점으로하여 포니2와 스텔라 시대에 접어들어 마이카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80년대는 차를 사면 먼저 "호루"(외장커버)를 덮어 놓는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동수단이 아니고 재산이었기에.... 또한 시트커버상들이 지금의 커텐가게들 처럼 많았다. 90년대 부터 점진적으로 차량의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하여 하나둘씩 놀이터를 철거하고 주차장으로 사용한 것으로 기억된다.

차량이 증가함에 따라 은마아파트 후문에는 밧데리가게와 기사식당들이 즐비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차를 세차해 주기도 했었다. 그 다음 세대 부터의 아이템이 90년대 중후반 대치동 학원가 조성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은마 아파트는 단지가 크다. 단지의 각동에 들물게 붙어 있는 공중전화 박스가 한창 이성이나 친구들과의 대화에 빠진 젊은이들(특히 소녀들이 많았다) 사이에는 인기 공간이며 가끔씩 싸움이 벌어지는 장소로도 유명했다.



전, 한보회장 정태수氏는 당시 80년대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영웅이었다.

당시 동사무소로 쓰는 건물과 은마상가 3층을 한보건설이 사용했기 때문에 벤츠타는 맘 좋은 할아버지?(아저씨)로 그 때 그 시대 아이들은 기억된다. 외제차가 흔치 않던 80년대 초반에 벤츠를 타는 아저씨는 멋진분 그 자체였다. 과자도 주고 사탕도 나눠주고.... 당시 그나마 잘나가던 차는 그라나다, 뿌죠604(당시 발음), 로얄시리즈, Fiat 132(124) 정도 였으며 벤츠는 그 윗단계.... 요즘 젊은이들은 차량의 지붕에 검은색 코팅을 하거나 파노라마 선루프를 장착한다. 예전에 로얄시리즈(슈퍼싸롱, 프린스, XQ)를 구입하면 무조건 검은색 가죽으로 지붕을 덮는 유행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소재만 바뀔뿐 유행은 돌고도는것이 아닌가 싶다.



미도아파트와 우성아파트 대형평수에 사는 아이들은 유독 은마상가를 좋아했던것으로 기억된다.

은마상가의 문방구에는 늘 최신 일본산 전자오락기를 유리창에 붙혀 놓고 아이들을 유혹하였기 때문이었다. 당시 하루에 4만원짜리 오락기를 2~3개씩 사주는 부모들을 둔 아이들이 있었다. 1980년에 4만원은 그리 작은 돈은 아니였다. 그래도 압구정동 아이들 보다는 서민적이었다고 생각된다. 압구정동, 반포, 동부이촌동, 한남동저택 아이들은 일본 아타리 게임기를 갖고 놀았다. 당시 기계만 한 30만원 정도 하였으니 그 당시 운전기사 초봉이 27만원 정도로 기억되니 지금 돈으로 한 200~250만원 정도의 가치라 생각된다. 갤러리아 백화점(구, 한양쇼핑) 4층 장난감 코너는 거의 국산이 없었다.


지금의 동부 센트레빌(구, 주공아파트)와 청실아파트 사이에는 롤러스케이트장이 하나 있었다.

참,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탈선에 문화는 아니였고 놀이문화 정도라 생각된다.

예전 아이들은 지금 아이들 보다 많이 순진하고 순수한 면이 많았다.


지금의 대치동 학원가 (구, 목OO 산부인과 부근~현, OO구찌) 부근에는 삼류 극장도 있었고

표를 사면 2~3편을 동시상영하는 문화공간이 있었다.



83-1번, 140번, 66번, 710번 등등 추억의 버스 번호들이다.



무궁화 수영장이 있었다. 유도도 가르치고 수영장도 있고, 지금의 종합 스포츠센터라 생각된다.


지금의 롯데백화점(구, 그랜드 백화점) 자리에는 원래 골프연습장이 있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은 골프를 칠주도 모르는데 왜 그렇게 골프공을 몰래 주으러 다녔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 그냥 아이들의 놀이문화이자 트랜드 였나보다.

영동아파트에 밤에가면 그야말로 전화를 하기위한 전쟁터였다. 공중전화 부스 옆에는 바로 씨티폰 안테나가 있어 매미처럼 붙어서 전화들을 하곤 했다. 여자들이 참 많이 살았다. 일명 선수촌이었기 때문에 짙은 화장에 젊은 아가씨들이 불야성을 이루었다. 저층 아파트에 가로등마저 어둡고 가로수가 너무 자라 어둠문화 그 자체였다. 지금은 멍쩡한 고층 아파트로 변신되었다.

지금의 도곡렉슬 자리, 참 못사는 동네였다. 간혹 연탄중독이 되기도 했으며.....

대도초등학교 아이들의 아지트들이 참 많았다.



대치 아이파크 뒷길에서 단국 고등학교로 가는 길에는

순박한 아이들 데리고 영악하게 돈버는 장삿꾼...아이들이 쉽게 뿌리칠수 없는 유혹들....



전국에서 골라온 모든 불량식품을 파는 아저씨, 아줌마 부부가 있었다.

그 옆에는 늘 오토바이에 007가방 하나 싣고 오는 만년필 중고 장사 아저씨...

봄날에 오는 병아리 장수 아저씨, 200원 짜리는 좀더 살고, 100원 짜리는 금방죽고....

칼라찰흙으로 모든걸 다 만드는 기인 아저씨....

설탕뽑기 아저씨.... 문제지 장삿군들,

미끼주고(사탕, 과자, 지우개) 싸인 받아가는 책전집 영업사원들....



80년대는 야구를 참 많이 했었다. 정치에 관심을 두지 못하게 프로야구를 많이 했었던것 같다.

