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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이지, 이처럼 아름다운 모습이 또 어디 있을까싶다.

가을비에 젖은 늦가을 정취가 가히 절정이다.

 우수수 낙엽비가 흩날리는 풍경은 아예 통째로 서정시 한권이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로 시작되는 구르몽의 시가 울고 갈 지경이다.

 인생으로 치면 황혼이다.

황혼에 아낌없이 제 몸을 불사른 격이다.

그렇게 세상을 황홀경에 빠트린 것이다.

그 깊은 이타심에 가슴이 찡하다.

목숨이 경각에 달려 제 앞길 가기에도 부족할 판에 말이다.

 황혼은 한물간 거라는 속설은 한낱 부질없는 소리다.

정열은 여전히 살아있다.

제 몸을 불살라 세상을 황홀케 하는데도 더없는 용기와 희생 없인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황혼이다.

가슴 절절한 황혼이다.

 한시도 바람 잘 날이 없는 게 부동산시장이다.

온갖 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날이 갈수록 나아지기는커녕 더 휘청대니 탈이다.

정부의 9.10 대책을 전후해서는 바닥논쟁이 뜨겁더니 그것도 한순간이다.

 약발이 받느니 반짝 효과니 뒷말이 무성하면서도 한동안 거래가 꾸준하다가 이내 식어버린 시장이다. 가

까스로 정상을 찾는다 싶었는데 금 새 수심이 가득하다.

 이번엔 환율전쟁이다.

원화 값 약세에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소식이다.

 지금 글로벌 경기는 대공황 수준에 버금가는 대 불황을 겪고 있다. 각국은 이런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

해 발버둥치고 있다. 수입제품 관세를 올리는가 하면, 자국제품에 대한 각종 보조금 등을 퍼부으면서 보호

무역주의 망령을 불러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호에서 “1930년대 스타일의 보호무역주의로

까지는 안 갔지만 보조금, 수출금융, 세금감면, 소송 등을 통해 무역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글로벌 환율전쟁이다. 서방 언론은 “이번 환율 전쟁이 2008년 금융위기를

훨씬 능가하는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며 중국과 아시아 경제는 이 위기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

했다.

 원화 값은 이미 달러 당 1100원선이 깨졌다. 올해 들어 6% 절상됐다.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강세

추세다.

 그렇지 않아도 저성장 불황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초강세로 가면 우리에겐 재앙이다. 수출비중이 높은 우

리경제의 구조를 감안하면 실로 아찔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가격경쟁력 싸움에서도 마찬가지다. 기

술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올리고 비용을 낮춰나가야 하겠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 일이다. 수십 년 공든 탑

이 하루아침에 도로 아미타불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양적완화니 하는 강대국들이 돈을 무더기로 찍어내서 비롯된 일이다.

그야말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다.

 한동안 기대감에 불콰한 얼굴이 몰라보게 수척하다.

9.10대책이후 추석이 지나는 동안 2~3천만 원이나 올랐던 가격은 슬금슬금 내리더니 아예 대책 전 가격

주변을 맴돈다. 몰라보게 냉정해진 매수세는 대책 전 가격과 비교하는 재미가 솔솔 하다. 한 푼이라도 더

주고 사는 것은 추격매수라며 자존심을 들먹이기 일쑤다.

묘한 것은 그러면서도 저가매물은 팔리는데 있다. 뜸해진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매수세가 발길을 아주

딱 끊은 것도 아니다. 대책 전 가격수준의 급매물은 시장에 머물 틈이 없다. 날개 돛인 듯은 아니라도 지체

할 틈을 주지 않고 팔려나가는 때문이다.

 내수경기를 살리는 데는 부동산 말고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분석 형 투자자들이 그들이다.

경제가 미궁에 빠지면 빠질수록 부동산시장에 칼을 빼들 수밖에 도리가 없을 것이라는 계산법이 그들을 움

직였을 것이다. 거기에 9.10대책 전 가격 수준을 바닥시세로 본 것이다.

 중대형으로 갈아타는 수요자들도 바빠졌다.

집값하락으로 중대형이 소형에 비해 하락폭이 월등한 때문이다.

지속된 소형의 가치 상승과 중대형의 가치하락으로 가격차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또한 중형의 급격한 인기하락으로 최근 중형물량의 공급이 줄어드는 것으로 볼 때 향후 중대형가격이 반등

할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이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환율전쟁 여파는 한동안 시장을 옭아매기 십상이다.

내수경기 위축으로 부동산경기가 심각한 지경에 이를지도 모를 일이다.

부동산시장은 지금 유사 이래 가장 큰 시련에 직면해 있다.

침체의 골이 워낙 깊어 웬만한 정부의 정책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지난 9.10대책이 반짝 효과를 내는 듯싶다가 이내 주저앉은 것이 그 반증이다.

강남권재건축시장의 급매물을 동나게 한 게 유일한 성과일 정도다.

그러나 되레 반전의 기회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위기 속에 기회가 공존한다는 교과서 같은 얘기를 하고자하는 게 아니다.

절박한 상황일수록 선택의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 살리기가 최우선 과제일 때 과연 어떤 카드가 있을지 역 추적하면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주식시장 주변에서 일고 있는 바람이 그것이다.

내수회복의 돌파구는 집값 반등에 있다는 것이다.

인위적인 부양책은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 정부도 시시각각 조여 오는 위협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환율전

쟁으로 최악의 상황에 이르면 결국 부동산시장회복에 기댈 수밖에 도리가 없을 것이다. 경기부양에 따른

부작용보다 당장 발등의 불끄기가 화급할 것이다. 이것이 위기 속에 기회가 공존한다는 논리의 실체이다.

사정이 그렇다고 강대국처럼 돈을 마구 찍어낼 수도 없는 일 아닌가 말이다.

 먹구름이 밀려온다는 것은 극약처방의 시기가 다가온다는 또 다른 표현이다.

경기부양책으로 부동산시장이 어느 정도 효과가 미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더 이상 추락을 막는 효과는 분명할 것이다.

한발만 삐꺽하면 천 길 낭떠러지로 추락할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목숨을 담보로 도박판을 벌일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이 무너지면 경제가 온전할 수가 없다.

내수회복의 돌파구는 집값 반등에 있다.

화급한 경제 살리기의 해법 또한 부동산시장 회복에 있다.

부동산시장이 결코 좌절하지 않는 까닭이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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