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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115㎡(34평형)의 지난 6월 전세 거래량은 30건이었다. 그런데 7월에는 11건으로 줄어들더니, 8월에는 10건으로 줄어들었다. (8월 26일 기준) 6월 거래건수 대비 7~8월은 1/3로 줄어든 것이다. 물론 8월의 경우 최종 수치는 아니지만 며칠 사이에 획기적으로 거래량이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더 심각한 것은 1750세대나 되는 이 평형에서 남아 있는 전세 매물은 한 건도 없다는 것이다 (네이버 매물 기준). 이는 9월부터 시작되는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극심한 전세난이 나타날 것을 의미한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18년간 전세가가 가장 많이 오른 달은 강남구의 경우 9월(0.62%), 10월(0.52%), 11월(0.45%), 2월(0.36%) 순이다. 가을 이사철에 봄 이사철보다 전세가가 더 강세라는 뜻이다. 이는 강남구나 양천구, 분당구와 같은 학군이 뛰어난 지역의 특징이다. 10월말까지는 그 지역에 입성을 해야 새 학교를 배정받기 때문이다. 반면에 같은 수도권이라도 학군이 뛰어나지 않는 지역은 봄 이사철의 전세가 상승률이 가을 이사철보다 높은 편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가을은 강남구 등 학군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극심한 전세난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전월세 상한제와 임대차 계약 갱신 청구권이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 세입자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하지만 이들 지역으로 진입하려는 신규 수요자는 전세를 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대치동뿐만 아니라 목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전세 시장에서 왜 이처럼 매물이 실종되었을까?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때문이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방향은 실수요자 우선 정책이다. 실수요자를 투자자보다 우대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명분도 좋은 정책이다. 하지만 현실의 세계에서는 의도는 선하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실수요자를 우대한다는 것은 전세를 주는 투자자에게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준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전세가 줄어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현 정부의 실수요자 우대 정책을 살펴보자. 첫째, 규제 지역에서 양도세 비과세 (9억원 이상은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으려면 2년 실거주를 해야 한다. 2017년에 있었던 8.2 조치에서 신설된 규제이다. 8.2 조치 이전에는 실거주 없이 2년 보유만 해도 1주택자는 양도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투자가치 있는 곳에 한 채만 사두고, 본인은 다른 지역에 사는 것이 가능했다. 이른바 투자와 거주를 분리하는 전략이라 하겠다. 이런 투자용 주택들이 시장에는 전세 물건으로 나왔던 것인데, 8.2 조치 후에는 이런 전략을 쓸 수 없게 되니 전세 물건도 따라서 줄어든 것이다.

둘째, 규제 지역에서 일시적 1가구 2주택 양도세 혜택을 받으려면 1년 이내에 실입주를 해야 한다. 2019년에 있었던 12.16조치 때 강화된 규제이다. 규제 지역에 1주택을 가지고 있는 실수요자가 갈아타기를 위하여 다른 규제 지역의 주택을 취득할 때, 1년 안에 실입주를 하지 않으면 이전에 가지고 있는 주택의 양도소득에 대해서는 양도세 비과세 또는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실거주 목적이 아닌 갈아타기는 허용하지 않고 (8.2조치) 더 나가 이를 무리하게 시도하면 과거 차익분에 대해서도 양도세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12.16조치) 이러니 갈아타기 대상이 되는 상급지의 경우는 점점 전세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셋째,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조금이라도 받으려면 6개월 이내에 실입주를 해야 한다. (6.17조치) 대출을 끼고 투자용으로 주택을 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데, 이 역시 주택담보 대출을 받으면 전세를 놓지 말라는 것이다.

넷째, 토지거래허가 구역 내에 있는 집을 사려면 6개월 이내에 실입주해야 한다. (6.17조치) 강남구 대치동, 삼성동, 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에서 집을 사려면 실입주 목적으로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임대를 줄 목적이라면 거래 허가 자체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전세 물량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다섯째,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투자한 사람은 2년 실거주를 해야 입주권을 준다고 한다. (6.17조치) 실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한 사람은 현금청산대상자가 되는데, 이때 청산액의 기준은 시세가 아니라 감정평가액이기 때문에 현금청산이 되면 손해가 될 수밖에 없다. 이를 피하기 위해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소유주는 전세가 만기되면 연장을 거부하고 실거주를 하게 될 것이다. 이는 시중에 있는 전세 재고를 줄이는 결과가 된다.

