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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우리 사회의 초상

엄마와 딸의 커다란 목소리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두 모녀의 개성이 항시 충돌합니다.
예쁘게 보이려 헤어드라이기를 가지고 아침 일찍부터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에
엄마의 불만이 시작되고
머리가 커졌다고 딸은 자기만의 개성을 엄마의 간섭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아이를 위한 정확한 답은 알 수 없지만
이성적으로 올바르게 커달라는 엄마의 욕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기에
공부하는 학생이 치장에만 관심 있는 것이 조금은 지나치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 정도의 욕망은 사춘기 소녀에게서 당연할 것이라는 이해심을 가져 보기도 합니다.
이렇듯 집안에서도 이성과 본성이 충돌하면서 성장해 나갑니다.



국내 최대 그룹 총수가 기업의 부정과 비리의 심각성을 비판하며 언론의 이슈를
받고 있는 가운데
중소업체 사장들은 상급업체 직원에게 룸살롱 가서 술사고
골프 치면서 돈 잃어 주는 것은 기본이라고 합니다.

기업 비리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이와 같은 관행이 기업체에만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학연과 지연으로
고리가 연결되어 이어져 있다는 것은 국민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우리나라의 국민 소득이 오랜 시간 정체의 원인이라면
과장된 표현일까요?

반 값 등록금 사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습니다.
등록금 인상폭에 비해 교수들의 임금 인상은 더 많이 상승했고
서민들에게 있어 교육비가 가계 소비에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실질 소득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만을 표출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이슈의 출발점을 최초로 제공한 것은
분양가 상한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공익을 위해서라면 시장자본주의제도도 뒤집을 수도 수 있다는 생각의 틀을
우리에게 제공했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또한 정부와 여당은 위의 대책의 부작용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보전하거나
반시장적인 제도를 도입하여 여론을 이끌어 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분배가 논리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일정 부분 치유할 수 있는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은
선진국의 선례에서 알 수 있습니다.
(공산중의가 멸망한 이유도 여기에 연유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신공항 백지화, 공기업 본사의 지방 이전, 과학 벨트 선정 등 정부의 공공 기관 이전과 국책 사업은 심각한 후유증으로 우리를 몰고 갈 것입니다.
신 공항을 둘러싼 대구. 경북과 부산. 경남 간의 갈등, LH 본사 이전은 경남과 전북의 지역 갈등으로 심화되고 지역 간의 이해 다툼으로 나타날 전망입니다.


과학 벨트 입지에 선정된 해당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벌써부터
들썩거리고 있지만 사업성과 경제성 그리고 미래의 경쟁력을 고려하였을 때
고급 연구원의 지방분산 배치가 합리적인 선택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고급 인력의 유출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일본의 지방분산 정책은 현재 우리가 취하고 있는 지방분산 정책보다 강력했습니다
수도권 지역의 공장 및 대학의 신설을 억제하고 수도를 도쿄 이외의
지역으로 이전하며 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라 지방의 서비스연구 기능의 강화라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였지만 결과는 지방의 몰락과 쇠퇴였습니다.

비효율적인 절차로 인해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켰음에도 국민 소득의 평균치는
계속하여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대기업은 줄줄이 흑자를 내고 금고에는 50조 이상의 현금이 쌓여 가지만 반대로
서민이나 자영업자는 치솟는 물가, 전세 대란, 내수 부진
그야 말로 죽지 못해 사는 형편입니다.
끊임없는 시장의 해악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해악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시장의 자유에 있음에도 마이동풍 격입니다.



현대 생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리차드 도킨스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에 의해 창조된 생존 기계이며
자기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려는 이기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존재라고 주장합니다.


현재의 한국 사회는 이성과 본성의 충돌로 갈등을 잉태하며 생존 기계의 행태를
각각의 제도 속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기업이 투자할 수 있게 많은
제약을 거두고 시장의 자율에 모든 것을 맡기라고 주장합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양극화가 심화되므로 부유세라도
거두어서 분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수도권 팽창 정책으로 지금까지 지방이 소외받았으니 국가 정책 사업은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합니다.

2011년 6월의 한국 사회는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철학의 부재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내가 남보다 부자라는 것으로 남보다 우월하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동시에 남이 나보다 너무나 부자여서 내가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을 시기하는 욕구도 지니고 있습니다.
민주적인 시스템과 절차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일 것입니다.


부동산 정책도 인간의 욕망 추구라는 본성적 측면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야 제약적 성격을 가진 여러 정책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성과 맞물려 욕구의 억제를 조화롭게 이루고 실천 가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성과 본성이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 인간 행위를 구속하는 것이
갈등의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목격하고도 우리들은 이와 같은 현상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6월은 더욱 더 우울하고 힘든 고행일 것입니다.


리차드 파인만(1965노벨물리학상)의 책에 보면 닐스 보어와 그 아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원폭 맨하탄 프로젝트에 참여 했을 때 보어는 이미 물리학의 거두였고 파인만은
애송이에 불과했는데
그런 보어가 애송이 파인만을 불러서 원자폭탄에 관한 의견을 구합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들에게 그랬답니다.
저 친구를 잘 봐둬라 저 친구는 물리이야기를 할 때면 상대방이 누구인지,
배경이 뭔지 신경 안 쓰는 유일한 친구이다.
조언을 들으려면 저 친구에게 불러서 이야기를 해라.....


신임 국토 해양부 장관과 건설업 관계자의 간담회 일정이 6월16일
잡혀 있다고 합니다.
어떠한 회동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지만 현재의 부동산 거래 부진과
장관의 취임 일성으로 보아 새로운 부동산 거래대책(안)이 7월중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토부 장관과 건설업계 대표의 회동이 상대가 누구이건 열린 마음과
자유스러움으로 함께하기를 2011년 6월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