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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리포트> 참여정부 부동산정책, 대수술 시작


새정부 탄생이 임박해지면서 5년 동안 집행된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평가와 대수술을 전제로 한 각계의 의견 개진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미분양이 급증하고 거래 중단으로 인한 국민 불편이 가속화되면서 이 같은 논의가 더욱 달아오르는 분위기이다.

가장 먼저 불을 댕긴 것은 주택학회. 지난달 말 주택학회는 추계학술대회를 통해 참여정부 주택정책의 핵심과제였던 재건축 규제와 세제 강화를 도마에 올리고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재건축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규제가 심해져 주택시장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중복규제를 현실화해 재건축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 또 주택 관련 조세정책도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등이 너무 복잡하고 세금부담이 과다하다며 단일세율로 세제를 단순화하고 세율인하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어 관ㆍ산ㆍ학ㆍ연의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건설주택포럼은 주택시장 진단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주택시장 정상화 방안’ 세미나를 개최, 시급한 규제완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의 미분양 및 업체 부도, 거래 두절로 인한 시장 붕괴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출규제와 분양권 전매 규제, 보유 및 양도세 강화 등 복합적으로 얽힌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된 내용. 이 같은 정책개선을 위한 움직임은 국회로까지 번져 지난 11일 국회에서는 ‘차기정부의 주택ㆍ부동산 정책과제’ 토론회가 실시됐으며 이 자리에서는 부동산정책의 방향 재정립과 시장 정상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총괄적으로 이뤄졌다.

새정부의 인수위 구성과 정책 방향 설정이 임박해지면 이 같은 토론회나 세미나, 정책간담회 등이 더욱 많아지면서 부동산정책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토론회나 세미나 등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을 간추려 보면 크게 네 가지. 참여정부의 정책 평가에 이어 국민주거의 질적 향상을 위한 개선 방안을 비롯해 시장기능 활성화,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개선책 등으로 요약된다.

반시장적이고 포퓰리즘적인 참여정부의 수요관리 정책을 친시장적으로 전환하고 수요층에 걸맞은 주택 공급을 확대하자는 게 주요 요지이다.

국민 주거의 질적 향상을 위해 우선 택지 공급을 확대하되 주공, 토지공사 중심의 공공택지 공급시장을 민간도 참여시키는 경쟁시장체제로 전환하고 용적률을 입지특성 등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적용하며 도시재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대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

개발이익 환수장치의 완화와 민간자본 활용방안, 수도권 신도시와 혁신도시 개발방식 개선 등이 아울러 거론되고 있다.

시장기능 활성화 방안으로는 주택공급제도를 이원화하고 중상위 계층에 대한 주택공급규제 폐지와 전매제한 완화, 분양가 상한제의 제한적 적용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과표현실화의 재조정, 고가주택가격 상향조정, 양도세 및 종부세 완화, 주택대출규제 합리화 방안 등이 중점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서민 주거안정책으로는 빈곤층의 임차료 지원과 임대사업활성화, 전월세시장 안정책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 외에도 젊은층을 위한 획기적인 내집마련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하며 그린벨트나 농지를 풀어 택지공급을 늘리고 다주택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 같은 부동산정책의 대수술을 위한 각계의 목소리는 날로 커지면서 이제 규제는 풀리는 수순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규제나 정책의 변화는 패러다임이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이는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터닝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같은 규제 논의가 단기적이고 단편적으로 이뤄진다면 차기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재차 실패하고 말 것이 분명하다.

친시장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고 당연한 것이나 시장의 기대감이 팽배해 있고 아직 시장불안이 상존함을 감안하면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수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얘기이다.

예컨대 주택유효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향후 주택수요는 어떻게 변화할지 등을 선행하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공급위주의 정책을 펼친다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DJ정부가 외환위기 극복과 경기활성화를 부동산 규제를 무분별하게 풀어 결국 시장의 양극화와 투기적 반란을 초래한 상황을 초래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그만큼 시장이익에 반사이익을 줄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ch100@heraldm.com)



2007.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