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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10일 (금) 18:42 한국일보

정부 부동산 공급대책 추진… 강남 재건축도 완화?




자고 나면 오르는 서울 및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신도시 건설 등 장기대책 뿐 아니라, 서울 강남권 공급 확대 등 단기대책도 병행돼야 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도시 개발의 경우 공급이 빨라야 3년, 입주는 5년 정도 걸리는 장기 대책인 것을 감안, 당장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집값 불안의 진앙지인 강남권의 매물이 활발하게 나올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가장 확실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으로는 강남권 재건축 규제 완화가 꼽히고 있다.

은평 뉴타운과 파주 신도시 고분양가 사례에서 보듯 서울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에만 아파트를 대량 공급하는 것으로는 수도권 전역의 집값만 요동치게 만들뿐 서울지역의 부동산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질의 아파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유일한 대안은 수도권 외곽이 아니라 이중 삼중으로 묶여있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 투기 방지 대책을 전제로 공급 확대방안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서울 시내 대부분의 재건축 아파트는 용적률 200%인 2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한다.

2종 일반주거지역에 있는 재건축대상 아파트를 3종으로, 3종은 주상복합을 지을 수 있는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종을 상향시켜주면서 용적률을 늘려주면, 신도시 1~2곳을 굳이 개발하지 않아도 양질의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일시적인 종 상향으로 인한 용적률 증가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급등할 우려가 있지만 개발이익환수법을 더욱 강화하거나 개발이익환수법에 필적한 만한 새로운 법을 제정해 조합원들의 이익을 최소화하면 투기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앤알 박상언 대표는 "집값 상승의 진앙지로 인식되고 있는 강남 재건축 단지를 애써 외면한 정책은 집값 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또 일시적인 양도세 감면 대책도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해 집값 하락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주택관련 세금을 중과하면 세금 부담으로 매출이 증가해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은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

서울 강남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연말이 가까웠지만 내년부터 적용되는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거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8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1가구 2주택자 대부분이 집을 팔기보다는 장기 보유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밖에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2003년 12월 31일 조합인가분부터 사실상 전매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는데, 조합원들로부터 재건축아파트를 매입한 당사자가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어 매물 기근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혁 기자 hyuk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