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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직 정해진 게 없습니다. 내년에 분양할 수 있을지도 지금 상태로는 불투명합니다.”

14일 오전. 서울 시내에 있는 모 건설사 분양관리팀에는 전화벨이 끊이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걸려오는 전화의 절반 이상이 용인 성복동 분양 일정에 대한 문의”라고 말했다. 그는 “신문에 성복동 분양관련 기사가 나온 날은 전화를 받느라 다른 업무를 못 볼 정도”라고 덧붙였다.

성복동 일대 아파트 분양일정에 대해 궁금해 하는 수도권 주택수요자들이 많다. 성복동은 ‘포스트 판교’라 불릴 정도로 청약대기자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다. 서판교와 인접해 있는데다 대형 평형 아파트들이 대부분이어서 용인지역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성복동에선 GS건설의 성복자이 1ㆍ2ㆍ3ㆍ4차와 수지자이 2차, CJ건설의 성복나무엔 1ㆍ2차,경남기업 아너스빌 등 총 6000여가구가 늦어도 올 가을부터 순차적으로 분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분양일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어 수요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수요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건 분양시기인데 현재 상태론 연내 분양은 불가능하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할 때 빨라야 내년 여름께나 분양일정이 구체적으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

사업승인 최소 되면 장기표류 불가피

관건은 이달 29일 수원지법에서 나올 ‘사업승인 취소 소송’ 판결이다. 이 소송은 성복동 주민들이 원고,용인시가 피고로 돼 있다. 법원(서울고법)은 본안소송(사업승인 취소 소성) 판결에 앞서 일단 주민들이 낸‘행정처분 효력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받아들인 상태다. 용인시가 환경영향평가 없이 성복동 일대에 아파트단지 개발사업을 승인해준 것이 맞는 일인지 법리적으로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만약 본안소송에서 법원이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게 되면 사업은 장기표류할 수밖에 없다. 업체들이 이미 받아놨던 사업승인 자체가 ‘당연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업체들은 까다로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용인시는 패소할 경우 계속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소송이라는 게 워낙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항소결과를 기다리기보다는 환경영향 평가를 받는 게 더 빠를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용인시 건축과 관계자는 “성복동 일대 개별 사업지는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 면적 30만㎡를 넘지 않지만 전체 면적을 합산하면 30만㎡를 초과하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서울고법의 판단”이라며 “그러나 용인시는 환경부의 질의를 거쳐 현행법에 맞게 사업승인을 내준 것이기 때문에 본안소송에서는 사업승인 취소 판결까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안소송에서 원고가 패소, 사업승인이 유지되더라도 문제는 간단치 않다. 용인시와 시행사간에 공사착공 등과 관련해 4건의 소송관계가 얽혀 있어서다. 용인시 관계자는 “소송도 문제고, 공사 착공전까지 시행사 측이 이행해야 하는 조건이 있는데 이를 위해선 주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주민 동의를 얻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C사 관계자는 “솔직히 내년 분양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투명한 게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G사 관계자는 “소송 결과가 유리하게 나오더라도 내년 여름쯤에나 분양일정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쨌든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 지연될수록 시행사 금융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분양가는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