고가 주택을 가지고 있는 1가구 1주택자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으려면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한다. (2여섯째,020년 소득세법) 2019년까지는 3년 이상 보유한 1주택자에 대해 실거주 여부와 상관 없이 보유 기간에 비례해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주었다. 다시 말해 전세만 주고 있어도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2020년 매도분부터는 2년 실거주를 한 매물만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8.2 조치와 별개 사안이며, 8.2 조치 이전에 취득한 주택도 2년 실거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매도하기 전에 반드시 세입자를 내보내고 2년 이상 실거주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일곱째, 내년(2021년)부터는 실거주 기간이 짧으면 장기보유특별공제 비율이 크게 줄어든다. 예를 들어 주택을 취득한지 10년이 지난 1주택자는 2020년말까지 양도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2년 실거주만 하면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는다. 하지만 내년 1월 1일 이후 양도 주택에 대해서는 10년 보유분 40%와 2년 거주분 8%를 합하여 48%밖에 적용 받지 못한다. 80%의 장기보유특별 공제 혜택을 모두 받으려면 기존 2년에 8년을 더해 10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이런 일곱 가지 원인으로 인하여 전세 물량이 줄어들거나 추가 공급이 어렵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전세 물량 부족 현상은 모든 지역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첫 번째에서 네 번째까지 원인은 규제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고, 다섯 번째에서 일곱 번째 원인은 규제지역은 물론 비규제 지역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비규제 지역의 모든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9억원이 넘는 매물의 비중이 큰 고가 지역이나 재건축 대상 지역에서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9억원이 넘는 매물의 비중이 큰 고가 지역이나 재건축 대상 지역은 주로 규제 지역에 있기 때문에 정부의 실거주 우대 정책이 규제 지역에서의 전세 물량 부족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가속화시킬 또 하나의 변수가 임대차 보호 2법이다.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은 기존 세입자를 보호할 수 있는 최적의 장치이다. 문제는 이런 임대차 보호 2법은 기존 세입자를 보호하는 장치이지, 시장에 추가적으로 전세 매물을 공급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임대차 보호 2법이 잘 작동되면 작동될수록 기존 세입자는 이사를 가려 하지 않기 때문에 시중에 전세 매물이 나오지 않는 부작용이 생긴다.

물론 전세 매물도 줄어들지만 전세를 찾는 사람도 줄어드니, 전국 단위로 보면 제로섬 게임에 가깝다. 이런 점을 들어 정부에서는 전세난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모든 국민이 본인 거주하는 지역에서 계속 거주할 경우에만 가능한 이야기이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는 사람이 생기면 지역별로 전세 수요와 전세 재고의 불균형이 생기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 다시 말해 인기 지역은 전세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데 앞서 언급한 7개의 실거주자 우선 정책과 임대차 보호 2법의 영향으로 시중의 전세 매물은 점점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을 이사철에 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아니라 돈을 많이 주어도 전세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정책 의도와 결과가 다른 사례는 과거에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식량란에 빠진 1950년대 중국에서 참새 소탕령이 내려졌다. 인민의 생명과 같은 곡식을 먹어 치우는 참새만 박멸해도 70만명이 먹을 곡식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참새 소탕작전에 힘입어 참새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데서 벌어졌다. 참새가 사라지자 메뚜기를 비롯한 해충이 창궐했고 농작물은 초토화됐다. 이로 인해 1958년부터 3년 동안 중국인 3000만 명이 굶어 죽었다고 한다. ‘모택동과 참새’라는 유명한 일화이다. 어떤 정책이든 의도는 선하다. 하지만 어떤 정책은 의도와는 상관 없이,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거나 주택을 사서 전세를 주는 것을 백안시하면 당연히 시장의 전세 물량은 줄어들게 된다. 전세를 찾는 수요자는 많은데, 전세 재고와 공급이 줄어들면 전세가는 오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은 경제 원리를 떠나 상식에 속한다.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

[출처] 아기곰 블러그 작성자 아기곰

P 읽고나니 정부는 시중에 매물이 나올수 없도록...에만 완전 올인한것 같네요. 매물이 나오지 않아야 가격이 오르니 가격 올랐잖여~` 보유세와 종부세 더 내놓아라 할말이 있는것이죠. 그런데 이건 미실현 소득이고 나중에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세가 있는데 그때까지 못기다린다? 5년 정권이 이런 목표를 세우다니 얼마나 국민을 우습게 봤어면~~~ 잘 읽어보세요. 재건축 새아파트 분양 받을려면 2년거주를 고가주택1주택자도 장기 보유 해야 장기보유 특별공제 80%를...ㅎㅎㅎㅎㅎ샅샅히 뒤져서 매물이 나올수 없도록 법을 고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