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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간 고놈의 성미 고약한 건 알아줘야 한다.

가을도 채 가기 전에 뭐가 그리 급한지 불쑥 들이닥친 겨울 말이다.

통성명도 없이 다짜고짜 추위부터 디 민다.

악수부터 나누고 시작하는 인사법 따윈 본디 들어본 적도 없다는 투다.

 그렇다고 지레 겁먹을 것도 없다.

한번 겁먹기 시작하면 한없이 무시하고 드는 게 그쪽세계의 되먹지 못한 습성이다.

대놓고 정면 돌파가 최선의 대처법이다.

 가슴을 쫙 펴고 배를 쑥 내미는 거다.

그리고 목청껏 소리 지르는 거다.

겨울아 덤벼라. 어디 한번 해볼 테면 해봐라. 라고 말이다.

 온 데가 불황이라 소소한 지출도 망설여지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그런 때에 투자를 한답시고 뭉텅이 돈을 성큼 지출하기는 여간 어려운 결정이 아닐 것이다.

하물며 최소 수억 원에 이르는 집을 사기는 정말이지 웬만한 용기가 없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앞이

캄캄해서 이익은커녕 손해가 날지도 모를 판에 말이다.

 고점에 비해 집값이 반 토막이 나다시피 하더니 바닥 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지도 오래다. 수년전 금융위

기까지 거슬러 집값 추이를 분석해 볼 때 적어도 바닥은 아니라 해도 바닥 언저리에 이른 것만은 누구도 부

인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도 확신을 갖기에는 망설여지는 게 현실이다. 그만큼 골이 깊고 전망이

투명하지 않은 탓이다.

 시장은 지금 숨 고르는 중이다.

아니, 실상은 급하게 내달은 일이 없으니 숨 고르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그냥 움직임을 멈추고 제자리에 섰다는 게 옳은 표현이다.

무료하기가 이를 데가 없어 주체하기 힘든 하품을 억지로 손으로 틀어막는 게 일이라면 일일 정도다.

 대책 이전 가격의 매물은 소리 소문 없이 팔리던 시장이다.

요란법석이지는 않아도 급매물을 겨냥한 매수세는 끊이지 않고 기웃거리며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전화통

이 간간히 울어대며 그런대로 입에 군내 날 틈이 없었던 것도 그들의 급매물에 대한 끈질긴 관심 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주택시장이 깊은 시름에 빠졌다.

9.10대책 이후 강남권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반짝 상승했던 집값은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섰다. 돌아서기

만 한 게 아니다. 일부는 더 빠졌다. 물론 거래는 몰라보게 줄었다. 급매물만 끊어질 듯 간신히 명맥을 이

어가는 정도다.

취득세 시한을 한 달 남기고 사실상 약발을 다했다는 평가다.

 대통령선거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대선주자들이 부동산관련 공약을 입에 담기를 주저하는 탓이다. 내놓

는 공약이 하우스푸어 대책, 전세난 해소, 임대주택활성화 방법 등 집값이 떨어질 경우를 대비한 서민 복지

대책이 전부다. 섣부른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부자들 편만 든다는 역풍을 맞을까 조심하는 표정이 역력

하다. 자칫 표를 얻기는커녕 뭉텅이로 표를 잃기 십상인 때문이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예전의 대선 판처럼

한판 굿으로 들썩이던 기대는 일찌감치 접는 게 나을지도 모를 일이다. 되레 썰렁해지지 않으면 다행이다.

 개포지구에 이어 둔촌주공이 소형평형 30%를 적용한 정비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둔촌주공이 급매물 중심으로나마 매수세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요인이다.

 공공성 확대를 위해 전용 60㎡ 이하 소형 주택 비율을 당초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서울시 승인을 통과할 가능성이 한결 높아졌다. 이르면 12월 초 도계위에 상정돼 통과여부가 판가름 날 전

망이다.

 이번 변경 안은 지난 8월 29일 서울시 도계 위 2차 소위 결과를 반영해 소형 평형 비율을 30%로 늘리되

세부적인 사업내용을 조정한 두가지안을 담았다.

 먼저 용도지역 상향 없이 용적률을 284.81%에서 250%로 낮추되 기부채납비율을 15%에서 12.83%로

줄인 1안이 있다. 이 경우 재건축 후 1만269가구를 짓되 이 가운데 전용 60㎡ 이하 소형은 3089가구

(30.1%)를 배정한다. 5개 단지 14개 마을공동체로 구성되며, 문화 사회복지시설을 유지하는 안은 빠졌

다.

 2안은 3종 주거지로 상향하는 것을 전제로 기부채납비율 15%, 용적률 273.9%를 각각 적용하는 방안이

다. 용적률 284.81%를 일괄 적용하는 당초안과 달리 북측 개발제한구역에 인접한 A2구역은 용적률

250%, 나머지 A1구역은 285%를 각각 적용하는 절충안이다. 총 1만1066가구를 건립하되 소형은 3326

가구(30.1%)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대지 7563.7㎡ 규모 강동 구문화회관(여성회관)을 기부채납 한다는

점도 1안과 다르다.

 하지만 서울시 소위에서 논의됐던 특별건축구역 지정에 대해선 조합측이 거부의사를 밝혔다. 구역지정을

위한 주민 의견 조율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일단 서울시와 견해 차이가 심했던 소형 30%룰을 조합이 수용했기 때문에 승인절차를 통과할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1, 2안 모두가 일반분양분이 4000세대가 넘는다는데 있다.

그것은 둔촌주공이 투자가치가 높다는 배경이기도하다. 탁월한 입지뿐만 아니라 대량의 일반 분양분은 조

합원들의 부담을 현저히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일반분양분 여부는 재건축 투자가치 평가의 핵심중의 핵심

에 속하는 부분이다. 일반 분양분이 적어 종 상향이 아니면 재건축이 불가능하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천신

만고 끝에 종상향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일반분양분이 크게 늘지 않아 조합원들과 끊임없는 갈등을 겪고 있

는 송파구의 어느 재건축 단지가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거기에 서울시가 요구한 소형 30%룰을 수용함으로서 둔촌주공 재건축 진행은 가일층 속도를 내게 됐다.

2년 내 관리처분인가가 가시권 내다. 조합원들의 만족이 그것을 이뤄낼 것이다. 유래 없는 오랜 침체 속에

서도 투자자들의 발길이 멈추지 않는 둔촌주공의 숨겨진 비밀이다. 저력이다.

 대선 때문에 민감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문제가 외려 뒤로 밀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경제 전체에 활력을 불어 놓아야한다는 요구는 점차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한 시대적 요구 앞에 정

치권과 언론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필시 사필귀정이다. 대선이후 그러한 시도가 구체화 될 것으

로 보는 이유다.

 실례로 보금자리주택의 임대로 전환해야한다는 업계의 요구는 이제 보편적 이슈가 된지 오래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유예 법 시행을 기점으로 강남권재건축시장을 살려 주택시장을 살리는 불쏘시개로 활용해

야한다는 여론이 주택시장 저변에 자리 잡으면서 박원순 시장의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케케묵은 이분법적인 사고에 앞서 시민들의 쾌적한 삶에 대한 가치가 우선이라는 질타의 목소리가 거세지

는 것도 그가 곰씹어야할 대목이다.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는 까닭이다.

고지가 코앞이다. 8부 능선이 가장 힘든 법이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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