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자라온 환경탓도 있겠지만 이기적으로 살벌하게 살아가는 사람과 선하게 남을 배려하고 어려움과 고통을 함께 나누면서 따뜻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듯이 부자들도 여러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우리의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선지 요즘은 프랑스 격언에 있듯이 정당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노블리스.Noblesse)' 만큼 의무(오블리제.oblige)를 다해야 한다는 뜻으로 일부 대기업에선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외치기도 합니다. 신문에 이에 대한 느껴지는 내용이 있어 이곳에 옮겨 봅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최 부자가 살았습니다. 동네 남정네들은 대부분 그의 논과 밭에서 일했고, 여자들 역시 그의 집안일을 돌봐주며 생계를 꾸렸습니다. 최 부자는 특별히 덕망이 높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상식이 없는 사람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험담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사람을 부려 먹고 차별대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장씨와 손재주가 좋은 나씨에게 새경을 좀 더 준 것을 놓고 하는 소리였습니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원칙을 버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성실함과 남다른 기술로 자신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두 사람에게 돈을 더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최 부자는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불평이 사그라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돼 갔습니다. 일부는 최 부자의 흠을 캐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돈만 아는 그가 시주 왔던 스님을 쫓아버린 적이 있으며, 심지어 그가 젊었을 적 동네 처녀를 겁탈하려 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습니다.

최 부자는 마음이 크게 상했습니다.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면서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늘어났습니다. 고민하던 그는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짓던 농사를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그래도 먹고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일하던 사람도 당연히 그만큼 줄였습니다.

최 부자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싫어 저잣거리나 주막에 가는 것도 삼갔습니다. 대신 다른 마을로 구경을 다녔으며, 그 길에 필요한 물건도 사왔습니다. 마을 상인들은 매상이 줄었다며 울상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인력거꾼도 벌이가 전 같지 않다고 했고, 주막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 부자를 궁지에 몰았더니 그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타격을 받는 엉뚱한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21세기에 들어섰는 데도 비슷한 일이 재현됐습니다. 부자들을 백안시하는 풍토가 번졌습니다. 좋은 집에 살고 비싼 차를 타는 것이 부모 잘 만난 덕이고, 그들의 부(富)는 깨끗하지도 않다고 손가락질했습니다. 일군의 무리들은 "가진 자들을 흔들어대야 못 가진 사람들의 형편이 나아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킨다며 특별히 서울 강남 일부 지역의 아파트를 겨냥했습니다. '세금 폭탄'을 비롯한 온갖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그것이 보통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덜어주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믿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집값 불안의 확대재생산이었습니다. 강남 아파트값을 잡은 게 아니라 다른 지역 아파트 가격까지 끌어올린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실패를 덮기 위해 무리수를 거듭 뒀습니다. 불과 보름 전에도 스스로 말이 안 된다고 했던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정책을 전면적으로 밀어붙였습니다.

가진 자들은 점점 그들로부터 등을 돌려버렸습니다. 유학 보낸 자식도 볼 겸 해외로 자주 놀러 나갔습니다. 골프도 거기서 쳤습니다. 국내 백화점에서 쓸 돈은 외국 공항의 면세점을 이용했습니다. 골프도 쇼핑도 그게 더 싸기도 했으니 일거양득이었습니다. 그 결과 해외에서 지출된 돈은 매달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국내에서 돌 돈이 해외로 빠져나갔으니 내수 경기가 시들해진 건 당연했습니다. 음식점도, 택시도, 중소업체도 장사가 안 돼 죽을 맛이라고 했습니다. 경기가 나빠지자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멈추고 기존 직원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늘 색안경을 끼고 기업을 봤습니다. 돈을 버는 기업이 애국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몰랐거나 부정했습니다. 돈을 벌어 세금을 잘 내는 것이 첫째 애국이고, 번 돈으로 공장을 확장해 일자리를 만드는 게 또 다른 애국인 데도 말입니다. 그 결과 젊은 실업자들이 발에 차일 정도가 됐습니다. 가진 자를 공격했더니 엉뚱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또 벌어진 것입니다. 그래도 그들은 "오늘도 우리는 못 가진 당신을 위해 열심히 애쓰고 있습니다"고 떠들고 다닙니다.

부동산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다지만 올인(All in)하다시피하는 정책을 보면서 엉킨 실타래를 풀다가 실고리마져 놓쳐버린 꼴이 아닌가하는 염려을 갖습니다. 집값을 잡으려다가 나라의 경제까지 망치는 현상이 사회 곳곳에서 목격되기때문입니다. 정치공무원을 포함하여 국민의 세금과 납입금으로 철밥통을 끼고 사는 공무원들과 호황을 누리며 떵떵거리는 대기업의 임직원들만이 상대적으로 살판이 났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소기업들은 사업이 축소되어 실업자는 늘어나고 경기침체로 자영업자의 소득은 이미 적자로 돌아서가는 처지에 있는 것을 직접 겪고 있거나 주위에서 흔히 찾아보게 됩니다. 그런데도 이번엔 강력한 부동산대책이라면서 금리를 높이거나 대출규제 정책으로 서민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겨우 집담보로 대출받아 사업하고 장사하는 것인데 이들이 무슨 투기꾼이고 죄인이라는 건가요? 서민도 아니고 부자도 아닌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참으로 한탄스럽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정말 속담처럼 빈대 몇마리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다 태우게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