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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는 원래 이러지 않는 법이거든요.

초반부터 기를 쓰는 게 어째 오버한다 싶어서요.

가뭄으로 쩍쩍 갈라지는 땅바닥에 30도가 넘는 폭염을 쏟아 붇다시피 하니 말이죠.

인정머리가 없는 건지, 철딱서니가 없어선지.

어쨌거나 여름초장부터 혼꾸멍나는 중입니다.

 가뭄에, 폭염에, 단박에 후다닥 해치우고는

그 긴 여름날은 대체 무엇으로 채우려는지.

하여간 선무당이 사람 잡는 데는 뭐 있다니까요.

선수는 원래 이러지 않는 법이거든요.

 장고 끝에 악수랄까.

벼르고 별러,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를 핵심으로 한 주택거래 정상화방안을 내 놓았는데도 주택시장은 눈

썹하나 까딱하지 않습니다.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소리와 뜸 들이다 때를 놓쳤다는 소리는 있어도 약발 듣

는 다는 소리는 대책이 나온 지 한 달이나 지난 여태껏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개발에 편자 신세를
면키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활성화는커녕 되레 침체가 가중된 시장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정부가 후속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싸안았

습니다.

대통령이 나서 DTI해제는 시기가 아니라는 말 때문인지 DTI해제를 빼고 쓸 수 있는 카드는 모조리 담겠다

는 계획입니다.

 분양가 상한제에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2년간 유예 안에다, 잘하면 취득세 완화와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

안까지 제법 보따리가 묵직합니다. 상황이 워낙 위급한 판이라 금리인하카드를 더 챙겨 넣을지도 모릅니

다.

 하지만 케케묵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2년 유예 안으로 사태를 봉합하기에는 불길

이 번져도 너무 번졌습니다.

주택시장의 침체가 소비위축으로 이어진데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쳐 웬만한 처방으로는 외려 상처만

키우기 십상입니다.

암세포가 몸 전체로 퍼질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판에 간단한 구급약 처방으로 중병이 낫기를 바라는 꼴이란
것이죠.

극약처방도 불사할 판에 말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다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로 노인가구가 늘어나고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

반에 이르는 등 인구 구조 변화가 겹친 결과입니다. 대형아파트 수요 감소를 비롯해 주택시장이 근본적으

로 바뀌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대출금 부담이 가계를 위협하는 상황이 되면서 빚 갚기를 포기한 하우스푸

어가 가계부채 시한폭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출 등을 갚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겨지는 부동산 물건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집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에 이어 스페인까지 부동산 거품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부동산시장 거품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

고 있습니다. 위기 때마다 불거지는 일본의 전철을 밟는다는 얘기에서부터 가계부채 조절을 위한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정부역할 론까지 뜨거운 논쟁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체적인 전문가들은 한국과 스페인은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일본의 전철을 밟지도 않는다는 것이고요.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데에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GDP 대비 가격이 3배가 넘으면 거품이라고 보고 국내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일각의 주장이 없지

않으나 지방은 수도권 집값의 3분의 1 정도라 강남이나 특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높은 지역에서 불경

기로 인해 조정을 받는 것이지 거품이 낀 것이라 보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거품은 가격이 급락해야 하는 것이고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는 것이라며 국내 집값이 스페인처럼 과하게

올랐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거래 침체에 가격 하향화 추세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당분간 주택으로 돈 벌기는 접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강남권재건축은 재건축전에 싸게 사서 좀 남을까 싶어 기웃거리는 실정인데 그마저도 집값이 오르

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거래가 뚝 끊겼습니다.

남기는커녕 손해날지도 모르는데 웬 투자냐는 거죠.

어쩌다 급매물로 강남권에 집을 장만하겠다는 실수요자가 고작입니다.

 하지만 당분간 아주 당분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불안심리에 수요가 부쩍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재건축을 염두

에 두고 주판알을 굴리는 이들도 적지 않은 때문입니다.

실수요든 투자자든 입지가 좋고 대단지인 강남권재건축은 대기수요가 만만치 않다는 얘깁니다. 비록 침체

가 깊어 바짝 엎드려 있긴 해도 언제든지 폭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죠. 바닥이라는 인식을 신호탄

으로 발걸음이 빨라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뜻이죠.

아주 캄캄한 이때 움직임을 봐서도 짐작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죠.

결국 그들이 급매물의 주인들이 될 것이고요.

그들은 집값이 올라야 대한민국이 살아난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기도 하죠.

잔머리 굴리지 말고 제대로 된 대책으로 시장부터 살려야한다고 목청을 높이는 이들이고요.

경제를 살릴 길은 오직 그길 뿐이라면서 말이죠.

 거창하게 대한민국을 살리자는 게 아닙니다.

집값이 올라 집 가진 사람들 기분 좋게 하자는 뜻도 아닙니다.

게다가 집 없는 사람들 복장 터지는 꼴 보자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꺼야할게 아니냔 얘깁니다.

주택담보대출 뇌관이 터져 대한민국 경제가 휘청거리는 건 막아야 할 게 아니냔 것입니다.

호미로 막을 거 가래로 막는 불상사는 피해보자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이자를 대신 내줄 수도, 무작정 미뤄줄 수도 없지 않냐 는 얘깁니다.

집이 팔려야 대출도 갚고 소비도 늘어날 거 아니냔 것입니다.

집이 팔리고, 집값이 올라야 한다는 말입니다.

 대한민국을 살리자는 거창한 얘기가 아닙니다.

단지, 집값이 올라야 문제가 풀린다는 그런 얘깁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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