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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역 '춘천가는 기차' 추억 속으로…
[조선일보 2008-02-14 03:09:30]

경춘선 신공덕·화랑대역 없애고 망우~갈매 연결 민자역사 사업 상반기 추진… 철길터는 공원으로
"춘천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오월의 내 사랑이 숨 쉬는 곳/ 지금은 눈이 내린 끝없는 철길 위에/ 초라한 내 모습만 이 길을 따라가네~"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성북역에 들어서면 김현철의 노래 '춘천가는 기차'의 선율이 귓가에 들려올 것만 같다.

지하철 승강장 옆으로는 철길 높이와 거의 비슷한 경춘선 승강장이 놓여있다. 남춘천과 청량리를 오고가는 한 시간의 한 번 꼴의 무궁화 열차 시간이 되면 이곳은 여행 떠나는 연인들, 보따리를 머리에 인 할머니들, 아쉬움 가득찬 표정으로 부대로 복귀하는 군인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성북에서 노원구 월계·공릉동을 거쳐서 남양주로 이어지던 경춘선 철길이 이르면 2010년 말 통째로 남쪽으로 옮겨지기 때문이다. 서울 노원구(구청장 이노근)은 이에 맞춰 역사 주변과 철길 터를 산뜻한 녹지공간으로 바꾼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낡은 성북역사도 번듯한 민자역사와 북적이는 역세권으로 바꾸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경춘선은 아파트 숲과 주택지역을 아늑하고 소박한 단선 철길이 천천히 달리는 모습은 아름다웠지만, 곳곳에 있는 건널목 때문에 사고 위험과 불편도 적지 않았다. 무인 간이역인 신공덕역은 이름만 남아있는 '죽은 역'으로 비둘기·통일호가 사라질 때 함께 자취를 감췄다. 육군사관학교의 관문 격인 화랑대역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지만,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때문에 온전히 남게 됐다.
◆초라한 성북역 현대적 역사로 변신

성북역의 민자역사 건립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성북역 민자역사 건립계획은 1996년부터 추진됐지만, 사업자가 IMF때 자금난을 겪는 등 여러차례 바뀌면서 진척이 더뎠다.

노원구는 "민자역사 건립과 철도부지의 역세권 개발을 함께 묶는 마스터플랜을 사업주체인 코레일 및 서울시와 함께 짜기로 했다"며

"성북역 민사역사 사업도 금년 상반기 본격 추진된다"고 말했다.
전체 사업부지 38만3751㎡중 14만9000㎡은 주상복합 등이 들어서는 역세권역으로, 나머지 15만7750㎡가 민자역사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노원구는 또 주민 민원이 많았던 역 구내의 시멘트 임시 저장고와 화물 적치시설을 옮기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과 협의 중이다.

◆노원구 "푸른 교육테마 공원" 만들 것

경춘선 철길과 '작별'을 앞둔 노원구는 이 자리를 '푸르름'과 '교육'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민다는 청사진을 만들었다. 우선 철길 터에 주변 녹지까지 포함한 21만㎡ 규모의 공원을 가꾸기로 했다. 성북역에서 경기도와의 경계점에 이르는 6.3㎞ 구간의 길쭉한 모양의 대형 녹지공원이 만들어지는 것.

중랑천 건너 하계동 구간의 경우 숲이나 다름없는 푸르른 녹지대가 형성돼있는 등 기차길 주변은 지금도 곳곳에 조경이 잘 돼있다. 노원구는 철길이 뜯긴 뒤 3년 정도면 공원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원구는 문화유산인 화랑대역은 역 건물과 승강장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일부 구간에는 철길을 남겨 강원도 정선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레일바이크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철길변 낡은 불량주택에 대한 주거환경개선사업도 벌어진다.

이노근 노원구청장은 "교육특구라는 지역 특성에 맞춰 '교육'을 테마로 다양한 분야의 학습·생태공간을 들일 계획으로 서울시립대에 연구 용역을 맡겼다"고 말했다.

@chosun.com]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