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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걸러 쏟아 부은 폭설이 이 겨울의 시작이다.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가 바짝 그 뒤다.

시작부터 설설 기고, 꽁꽁 얼어붙은 셈이다.

 그렇다고 지레 겁먹을 일도 아니다.

폭설이 오면 얼마나 올 것이고 추우면 또 얼마나 추울 것인가.

용을 쓴댔자 기껏 겨울한철 아니겠는가.

춥지도 않고 눈도 오지 않아 겨울답지도 않은 겨울보다야, 백번 나은 일이다.

 코끝이 싸하고 머릿속이 가볍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제격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면 될 일이다.

 도통 나아질 기미가 없다.

나아지기는커녕 더 추락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12월 들어 두건의 거래이후 소식이 뚝 끊겼다.

이대로 해를 넘기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태산이다.

 취득세 감면 시한이 20일 밖에 남지 않았다.

연말까지 잔금을 치러야 취득세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과 이 시점에서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

은 취득세 감면뿐이라는 시각을 감안하면 사실상 취득세 감면 효과는 물 건너 간 셈이다. 연말이 되기 전에

거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역시 아쉽지만 이쯤에서 접어야 될 성 싶다.

 

 전화통도 입을 굳게 닫았다.

불황에 더욱 억척스러워진 각종 통신판매원들과 코앞인 대선 판에 무슨 리서치라는 이름의 여론조사기관

만이 무료함을 달래줄 뿐이다.

정작 솔깃한 매수문의는 종적을 감춘 지 오래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집주인들의 시세문의가 없지 않지만 그 역시 손가락을 꼽기도 민망할 정도다.

 그렇다고 집값이 뚝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1천만 원 정도 낮은 가격표를 단 매물이 꽤 늘었을 뿐 2천만 원정도로 낮춘 급매물은 많아야 두셋일 정도

다. 그마저도 저울에 달아가며 만지작대는 사람이 없어 오랫동안 덩그러니 시장을 지킬 뿐이다.

 고점에 비해 적게는 1억 7~8천만 원, 많게는 2억 2~3천만 원까지 집값이 떨어진 둔촌주공이다. 지난해

초가 고점이었으니 2년 가까이 추락을 거듭한 셈이다. 사상유래 없는 침체가 길고 도 깊다. 투자한 세월을

기회비용으로 환산하면 꼭 반 토막은 아니어도 반 토막이나 다름없다.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

태 때를 넘어섰다는 보도가 결코 과장만은 아니다.

 사상유래 없는 주택시장 침체의 주범이다.

주변시세의 80~85%에 공급하는 보금자리 주택이 당첨자들에게 과도한 시세차익을 주고 이로 인해 대기

수요가 발생하면서 ‘매매시장 위축’, ‘전세대란’, ‘내수경기침체’ 등을 동시에 불러 일으켰다.

 민간경쟁시장에서 정부가 엄청난 물량공급과 예고로 인해 단기간에 자유경쟁시장을 어지럽게 한 죄가 크

다. 부동산 경기 하락기에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으로 기존주택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 경기 전체를 장기간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침체의 폐해는 보다 심각하다.

집값이 반 토막이 난 하우스 푸어와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금 부담 때문에 렌트 푸어까지 탄생했다. 그야

말로 대한민국은 푸어 공화국이다. 말이 좋아 푸어지 우리말로하면 거지다. 여윳돈으로 은행 신세를 지지

않고 집을 산 극소수의 부자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푸어 들인 셈이다. 집값이 오르면 올라 걱정, 내리면 내

려 걱정이고 집을 사도 걱정 팔아도 걱정이다. 대한민국은 푸어 공화국, 걱정 공화국이다.

 정부와 국회가 보다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푸어의 원인은 주택거래 부진과 집값하락 경기불

황 등이 핵심원인이다. 거기에 보금자리 정책이 빠질 수 없다. 경기 불황과 주택 공급과잉 등 거시경제 요

인은 어찌할 수 없지만, 단기처방은 가능하다. 취득세 감면연장,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거래 활성화에 효과

가 큰 정책을 마련하는데 인색해선 안 된다. ‘부자감세’, 주택가격 급등 등 철 지난 얘기로 시간을 허비해서

는 안 된다. 조속히 대선국면을 마무리하고 부동산을 살릴 궁리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서민주택 취지에 맞지 않는 보금자리주택은 대거 분양전황이 가능한 공공 임대아파트로 돌려야한다. 공공

분양주택을 임대주택과 함께 공급하는 경우 민간부문의 주택수요와 철저히 분리하거나 주택시장이 정상화

될 때까지 전면 폐지하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서울시의 재건축에 대한 발상의 전환도 절실하다.

서민을 위한다는 명분보다 화급한 경기 살리기의 일환으로 재건축을 살려야 할 것이다. 그곳이 부동산시장

회복의 눈이기 때문이다.

나라 전체를 보는 안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여기에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가 얼마나 빨리 해소 국면에 접어드느냐, 국내 내수 시장이 어느 정도 살아

나느냐에 따라 주택시장 회복 여부가 달렸다는 전망이다.

특히 2013년 출범하는 세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 따라 매수 심리 회복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대선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새 정부가 서민 주거 복지 외로 특별히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면 서민 경제 회복 차원에서 거래 활성화 대책을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취득세 감면 연장 등 주택거래 관련 세금 혜택 등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다급하면 다급할수록 떡의 크기가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따라서 2013년 상반기를 지나면서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방향이 드러나고 유럽 및 미국의 재정위

기가 어느 정도 해소되느냐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하면서 내 집 마련 시기를 고려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과도한 대출을 피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지금이 역발상의 기회일수도 있다.

보다 대형평형으로, 보다 투자 효율이 높은 주택으로 갈아타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이다.

집값하락으로 가격차가 대폭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침체기에 거래소식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들 때

문이다. 이들에겐 회복기가 되레 독이 될 수 있다. 역시 과도한 대출은 피해야 할 것이다.

 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은 뇌관도 사실 미국의 하우스푸어 깡통주택 대란이었다. 대가를 주고 치른 난

리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다. 그야말로 혹독한 대가였다.

타산지석으로 곰씹어 볼 때다.

정말이지, 정신 바짝 차려도 모자랄 때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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