그리고, 마라톤 대회가 참으로 많았다. 은마아파트 뒷동들 11동, 12동, 15동 등등 에서는 잠실 야구장에서 쏘아대는 불꽃놀이 감상에 최적지였다. 지금의 대형건물들이(외제차 딜러주변)이 전부 테니스장이었기 때문에 전망을 가리는 것이 없었다.

은마 후문에 언덕길에는 OB 베어스 본부사무실이 있어서 동네 꼬마들은 전부 OB 베어스 팬이었다.

당시 오천원을 내면 회원등록을 해 주었는데 선물로 티셔츠, 야구모자, 스티커, 공책, 물통 등을 주었다.

아마 지금의 대곡초등학교, 대도초등학교, 도곡초등학교 학생들은 거의 OB베어스 셔츠를 입고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80년대 중반 은마아파트 31동에 유명 야구스타가 살고 있어서 문방구에 싸인지가 불티나게 팔렸다.

저마다 싸인을 받기위해 싸인펜과 색상별로 싸인종이를 구입하곤 했었다.


은마아파트 상가는 그야말로 만물상이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필요한 모든것이 들어있는 상가였다. 지하에는 사격장과 탁구장 오락실이 있었는데 분식집과 함께 청소년들의 종합놀이터였다.

조다쉬, 나이키, 프로스펙스, 요넥스, 까발로, 뱅뱅, 아트박스 등의 청소년들의 인기품들 부터 시작해 여성 의류 마르죠, 논노, 등등 이르기까지 은마상가는 쇼핑천국이었다. 야미장수(수입품 판매상)도 참 많았다. 미국산 치즈, 버터, 마가린, 스팸, 각종 영양제, 껌, 과자, 옷, 신발.... 일본산 식품.... 양화점, 양장점, 체육사 등.... 대형 잉어 수족관과 다방레지언니들이 있는 OO다방은 동네 아저씨들의 놀이터....

명동칼국수란 집의 떡뽑기와 칼국수는 일부러 먹으러 멀리서도 올 정도로 유명했다.

당시엔 또 음악사에서 악기도 팔고 카세트 공테입에다 노래를 불법으로 복사해 주곤 했었는데 줄을서서 접수하고 몇칠을 기다리는 것이 청소년들의 풍경이었다. 조용필에 "단발머리"는 전자음을 가미한 최고의 힛트곡으로 기억된다.

아이와, 소니, 도시바 등의 외제 카세트플레이어는 지금의 MP3 보다 더 상징성이 있는 품목이었다.



80년대는 중반에는 비디오 대여점들이 참 많았다.

그런데 당시엔 VHS와 베타(주로 소니)가 있었는데 보급 초기시절이라 허름한 집에서 돈을 주고 보거나 만화방 주인방에서 300원씩 내고 보았다. 그곳이 은마후문에서 휘문중학교로 올라가는 구마을에 특히 많았다. 지금 말하는 구마을이 생겨나기 전까지는 허허벌판이라서 아이들이 불장난을 많이하고(개구리 같은거 구워 먹는 애들도 있었고) 삐라(북한에서 살포한 선전용문구들)을 주우러 많이들 가곤 했다.

은마 후문 15동 뒤에는 스케이트 장이 있었다. 겨울엔 스케이트장, 여름엔 패달로 가는 자동차나 자전거 대여점이 있었다. 그 때 그 대여점 아저씨가 지금 70대 노인이 되어 있었다. 세월이 무상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던 것이 문득 생각난다.


어릴적 주로 뛰놀며 생활했던 대치동, 도곡동, 개포동, 구반포, 압구정동, 청담동, 논현동, 강남역.....

10여년 전부터 하나둘씩 바뀌고 앞으로 아주 많이 달라질 추억의 동네들.....



헌집주고 새집받고, 오래된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참 다행한 일이다.

몹시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법인데....

추억의 공간으로 돌아가 볼수 없다는 것, 잃어 버린다는 것, 마음속에서 찾아야 한다는것은 참 아쉬운 일인거 같다.....



가끔씩 기념 사진을 찍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억력도 감소되기 때문에 추억하고자 할때 멍하고 답답함을 느낄때가 생겨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진, 동영상, 일기, 메모..... 예전의 좋은 추억을 재생하는 훌륭한 도구이다.


지금 하찬은 일상의 작은 일들! 매일 보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풍경들!

우린 전부 기억 할수가 없다.

작은 일이기 때문에 지금 틈틈히 기록하고 사진을 찍어두자.....



먼 훗날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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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기억하며 글을 쓰다보니 벌써 어언 30여년 전의 일이 되버렸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개발계획이나 호재가 없는 곳이 없다.

너무 좋은 세상이자 후세에게 더욱 쾌적한 환경과 인프라를 제공해 준다는 것은 좋은일 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물질의 풍요속에 추억과 역사 그리고 때론 조상들의 혼을 잃어버린다는 생각이 들때가 간혹있다.



보존과 개발의 적절한 공존이 필요하지 않을까?



로마, 그리스 등에 가보면 역사를 존중하고 합리적인 개발로 가는것을 느낄때가 많다.

그리스 신전 앞에 가보면 말로 듣던 자연산 대리석돌들이다.

우리나라 백화점, 고급빌딩, 고급주택에도 명품 대리석 마감재가 흔하다.

역사와 세월앞에 때묻은 대리석과 수입 명품 인테리어 마감제의 차이는 존재한다고 본다.



획일적이며 정치적, 경제적 이해득실에 잣대를 많이 적용하는 개발과 검토!

언젠가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것이 정답인지 잘 모르겠다.

가끔 우리는 진짜 중요한 뭔가를 인위적으로 파괴하고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지 생각이 들때가 있다.



진행을 안 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멈출수도 없는 이 시대의 숙제들이 많은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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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hyojik.textcube.com/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