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부동산 매매가가 들썩이니 하락이니 하는 말들이 참 많습니다. 그와 같은 단기적 매매가 변동은 다주택 임대사업자나 부동산 투자업자 분들께는 매우 중요한 사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들에게 과연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사안인지에 대해서는 한 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지금 당장 호가가 상승세니 급매물이 사라졌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보다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는 향후 소득 상승률과 집값 상승률에 대한 예측입니다. 그 흐름에 대한 예측이 정확해야 집을 빨리 살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무조건 내 집 마련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의견이 대세였습니다. 그 이유는 소득 상승률에 비해 집값 상승률이 훨씬 더 높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소득과 자산이 동일한 A와 B라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현재 A와 B의 자산은 1억 5천만 원이고, 매월 여유 자금으로 확보할 수 있는 돈은 200만 원이라고 칩시다.

2000년에 A라는 사람은 1억 5천만 원의 자산에 1억 5천만 원을 대출 받아서 3억짜리 집을 샀고, B라는 사람은 그대로 1억 5천만 원에 전세를 사는 걸 택했습니다. 6년이 지나 집값이 절정을 이루었던 2006년까지 집값 상승률은 매년 8%를 기록했고, 소득 상승률은 매년 5%를 기록했다면 누가 이득일까요? 답은 뻔히 나오겠지요.

소득 상승률을 고려할 때 A는 2001년에 2400만 원, 2002년에는 2520만 원, 2003년에는 2646만 원, 2004년에는 2778만 3천 원, 2005년에는 2917만 2150원, 2006년에는 3063만 758원씩 총 1억 6324만 5908원을 상환했습니다. 이자를 계산해 보면 남은 대출 원금은 아마 3천만 원 정도겠지요. 금리가 인상되어 원리금이 늘어났다고 가정해도 남은 대출은 3천만 원가량 될 겁니다. 그에 반해 집값은 매년 8%씩 올랐으니, 2006년에는 약 4억 7600만 원 정도 됩니다. 남은 대출금 3천만 원을 제하고도 자산이 4억 4600만 원이 됩니다.

반대로 B는 같은 소득을 꾸준히 저축하고, 일부는 전세금 올려 주는 데 썼다고 칩시다. 그럼 6년 간 총 소득은 1억 6324만원이지만 이자 포함해서 대략 2억 원을 모았다고 보면, 총 자산은 3억 5천만 원이 됩니다. A보다 거의 1억이나 적은 셈이지요.

금리나 물가상승률도 한 요인이긴 합니다만, 크게 보자면 소득 상승률과 집값 상승률을 비교하는 게 가장 정확하고도 단순한 계산 요인입니다. 따라서 소득 상승률보다 집값 상승률이 더 높다면, 하루라도 빨리 집을 사는 게 돈 버는 지름길입니다. 세부적으로 조금 더 고려해 보자면 금리도 계산하긴 해야 합니다. 대출 받아서 이자를 무느냐, 저축해서 이자를 받느냐의 차이도 있으니까요. 또한 물가상승률도 고려해야 합니다. 지출폭은 저축액이나 상환액에 영향을 주니까요.

종합적으로 계산해 보자면, 집값 상승률이 소득 상승률보다 2% 이상 높다는 가정만 있다면 무조건 집을 빨리 사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한국 사회는 그렇게 흘러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 지의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지금 9월부터 집값 상승세니 혹은 하락세가 이어지니 하는 문제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에게는 크게 중요한 요건은 아닙니다. 집을 사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결정하는 건 나의 소득 증가율보다 집값 상승률이 더 높을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단 집을 사기로 결정했다면, 그제서야 언제가 바닥일지를 파악하는 게 순서입니다. 만약 집을 안 사는 게 낫다고 결정했다면 언제가 바닥인지 오르는지 마는지는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평균적으로 각 기업의 임금 인상률은 매년 4%입니다. 하지만 그건 보통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수치이므로 매년 쌤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즉 승진을 해서 월급이 오르거나 사업 확장을 해서 수익을 증가시키기 전까지는 소득 상승률은 사실상 매년 0%에 가깝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애들이 크면서 가계 지출액은 점점 늘어나므로 주택 구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갈수록 줄어드는 게 보편적인 흐름입니다. 따라서 집값 상승률이 최하 매년 2~3% 정도만 되어도 집을 빨리 사는 게 유리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부동산불패라는 공식이 나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무주택자분들께는 생각해볼 만한 얘기가 아닌가 싶어서 올려 봤습니다. 그런저런 요인들을 고려하여 집을 사는 게 낫겠다고 판단하신 분들은 이제 과연 바닥이 언제인가를 파악하시면 되겠지요. 집을 안 사야겠다고 판단하신 분들이야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든 큰 관심 둘 필요 없고 말입니다.

주관적인 판단으로는 이제까지처럼 부동산이 백전백승은 아니겠지만, 부동산불패라는 공식이 당분간은 꾸준히 이어질 것 같습니다. 폭락을 주장하시는 분들은 집값상승률이 앞으로는 +가 아니라 -가 될 것이므로 소득상승률을 고려할 때 집을 안 사는 게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큰 흐름으로 봤을 때 2~3년 정체되었다가 하락하고, 다시 2~3년 계속 오르고 하면서 10여 년 정도를 지나 보면, 결국은 꾸준히 오르는 게 부동산 아닐까요? 화폐 가치는 갈수록 하락하는 게 확실하고, 원자재값과 땅값, 인건비는 계속 오르는데다가 도시 거주자들이 선호하는 거주 지역은 한정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안정적인 소득이 있어서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는 분이라면, 하락론에 너무 신경 쓰시지 말고 꾸준히 내 집 마련 기회를 엿보시길 권해 드리고 싶네요. 오히려 큰 폭의 하락이 이어져서 바닥을 찍은 시점이 내 집 마련에는 최적의 기회이기도 하니, 하락 추세가 무주택자인 지금에는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뭐... 아무리 그렇다 해도 지금 당장의 자산이 부족하거나 차후 발생할 소득 대비 지출이 높아서 여유 자금 확보가 어려우신 분들은... 무리해서 대출받지 말고 그냥 전세에 만족하면서 사실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집값 상승이 꾸준히 이어진다 해도 과도한 부채의 이자 부담을 극복해 주지는 못하니까요.


