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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학봉·산업부 hbcha@chosun.com
입력 : 2007.07.31 00:39

▲ 차학봉·산업부
“주택 건설이 도대체 얼마나 줄어들기에 건교부가 실적을 감추는 거야?”

최근 만난 한 주택연구소 연구원은 7월이 끝나가는 데도 건교부가 지난 1월의 주택건설 실적조차 발표하지 않는다며 이런 의혹을 제기했다.

건교부는 작년 말까지만 해도 각 시·도별로 주택건설 실적을 취합, 매월 발표했고 인터넷으로도 공개했다. 주택건설 실적은 현재 시장의 동향은 물론 향후 전세와 매매시장을 예측하는 데 필요한 기본자료. 학자들이 연구논문을 쓸 때나 주택업체가 사업계획을 세우는 데도 필수적이다.

또 다른 연구원은 “정부가 통계를 발표하지 않아 주택시장을 전망하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이 됐다”고 푸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택 통계 은폐·조작설이 확산되고 있다. 주택업체 한 임원은 “지난해 주택공급이 200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도 주택공급이 계속 줄자 아예 자료를 은폐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주택 실적을 부풀리는 ‘통계 마사지’를 위해 건교부가 시간 끌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건교부는 엉뚱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기자가 주택 실적 발표를 미루는 이유를 묻자 건교부 담당자는 “청와대가 주택통계를 과학적으로 관리하라고 지시,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통계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스템이 구축되면 그때 정확한 통계를 알려주겠다는 것. 하지만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들은 많지 않다.

지금도 각 시·도가 매월 주택건설 실적을 건교부에 보고하고 있어 계산기만 두들겨 봐도 주택건설 실적을 발표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엉터리 주택 정책으로 집값을 잔뜩 올려 놓은 건교부가 통계로 장난을 친다는 불신까지 사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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