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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강북을 강남 대체 신도시로




이른바 '분당급 신도시'를 둘러싼 혼란과 시장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660만평 규모의 '동탄2지구 신도시'를 '분당급 신도시'로 서둘러 발표했다.

이용섭 건설부 장관은 "신도시가 강남을 대체한다는 얘기는 '거리의 대체'가 아니라 '기능의 대체'를 의미한다"면서 강남 수요의 흡수를 자신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한 편이다.

'분당급 신도시'가 아니라 '동탄급 신도시'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장의 평가다.

건교부뿐 아니라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국세청 경기도 등이 공동으로 국민들의 의문사항에 답하기 위해 만든 문답자료만 봐도 꽤 걱정했던 흔적이 역력하다.

경부축에 신도시가 집중돼 교통체증을 가중시키는 것은 아닌지, 수도권 신도시 추가 건은 참여정부의 국가 균형발전 시책에 역행하는 것은 아닌지, 동탄2지구 신도시 입지가 강남 수요를 흡수하기에는 미흡한 것이 아닌지 등을 정부 스스로 묻고 있다.

답변은 옹색하기만 하다. 교통대책은 '선교통, 후입주' 원칙을 철저히 지켜 모든 교통망을 완벽하게 추구해 기존 신도시 수준 이상으로 구축하겠다고 장담하나 막대한 예산을 어떻게 확보하겠다는 것인지는 전혀 설명이 없다.

시중에서는 한나라당이나 통합신당 대선후보가 '동탄2지구에 분당급 신도시를 건설해 강남의 주택수요를 흡수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다면 정부는 답변자료를 거꾸로 바꿔 반박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돌고 있다.

물론 주택공급 확대를 통해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1989년 시작된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건설(200만가구)은 자재난 등 부작용도 있었지만 2~3년 후 집값 안정에 큰 기여를 했다.

최근 몇 년 새 발표된 신도시를 보자. 양주 파주 김포 검단 등 강북ㆍ강서지역에도 없지는 않지만 판교, 광교, 용인 흥덕, 화성 동탄1ㆍ2, 평택, 아산, 행정복합도시 등 경부고속도로 선상에 집중돼 있다. 정부의 장담대로 완벽한 교통망을 갖추기까지는 막대한 자금과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상당수 전문가는 일본의 도심재생프로그램을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인구감소 등에 따른 주택수요 등을 고려할 때 수도권 간선도로축에 주렁주렁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 못지않게 도심재개발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주택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요즘 한국 건설업계에는 낡은 아파트단지를 오피스ㆍ주거ㆍ상업용 초고층 빌딩으로 개발한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나 아크힐스 견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남'을 대체할 최적의 지역은 '강북'이라는 역설적인 주장을 내놓고 있다. 서울시도 강북지역 업그레이드 전략인 '유턴 프로젝트'를 마련해 강남 집값을 잡고 서울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턴 프로젝트'의 기본개념은 주택지로 좋은 환경을 갖게 된 용산민족공원, 뚝섬, 서울숲, 한강 주변지역 등을 쾌적하고 살기 좋은 고급주택지로 개발해 강남 주택수요를 강북지역으로 유턴시킨다는 것이다. 또 이를 은평 미아 도봉지역까지 확대해'유(U)'자 형태로 강북 전역을 업그레이드 해 나간다는 것이다.

사실 서울 강ㆍ남북 아파트가격 차이는 서울과 지방도시 아파트 가격처럼 단순한 것이 아니라 지역ㆍ계층간 위화감을 느낄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강남 4구'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평당 2794만원으로 '강북 7구'의 961만원보다 무려 1833만원이 높은 수준이다. 현 정부 출범 초기까지만도 이들 지역의 평당 가격차가 770만원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참여정부는 강남 주민들을 큰 부자로 만들어 준 셈이다.

누구나 선호하는 좋은 주거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파트 자체보다는 교통 교육 문화 환경 등 기반시설과 직주(직장과 주택) 근접성이 뛰어나야 한다. 강북지역은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됐지만 새로 조성되는 신도시보다 훨씬 훌륭한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 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얼마전 한국을 방문해 서울의 개발현장을 둘러봤던 일본 일간공업건설신문의 이쓰카 히데키 사장이 "일본 도심재개발의 성공요소 가운데 정부의 규제 완화와 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고 밝혔듯이 강북을 강남 대체 신도시로 개발하는 데 서울시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형식 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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