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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겨울비가 앙상한 나무가지며 노랗게 물든 잔디밭을 적시고 있습니다.

통유리 창밖, 아직 깊은 새벽잠에 빠진 채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아파트 단지가 추적대는 겨울비로 을씨년스럽기 조차 합니다.

매일 새벽 단지내 스포츠센타 러닝머신 유리창을 통해 펼쳐지는 둔촌주공의 풍경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눈이와서 쌓였다가 녹았다 그리고 비가왔다 개었다. 겨울이 가고 연녹색을 앞세운 온갖 꽃동산 봄이옵니다.

라일락꽃이 질 무렵, 짜증스런 장마를 앞세워 다시 여름이오고, 새파란 나뭇잎에 노란 새치가 보이기 시작하면, 둔촌주공의 화려한 가을이 찾아옵니다.

천지가 단풍잎으로 붉게 물들어 내장산 설악산을 방불케하는.

그리고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고 또다시 동장군이 찾아오고. 20여년의 새벽을 런닝머신에서 그렇게 열고 함께한 둔촌주공, 도심 속 정원에 초대합니다.

둔촌주공의 사계로 각박하고 메마른 정서를 달래고 씻어갑니다.

오늘처럼 을씨년스런 겨울날, 생전 봄이 올것 같지 않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3월이 오면 연두색 희망을 앞세우고 어김없이 또 봄은 온다는 것을.

[출처] (둔촌주공 하나공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