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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가 춤바람이 났나?
[노컷뉴스] 2007-07-10 08:19



[[아침카페]]
서울 옆 동네, 인구 백만의 고양시가 춤바람이 났나 보다. Let's Goyang을 하고 있다. 믿기지 않으면 고양시 홈페이지에 가보자. Let's Goyang? 고양시가 2006년 4월부터 쓰는 '새 도시 브랜드 슬로건'이다.

상표 등록도 한다고 한다. 웃기는 이야기다.

'원어'로는 'Lead the Ecological city & Turn to the Ubiquitous and Self-sufficient city'라고 한다. 그 '의미'는 '문화&환경의 중심도시인 고양시로 Tour를 권장한다는 뜻과 함께 생태환경과 첨단 지식기반의 자족도시로서 미래를 선도'한다는 뜻이라고. 설명을 들어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

고양시에 속한 일산에 KINTEX라는 대형 컨벤션 센터가 생겼다는 말을 들었다. 아마 국제회의가 열리는 국제도시라서 영어로 '도시 브랜드 슬로건'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들어낸 말 같기는 한데… 글쎄?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고양시의 '원어' 해설을 억지로 따라서 그 머리 글자를 모아보아도 'Let us' 밖에 설명이 안 된다. 줄여서 Let's ~, ~ 무엇을 하자라는 뜻이다. 그 다음에 오는 말 goyang, 즉 "goyang을 하자"는 것이 고양시의 '도시 브랜드 슬로건' 'Let's Goyang'의 뜻일 수밖에 없다.

영어에는 단연코 'goyang'이라는 동사는 없다. 글로벌 시대에 글로벌한 스케일로 억지를 부린다면 goyang은 말레이 말로 '다리를 흔들다' 또는 '춤을 춘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고양시의 '새 도시 브랜드 슬로건'은 '우리 다리를 흔들어 보자'의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www.lets-goyang.com에 가보라. 고양의 국제화는 결국 춤바람인가? 선 무당의 영어 실력으로 거창한 '도시 브랜드 슬로건'을 만들다 보니 나온 웃지못할 희극이다. 'Let's Goyang'---안정효 선생식으로 말하자면 '꼴갑 영어'다.

차라리 'Let's Go, Yang' 이렇게 쓰면 그럴 듯한 억지가 되기는 하는데. Yin and Yang, 음양, 영어 사전에 나올 만큼 잘 알려진 말이다. 고양시를 역동적인 'Yang'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우길 수도 있을 것이다.

'브랜드 슬로건'이라는 말도 영어가 아니다. slogan이라는 말은 원래 군인들이 전쟁터에서 지르는 함성이라는 뜻이다. 지금은 짧은 광고 문안이나 주장을 담은 말이다.

고양시가 웬 슬로건이 필요한가? 미국의 도시들은 애칭 (nick name)은 있지만 행정적인 선포로 무슨 슬로건을 내세우지 않는다. 뉴욕은 Big Apple, 로스앤젤레스는 the City of Angeles, 시카고는 Windy City…. 도시의 역사나 자연 환경에 따른 자연스런 이름이다.

한국의 지방 자치 단체에서도 "브랜드 슬로건"을 만드는 것이 유행인 듯하다. 그것도 영어로. 우선 왜 슬로건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자. 꼭 영어로 무언가 해야겠다면 최소한 말이 되는 영어로 하자.

김지영(재미변호사) jkym@yahoo.com 데일리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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