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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조건부 매물 주택시장 `복병`

[매일경제 2007-07-23 16:56]



지난해 9~11월 급증했던 처분조건부 대출 만기가 다가오면서 하반기 부동산시장을 좌우할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처분조건부 대출은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은 사람이 투기지역의 아파트를 추가로 구입할 때 1년 안에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한다.

결국 지난해 9~11월에 처분조건부 대출로 아파트를 구입했다면 올해 10월까지는 기존 아파트를 팔아야 하는 셈이다.

최근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연내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하는 처분조건부 대출 물량만 무려 4만6000건에 이른다.

3월 이후 현재까지 아파트 거래가 많지 않아 적어도 4만건 이상이 처분조건부 대출 물건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이들 처분조건부 매물은 양도소득세 압박도 크다. 주택 신규 취득으로 2주택자가 되고 1년 내 기존 주택을 팔지 않으면 양도세가 50%로 중과된다.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갖추고 1년 내에 판다면 한 푼도 물지 않을 양도세가 자칫 수천만 원을 넘어 억원대에 이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4만6000건 중 절반 정도만 시장에 매물로 나오더라도 엄청난 물량"이며 "보유세 회피 물량보다 처분조건부 매물이 더 많고 가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양도세 부담을 고려하면 10월 이전에 파는 게 절대적으로 이익이기 때문에 이들 물량이 8월 말을 전후해서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건수는 지난해 8월 5827건에서 9월 1만1477건, 10월 1만6827건, 11월 2만884건 등으로 급증했다.

수도권 전체로도 9월 1만8552건에서 9월 3만5540건, 10월 4만6482건, 11월 6만2864건 등으로 폭발적으로 거래건수가 늘어났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일시적 1가구 2주택자 또는 처분조건부 대출이라는 게 정부와 부동산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한광호 시간과공간 사장은 "한두 건의 거래가 시세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처분조건부 대출이 급매물로 시장에 나온다면 시세를 떨어뜨리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