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신발신고 발바닥 긁는 부동산대책 곧 저문다.-

그동안 수없이 쏟아낸 부동산활성화대책은 심술궂은 시누이의 심보와 같다는 비유가 옳을 겁니다. 며느리 편을 들어주는 척 하면서 결국 시어머니 편을 들어주고 있으니까요. 말은 거래원활이라고 하지만 은근히 값이 내려가기를 바라는 저의가 깔려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놀부는 원래 심술이 고약하여 온 동네 다니면서 남의 집 호박에 말뚝을 박았다고 하더군요. 자라고 있는 호박에 말뚝을 박게 되면 호박은 썩게 되겠지요? 그렇다면 부동산활성화대책 내놓고 돌아서서 5차 보금자리 주택을 발표하는 정부의 심보는 무슨 심보라고 해야 할까요?

시누이나 놀부 심보가 아니라면 지금까지 나온 대책 중에서 과연 시장에 이바지 한 대책은 뭐가 있을까요? 거래가 있었습니까? 아니면 전세금이 안정되었습니까? 아무리 좋게 말해도 대책 모두가 신발신고 발바닥 긁는 미봉책이었다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은 거래가 없어 멀미가 난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달랑 집 한 채 가진 서민들은 뚝뚝 떨어지는 집값에 매일같이 애간장이 녹아내린다 하고~ 집 없는 서민들은 오르는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보따리를 이고 진 채 외곽지역으로 피난을 다니고 있으니 무슨 이런 조화가 있을까요?

-세월은 높고 낮은 것을 공평하게 저울질한다.-

그러나 서산에 해 지면 동산에 달 오른다는 이치가 이젠 부동산시장에도 찾아온 것일까요? 요즘 시장 움직이는 징조가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목적지에 다가온 듯합니다. 보이지 않은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고, 다시 전세시장이 빨리 움직이고 있으니 말입니다.

얼마 전까지는 “급히 팔아야 하는데 어찌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지금은 그게 아니고 “지금 임자가 있는데 팔까요? 이왕 기다린 것 더 기다렸다 내년에 팔까요?”하는 질문이 많아지고 있으니까요. 이젠 내성이 생겨서 참는 일에 이골이 났다고 볼 수 있겠지만, 불과 며칠 사이에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서 긴가민가해지기도 합니다.

당초 전세시장은 7-8월이 되면 다시 상승하고 물량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었지요. 하지만 벌써 움직이고 있음이 눈에 들어옵니다. 전세물량이 나오면 하루를 넘기지 않고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여러 건 직접 봤거든요. 전세금도 기존 금액에서 40-50% 오른 상태였고,

반대로 매수를 염두에 두고 계신 분들도 질문내용이 바뀌었습니다. “지금 사도 되겠지요? 앞으로 더 내리지는 않겠지요?”라는 질문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는 시기로는 지금이 맞고 더 이상 기다리는 일은 의미가 없다”는 눈치가 역력했습니다.

높은 것을 낮게 해주고, 낮은 것을 높게 해주는 것이 세월이라고 하지만 가을이 오기도 전에 매수심리가 이렇게 빨리 녹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부동산시장에 자생력이 생겼다고 볼 수밖에요.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움직이는 사람들 나름대로 이유 있어-

특히 뉴타운・재건축에서 갈아타기를 하려는 수요자들과 보금자리주택에서 변심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불어나고 있습니다. 뉴타운・재건축이나 보금자리는 자칫 허송세월의 산물일 수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뉴타운・재건축은 된다는 보장도 없지만 돼도 부담스럽고, 우선 정책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의구심이 많았습니다. 지금 정권도 그렇지만 다음 정권 역시 믿을 수 없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습니다. 조합이 생겨 봐도 만날 싸움질만 한다는 불평도 한몫 거들었고,

5년 가까이 기다려야 할 보금자리는 5차까지 발표만 했었지 사실상 지금까지의 착공은 겨우 2000가구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끝까지 믿고 기다리는 일은 상당한 부담이 되겠지요. 계속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알겠습니다.

지방은 양은냄비에서 콩 볶는 소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값이 오른다고 하면서 “사야 하느냐, 산다면 이게 좋을까요? 저게 좋을까요?”라는 다짜고짜 문의사항이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고 있으니까요. 전화통화 하셨거나 직접 찾아오신 분들께서는 짐작하시라 믿습니다.

“너도 가니 나도 간다는 추격매수는 신중을 기하라”는 주문을 해봐도 별 소용이 없습디다. 모델하우스나 부동산 때문에 사람이 몰리는 곳에는 귀신이 있기 때문일까요?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귀신 말입니다. 옛날 서울과 수도권에 있었던 귀신들이 모두 지방으로 내려갔다는 생각도 듭니다.

-부동산 자력으로 일어난다. 시장에 맡겨라-

지금은 지방에서 부동산 멀미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대전지역~ 이럴 땐 멀미약을 먹어야할지 귀밑에 반창고를 붙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세상이 변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 아닐는지요? 부동산은 영원히 끝났다고 했던 지방이 웃고 있으니까요.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과 재개발에 따른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는 물론, 지난 5.1. 활성화대책에 따른 세부사항들이 6월 임시국회에서 거론이 되겠지만 이젠 그대로 놔두라고 해도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가부를 떠나서 앞으로는 부동산시장만은 자율에 맡겨둠이 옳을 것입니다. 스스로 충전해서 가도록 말입니다.

부동산시장도 그렇지만 정치권도 어려운 허물을 벗고 있음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회 여러 곳에서도 곪았던 부분이 터져 나가고 새 살이 돋아나고 있으니까요. 감세문제・복지정책・대북문제・대학등록금 같은 크고 어려운 문제들은 차기 정권창출을 위한 문제들일 것이고, 저축은행비리・고엽제・프로축구선수들의 승부조작 같은 문제들은 사회적인 문제들일 것입니다.

사회가 정치를 따라 한 바퀴 돌게 되면 또 다른 사회가 오게 됨을 경험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정권 말기 1년과 초기 1년은 부동산시장도 제 힘으로 움직였음을 보셨을 테고요. 부동산시장은 이제 달이 뜨고 있습니다. 그러나 달이 예전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달을 바라보는 마음에 너무 큰 욕심이 없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학. 생활법률학)
수원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내 집 마련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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