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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대란이라는 코메디에 대해서

지금까지 3번의 글을 통해서 주택재고, 국내외 경기를 말씀드렸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넓은 범위를 언급하다 보니 간신히 줄거리만 예기했습니다. 오늘부터는 제가 하고 싶은 예기를 중심으로 할 까 하는데 먼저 외환시장 이야기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지난 1개월 간은 코메디 같은 소리가 우리나라 자본시장을 사로잡았습니다. 외국인의 채권 만기가 9월에 몰려서 우리나라는 달러 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라는 9월 위기설이 그것입니다. 세계 6위 외환보유국이 달러부족으로 고생한다면 신흥공업국 중 무사한 나라가 몇이나 있을까요? 이런 터무니 없는 소리에 회사채시장의 리스크프리미엄(국채와 회사채 간의 수익률 차이)이 3년 만기 기준으로 1.5%까지 올라가다니…

우리나라 망하지 않습니다. 양극화 때문에 서민은 어렵습니다만 기업측면만을 보면 우리나라 역사상 이렇게 튼튼한 적이 없었습니다. 수출제품의 품질경쟁력, 기업의 부채비율, 자기자본이익률을 보십시오. 언제 우리나라 기업이 이와 같은 적이 있었는지.

환율이 급등하였습니다. 97년 외환위기를 떠올리셨는지요? 환율은 올라갈 때가 되서 올라간 것입니다. 미국의 달러가치가 장기 상승추세로 전환하였고 우리나라는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모두 적자이니 당연히 환율이 올라가지요. 6년간 떨어지기만 하던 환율이 추세를 바꿨으니 시장에 많은 혼란이 있는 것이고 당연히 투기세력도 개입할 것이고. 저도 환율이 얼마나 올라갈지는 모릅니다(누가 그걸 알겠습니까) 1140원 위로 올라가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상승추세에서 고점을 예단하는 우매한 짓은 하지 말아야지요.

미국 연준은행(FRB)에서 만드는 달러지수를 보면 70년대 초반 이후 세번의 저점이 있습니다. 월남전이 끝나고 미국의 인플레가 20%까지 올라가던 70년대를 지나 경기 저점이던 80년대 초가 첫번째 저점입니다. 80년대 저축은행의 집단도산을 시작으로 80년대 말 매년 200여개의 지방은행이 도산하고 미국의 시대는 끝났다고 하던 90년대 초가 두번째 저점입니다. 그리고 주택버블 붕괴로 고생하고 있는 올해가 세번째 저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과거 두번의 저점과 비교할 때 현재의 미국경제는 어떤가요? 민간부분은 과소비로 상당기간 고생할 겁니다. 그러나 미국의 기업부분은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가를 보면 Sub-Prime Mortgage로 인해 고생한 금융회사 주가는 떨어졌습니다만 다른 기업은 별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두번째 글에서 IT혁명과 생산성향상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6년 간 달러가치는 민간부분의 과소비 때문에 떨어졌지만 지금은 다시 민간 저축률이 오르고 있습니다. 기업의 경쟁력이 강하고 민간의 과소비문제가 해결되고 있으며 달러가치는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으니 남은 일은 다시 오르는 것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것은 우리나라가 위기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물론 우리나라 정부의 갈팡질팡하는 외환정책을 보면 걱정됩니다만 설마 장관 한명이 우리나라를 말아먹을 수 있을까요?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것은 정부의 잘못된 대응이 변동성을 키운 측면이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는 달러 강세와 원자재가격 상승에 취약한 우리나라 경제 특성에 의한 현상입니다.

처음엔 주택예기로 시작하였는데 최근 우리나라 경제환경이 너무나도 변화무쌍하게 움직이고 있어서 경제예기만 하네요.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