분명 우리나라 소득 수준에 비추어 볼 때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비싼 건 맞습니다. 평범한 도시 근로자가 20여 년을 죽어라 모아도 대출 없이는 집 사기 어려운 실정이니까요. 사실 다른 나라의 집값이 우리나라보다 비싸니 어쩌니 하는 것과 상관없이 보다 많은 사람을 위해서는 집값이 떨어져야 좋긴 합니다. 적어도 10년 직장생활하면서 성실하게 모으면 30평대 아파트 한 채는 살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서민 근로자들이 살 만한 세상이겠지요.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문제이지만... 어쨌든 그렇기 때문에 더 집을 빨리 사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주택자와 유주택자의 갭이 더 크게 벌어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말이지요.

그냥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저는 위와 같은 판단에 따라 올해 내 집 마련을 했습니다만... 혹시라도 폭락론자 분들의 말이 맞아서 앞으로 집값이 꾸준히 하락하게 된다면 차라리 계속 전세 사는 게 백 번 낫지요.


예전 글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쉽게 생각하세요. 1) 현재 내 자산과 소득이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가? 2) 집값이 큰 주기로 봤을 때 향후 10여 년 간 결과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예스라면 당신은 내 집 마련을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게 좋습니다. 둘 중 하나라도 노우라면, 절대 집을 사지 마시고요.




사족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부분의 폭락론자 분들을 보면 현재 자산도 부족하고 소득도 많지 않아서 현 상황에서는 절대 집을 못 살 수밖에 없는 분들이 대다수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집값이 떨어져야만 심리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고, 나중에라도 내 집 마련을 꿈이라도 꿀 수 있는 상황인 분들 아닐까 싶네요. 집값이 점점 더 오른다면 영영 유주택자가 될 수 있는 희망이 사라져 버리니 그에 대한 악감정이 생기는 건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저도 겨우 1주택소유자이다보니 다주택을 소유하신 분을 보면 부럽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값을 내려서 그분들과 저의 격차를 줄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세상이 이렇다면 저도 열심히 그 세상의 기회를 이용하고 노력해서 다주택자가 되는 게 나으니까요. 남이 나보다 많이 가졌다고 해서 그걸 깎아내려서 다 같이 가난해지기보다는, 나도 그 사람처럼 부유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부자는 달리 부자가 아닙니다. 부자가 되는 사람들은 부를 끌어올 수 있는 마인드를 지닌 분들이고, 하향평준화보다는 전체적인 상향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이 부자가 아니라고 해서 모든 부자들을 비난하고 그들의 자산을 깎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비겁한 패배주의에 불과합니다. 물론 부자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당하게 자산을 증식해야 하고, 제대로 세금을 내야만 하겠지요.

지금 한창 폭락론을 연일 제기하는 모 부동산 연구소가 1990년대부터 부동산 폭락론을 주장했던 업체라는 건 아마 별로 아는 분들이 안 계실 겁니다. 집값이 폭등할 때는 쥐죽은 듯이 사라져 있다가 하향 국면에 접어들면 이때다 싶어서 나타나 연일 폭락론을 내세우고, 다시 부동산 활황세가 되면 조용해지고... 전 세계 경제 추이를 봤을 때 궁극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화폐 가치밖에 없습니다. 현물, 특히 금의 가치는 여전하고 화폐 가치 하락에 따라 가액이 꾸준히 상승합니다. 부동산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요?

게다가 부동산을 소모품으로 보아 결국에는 빵원 된다는 논리는 언뜻 보면 설득력 있는 것 같지만, 현실성은 없습니다. 물론 각 기업의 보유 건물에 감가상각을 잡는 걸 보면 부동산도 일종의 소모품적 성격을 지니고는 있습니다만, 대지에 대한 기득권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자산 가치는 영원합니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요건은 그걸 좌우하는 정책적 규제일 뿐, 자산 가치를 아예 없애는 요인은 아니니까요. 현재 이루어지는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에 대한 규제는, 그 아파트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하면 절대로 안 되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재건축하면 나라가 망하고 사람이 죽어나고 해서 그런 게 아니라, 형평성의 문제에 따라서 재건축/리모델링 당사자들에게 부당하다고 판단될 정도의 금전적 이득이 돌아가는 걸 제재하고 있는 겁니다. 즉,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앞으로 영원히 금지되는 게 아니라, 형평성의 문제만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해결된다면 결국은 이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늙어빠진 아파트 알짜배기 땅에 굳이 내버려둘 필요가 있나요? 여건만 맞으면 허물고 다시 짓는 게 낫지요. 하지만 허물고 다시 지었다가는 원 거주자들에게 불합리할 정도의 이득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적당히 제재하는 겁니다. 건물 무너져 빵원 되기 전에 결국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뱅에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어지는 폭등론, 폭락론이 지겨워서 한 번 더 제 생각을 올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