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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제가 지대가  높은 아파트 해결책에 무빙워크를 떠올렸는데, 일본은 이미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 했네요! 우리 나라는 고지대에 아파트가 많아서 무빙워크나 에스칼레이터가 낫을것 같다는 생각이...

-부산일보-

'나지오뉴타운'은 현재진행형이었다. 일본 오사카와 고베 사이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인근에 둥지를 튼 이곳은 지난 1991년 첫발을 뗀 이후 개발을 멈춘 적이 없다. 96%까지 완성된 1단계 뉴타운은 아직도 곳곳에서 정비작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민간사업자에게 넘겨질 광활한 2단계 부지는 개발 시기가 저울질되고 있다.

그런 나지오뉴타운은 구릉지 구석구석에 재개발 지역을 품고 있는 부산과 지형적으로 닮은 구석이 많다. 무작정 쌍둥이 같은 고층아파트를 지어 올리려는 우리와 달리 일본인들은 '구릉지 주택지'로 어떤 방식을 선택했을까.

지난 8일 뜨거운 여름 뙤약볕 속에 찾은 나지오뉴타운. 오사카시 북서쪽, 전철로 30여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나지오뉴타운은 구릉지 지형에 순응한 자연친화형 주택지 개발로 주목받는 곳이다. 이제 막 시민공원 주변, 충무지구 등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부산이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 곳이다.

우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경사지 엘리베이터'였다. 지하철역과 주거지 사이의 58m 높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승강기를 설치한 것이다. 승용차를 이용하거나 힘겹게 계단을 오를 필요 없이 산등성이를 따라 145m 구간을 오르내리는 승강기 2대가 유치원생부터 노인까지 주민들을 안전하고 손쉽게 지하철역과 쇼핑센터로 실어나르고 있었다. 승강기 구간 주변으로는 예쁜 다세대 주택들을 채워놓았다. 이 승강기의 관리 비용은 전액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다.

승강기에서 내리자 243만㎡에 달하는 나지오뉴타운은 공원과 광장 사이에 1~2층 주택과 3~5층 높이의 저층형 다세대 주택으로 채워져 있었다. 개별 주택은 하나같이 다른 모습으로 개성을 유지했고, 주변 지형과 조화를 이뤘다.

나지오뉴타운을 관리하고 있는 도시재생기구 히로아키 마츠바라씨는 "승강기로 주민들이 큰 불편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며 "일본인들은 고층아파트를 선호하지 않아 깨끗하고 살기 좋은 주택지를 공급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뉴타운의 인구는 8천여명, 2천265세대 규모다. 원래 1단계 목표는 1천200명선이었지만 더 이상 개발을 하지 않기로 했다. 주거 쾌적성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때 평균 5억엔 이상까지 치솟았던 집값은 3억~4억엔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도시재생기구가 전체 부지를 매입한 이곳은 사실상 1978년부터 계획을 세워 싹을 틔웠다. 그새 작은 마을 중심에 전철역을 세웠고, 대도시로 향하는 터널도 뚫었다. 공사비와 토지비용 등으로 2천180억엔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새로운 주거지라 젊은 일본인들이 많이 입주했고,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학교가 뉴타운 내에 설치됐다.

도시재생기구 서일본지사 요시야스 히루카와 과장은 "앞으로 5년에서 10년 내에 2단계 부지가 민간에 의해 개발될 계획"이라며 "일자리가 많은 오사카와 직주접근성이 좋아 모든 집의 입주가 끝났다"고 말했다.

부산의 해운대신도시나 정관신도시 등 일종의 뉴타운과 다른 점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 가운데 푸른 숲을 연상케 하는 '녹화공간'은 단연 압권이었다. 주택지 담벼락은 모두 나무로 뒤덮여 있었고, 니시노미야시와 주민들이 '녹화협정'을 맺어 꾸며진 주택가는 아름다운 정원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부산발전연구원 이동현 연구위원은 "일본과 한국은 분명 문화, 경제적으로 차이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사업성이 낮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부산의 구릉지 재개발 구역들로선 일본인들이 내놓은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노력하는 자세를 눈여겨 볼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