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저는 오늘 세입자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집이 춥다고 나가겠답니다. 최근 지어진 집들에 비하면 삼익은 확실히 춥습니다. 정말이지 애물덩거리입니다. 바닥에 열선 깔자니 이것도 장난 아니네요. 앞으로도 대체 얼마나 많은 수리비가 들어가야 할까요…

부동산에 세 내놓으면서 겸사겸사 비치 재건축에 대해 물었습니다. 일언지하에 안 된다고 하더군요. 왜냐고 물었더니 40년이 안 되어서 재건축 안 된답니다.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부동산 관계된 일을 하시는 분들도 서울과 부산의 정책의 차이를 정확히 모르시니, 관심없는 분들은 오죽할까 싶어서 오늘은 수도권과 부산의 재건축 정책의 차이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오류부분이 있다면 여러 고수분들 가차없는 지적 부탁 드리겠습니다.

모두들 알다시피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은 타도시와 비교해보면 재건축이 거의 이루어 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재건축 대상인 노후된 아파트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사적, 지역적 특성에 의한 사업성의 결여에 있습니다.

6.25로 인해 수많은 피란민들이 내려와서 공간만 있으면 무조건 집을 지었고(그런연유로 부산은 일직선 도로가 타도시에 비한다면 거의 없음) 시간이 흘렀어도 제대로 된 도심재개발 없이 방치된채 오늘에 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부산의 원도심지역이 그렇습니다. 즉 중구, 서구, 동구, 영도구를 보면 40년도 넘은 붕괴위험의 저층 아파트들 엄청 많습니다. 어떤 곳은 아직도 공동화장실을 사용하는 것도 있구요.

왜 재건축을 하지 않는걸까요? 사업성이 없기 때문에 못하는 것입니다. 부산사람들 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원도심지역의 아파트를 보면 빈공간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세대수 또한 엄청 많습니다.(대지지분이 적음을 의미) 위치 또한 고지대에(용적율 낮음) 있어서 도로 등의 여건이 열악함으로 인해 어느 민간건설사도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부산시에서도 할수 없는 일입니다.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산시의 두통거리 입니다만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도심지역이 이러함으로 인해 부산은 도시 규모와 역사에 비한다면 재건축이 드문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로인해 많은 부산시민들이 재건축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참여해본 사람이 적기 때문에 뉴스에, 신문에 나오는대로 특정지역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재건축 대상아파트가 다 그런것이라 생각을 해버립니다. 실제로 재건축에 관해서는 지역마다 다른 정비사업조례안이 있지만, 서울 수도권 지역의 뉴스만 보아서 그런지(하다못해 부산지역 언론에서도 서울 수도권 재건축관련 내용을 내보낼 때 분명히 부산과 입장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여과없이 내보내고 있음) 재건축하면 규제도 너무 많고 그로인해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지레짐작 해버리곤 합니다.

서울 수도권 지역과 부산은 확실히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 수도권은 과밀억제 지구이고, 부산은 인구유출을 걱정하는 도시입니다. 서울 수도권은 나라전체 인구와 경제의 50%가 넘게 집중되어 있는 지역이지만, 부산은 주요 도시 중 꼴찌에서 1~2등을 다투는 열악한 경제환경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당연히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장 비근한 예로 오늘 대문짝만하게 발표된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는 현 시점에서 보면 부산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도입니다. 시행지역이 수도권 과밀억제지역으로 서울,인천,의정부,구리,남양주,하남,고양,수원,성남,안양,부천,광명,과천,군포,시흥(일부지역제외) 등의 16개 시 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부산시와는 하등의 관련이 없다는 이야기 입니다. 수도권 과밀억제지구에 관계된 이야기지요.

서울,수도권지역의 재건축 아파트에 적용되는 후분양제도 역시 부산을 비롯한 지방도시들은 제외입니다. 즉 설사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었다 하더라도 선분양할 수 있다는 내용인 것입니다. 선분양이 된다함은 재건축조합원의 추가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으로 보시면 될것입니다.

삼익주변 중개업소에서조차 잘못 알고있는 재건축 연한도 서울 수도권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부산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조례안은 열악한 부산의 주거환경과 침체된 지역 부동산 경기를 고려해 서울시와 광주 등 다른 지역의 조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완화된 규정들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선 노후, 불량 건축물의 재건축 연한을 준공일로부터 20년이 지난 건축물로 일괄 규정해 놓고 있습니다.

