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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부터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에 집보러 다니는 아줌마들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5~6월 급매물을 중심으로 `반짝 경기`를 보였을 때와 비슷한 현상이다. 당시에는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시장 분위기를 이끌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재건축시장을 들뜨게 하고 있다. 대선에서 그가 승리하면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름하여 `이명박 효과`다.

`이명박 효과`를 제대로 가늠하기 위해서는 과거 발언부터 챙겨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장이었던 2005년 6월 이 후보는 "정부 정책이 강남 아줌마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나 같으면 이렇게 안 한다`는 의미가 함축된 발언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구체적인 발언이 잇따랐다. 지난 5월 10일에는 "1가구1주택 장기보유자와 은퇴자에게는 종부세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9월 15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는 "기존 도시 고층화가 신도시보다 낫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차기 정부 부동산정책은 지금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첫째, `규제만 풀리면 집값이 다시 오를까`라는 원초적인 의문을 가져봐야한다. 분명 일부 재건축단지는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겠지만 전반적인 집값 상승을 기대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돈줄(대출)이 막혀 있다.

둘째는 규제 완화 시점이다. 이 후보는 언제까지 규제를 풀겠다고 한 적이 없다. 집값 급등이 뻔한 상황에서도 규제를 풀어줄 것이란 기대는 너무나 순진하다. 마지막으로는 규제 완화 목표다. 이 후보의 기본 방침은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 용적률 등 재건축 규제 완화가 수단이라면 최종 목표는 `집값 안정`이다. 목표를 파괴하는 수단은 의미가 없다.

물론 중요한 변수가 남아 있다. 대형 건설사 CEO로 이름을 날렸던 이 후보의 `자신감`이다. 사람은 자기 전문 분야에서도 실수를 범한다. 대개는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