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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아파트 평형과 입지를 넘어서 조망권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지 오래다. 조망권의 종류도 다양해져 전통적인 강 조망권뿐만 아니라 산 조망권, 공원 조망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엔 골프장 조망권, 하천 조망권이라는 말까지 생겨나는 등 그야말로 ‘조망권 전성 시대’가 도래했다. 다양한 조망권의 종류만큼 그들이 갖는 각각의 특색도 남다르다. 각각의 조망권이 갖는 특색을 살펴 나에게 가장 알맞은 조망권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한강 조망권, 교통 소음이 유일한 단점
높은 가격과 매물 품귀로 구매 쉽지 않아

조망권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것은 한강 조망권. 한강 조망권은 법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 받아 지난 2004년 LG건설에 의해 조망권이 침해 당한 이촌동 리버뷰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법원은 시가 하락분과 위자료 1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강 조망권이 이처럼 최고로 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촌동 LG한강자이 인근에 위치한 대명공인 김연화 대표는 “입주자들 대부분이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탁 트인 시야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고 설명했다. 한강변 시민공원을 아파트 앞마당처럼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 김 대표는 “입주자들은 한강변에서도 조성이 잘 된 이촌지구 시민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만족한다”며 “한강 조망권과 시민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LG한강자이는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뛰어난 한강 조망권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LG한강자이는 설계 시부터 더 좋은 조망권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GS건설 홍보부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아파트 동 배치를 일렬로 늘어서는 판상형 대신 타워형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한강자이는 몇 라인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그 중에서도 한강변을 따라 있는 107동 ~ 110동은 한강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어 저층에서도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들은 뛰어난 조망권 때문에 각광받고 있지만 교통 소음은 주의할 점으로 지적된다. 한강변을 따라 북쪽에 위치한 강변북로와 남쪽에 위치한 올림픽대로는 서울의 동서를 관통하며 한강다리를 통해 남북을 연결한다. 이러한 도로 인접성은 편리한 교통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교통 소음을 감수해야 한다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LG한강자이 인근 공인중개사는 “입주자들이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강변북로와 인접한 가구에서는 교통 소음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하는 등 불편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강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들은 이미 가격이 상승할 대로 상승했다. 2000년 6월 분양 당시 6억 8,000만 원 가량이었던 LG한강자이 53평형은 최근 두 배가 넘는 17억 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한강 조망 아파트의 가격이 높은 데도 찾는 사람만 많은 뿐 매물은 거의 없어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한강 조망권은 ‘그림 속 떡’에 불과하다.

<최고의 조망권을 자랑하는 아파트.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촌동 LG한강자이에서 바라본 한강, 불광동 북한산현대홈타운에서 바라본 북한산, 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인근 아시아공원, 아시아공원에서 바라본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산 조망권, 공원 조망권

이처럼 비싼 가격에다 매물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는 한강 조망권 아파트를 대신해 비교적 손쉽게 조망권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산 조망권이 떠오르고 있다. 산 조망권은 강 조망권의 대체 조망권으로써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항상 변함이 없어 쉽게 지루해질 수 있는 강 조망과는 달리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산과 함께 변화무쌍한 자연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산과 인접해 있어 공기가 좋고 등산을 하거나 약수터를 이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북한산 기슭에 위치해 대표적인 산 조망 아파트로 꼽히는 불광동 북한산현대홈타운은 이러한 장점을 두루 갖춘 곳으로 평가 받는다. 북한산현대홈타운 인근 그린공인 조순희 대표는 “입주자들 중에는 북한산을 자주 찾다가 아예 이곳으로 이사온 사람들도 있다”며 “주말이면 가족단위로 등산을 즐기는 입주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입주자는 “아파트가 산 기슭에 있어 매번 경사진 곳을 다녀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또 단지가 경사에 위치해 평지에 있는 단지에 비해 공간 활용도가 낮다”고 불만을 말하기도 했다.

산 조망 아파트와 달리 평지에 있으면서도 푸른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공원 조망 아파트. 웰빙 열풍과 더불 어 녹지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뚝섬 서울숲이 개관을 앞두고 있고, 용산 미군기지 이전 부지에도 대규모 공원이 계획돼 있는 등 공원 조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공원 조망이 가능한 대표적인 아파트는 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 1986년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를 지을 때 함께 조성된 아시아공원이 단지와 지척에 놓여 있어 2만여 평 공간에 펼쳐져 있는 공원을 단지 내 앞마당처럼 즐길 수 있다.

강 조망 아파트나 산 조망 아파트가 연령에 상관 없이 인기를 끄는 반면 공원 조망 아파트는 노년층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산처럼 고지대에 위치해 있지 않으면서도 항상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타 지역으로 이사 갔다가 아시아선수촌아파트로 다시 돌아왔다는 입주자 권 모씨는 “노년을 보내기에 아시아선수촌아파트만큼 좋은 곳이 없다”며 “공원에 나와 산책하고 운동을 즐기며 여유로운 노년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삶의 질이 강조되면서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조망권의 가치를 높여 아파트 선택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그동안은 한강 조망권이 가장 선호되는 조망권으로 평가 받아 왔지만 산 조망권이나 공원 조망권도 결코 강 조망권에 뒤지지 않는다. 이미 공급이나 가격면에서 한계에 다다른 한강 조망권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입주자의 취향에 맞춰 산 조망권이나 공원 조망권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부동산뱅크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