타 시도의 경우 무분별한 재건축에 따른 자원 낭비를 막고 아파트 시장을 안정 시킨다는 차원에서 재건축 연한을 늘리는 추세입니다. 서울은 1981년 이전 준공물만 20년을 적용하고 그 이후 아파트들은 조건에 따라 30~40년으로 순차적으로 연한을 강화해 놓고 있고, 인천이나 광주 울산 등 다른 시도의 조례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부산시의 조례는 재건축을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한 것으로 재건축사업 활성화를 통해 침체된 지역 경기를 되살리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부산시는 2004년 8월에 “정비사업 지구단위계획 업무처리지침”을 만들어 용적율, 건축물 높이 등의 부분에 대해 업무처리 기준을 제시 하였습니다. 그 중 먼저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의 용적율 적용은 구역을 아래와 같이 4개 지역으로 나누어 기준 용적율을 다르게 적용토록 하였습니다.

1. 경관관리구역(용적율200%) : 고지대 급경사지 등으로 개발여건이 불리하고 개발시 경관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지역.
2. 주거관리구역(220%) : 고밀도의 개발이 주변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변과 조화되는 개발이 필요한 지역
3. 주거정비구역(240%) : 새로운 공공기반시설의 부담이 없거나 개발계획에서 부족한 공공기반시설의 확보가능지역
4. 개발유도구역(260%) :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지역, 또는 복합용도 개발이 요구되는 지역.
*. 단 학교 등의 공공시설이나 녹지확보, 소형주택 공급 등을 통해 기여를 했을 경우 용적율을 완화해 적용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키로 했음.

또한 정비사업으로 시행하는 공동주택의 높이에 대한 기준도 마련되었는데, 해발 100m 이상 지역인 고지대는 20층 이하, 해발 100m 미만의 저지대는 30층 이하로 높이가 제한됩니다. 또 바닷가에서 50m이내 해변지역은 20층 이하, 바닷가에서 50~100m 이내 해변지역은 25층 이하로 건물높이가 제한되게 되었습니다. (현 비치 재건축 움직임에 있어서 40층 고층은 안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종변경은 협상의 대상이 되겠지만, 높이는 아닐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남천사랑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다음은 상기 언급 드린 지침이 발효된 이후 처리된 두 가지의 경우를 예로 들어 부산시 재건축 정책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산시 재건축 사례가 적어서 상기 지침 발효된 이후로 결정된 사항을 찾아보니 두 가지가 있었기에 두 가지 내용만 언급드림)

첫번째 사례로는 2004년 말 지구단위 계획 구역지정이 통과된 사상구 엄궁주공아파트로 282.84%의 용적율을 적용 받았습니다.(공공시설 도입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받은 결과임)

두번째는 남구청이 태평양아파트 재건축 조합측에 단지내 길이 110m, 너비 8m의 시유지 도로를 그대로 두면 용적율이 떨어져 재건축 설계가 불가능하다는 조합측 의견을 받아들여 아파트 대지로 포함해 재건축 사업승인한 사례입니다.

부산시의 재건축에 대한 정책은 언급드린 것 말고도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타지역과 비교하면 굉장히 우호적 이랄수 있습니다. 신문, 뉴스에 나오는 재건축에 대한 억제 정책은 부산지역이 아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문제가 많다고 보시면 맞을 것입니다. 정보에 대한 분별력이 요구되는 대목입니다.

다들 경제 힘들다고 합니다. 부산지역은 더하다고 합니다. 건설은 내수시장을 활성화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현재 부산에서 진행하는 몇곳의 재건축사업은 거의다 서울의 대형건설업체가 맡고 있고, 또한 맡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돈이 부산에서 머물지 못하고 역외로 빠져나간다는 소리입니다.

물론 대형건설사에서 지으면 브랜드 가치로 인한 가격에 많은 영향을 주는것은 사실이지만, 컨소시엄 형태로 부산지역의 건설업체도 일정부분 참여하게 한다면 부산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여도를 감안해 좀더 좋은 쪽으로 갈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은 이만 줄일까 합니다.

졸필 읽어주신 모든분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희망을 부둥켜 안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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