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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호ㆍ불황이 반복되는 이유 [전문기자 리포트]

헤럴드경제 2008-04-30 14:01:00

수도권 도시 지역의 확산과정을 위성 사진으로 들여다 보면 지난 60년대 서울에 집중되어 있던 도시가 80년대에 접어들면서 교외로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90년대 들어서는 수도권이 생겨나면서 대도시권으로 발전했음이 여실하게 드러난다.

또 가용토지개발이 고속도로나 국도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도시화지역 평균중심이(땅값 건물군 등의 총질량) 강남권에서 급속하게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물량적으로는 풍부한데 실제 필요한 가용토지가 적게 공급되면서 토지 투기와 고지가, 무분별한 개발, 농지와 산지의 잠식 등이 서로 맞물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게 우리네 부동산의 제(諸)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가용토지가 널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사도 등 입지적 환경을 제외하면 수도권의 경우 땅이 없다.

우리의 1인당 도시용지 규모가 36.7평(2005년)으로 일본 정도(74.1평.2003년)가 되려면 아직도 배 이상의 공급이 필요한데 가용공급지는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서울에서 무려 40km권에 달하는 동탄에 신도시를 개발해도 비용이나 분양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

또 도시에서 가까운 지역의 땅을 사두면 무조건 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항시 공급체제를 가지지 않고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새 정부가 향후 가용 토지 규모를 2020년까지 3000㎢를 추가로 확보해 도시용지 비율을 현재의 6.2%에서 9.2%로 높이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그린벨트나 수자원보호구역규제 등을 걷어내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나 가용토지를 확보하기 위한 대안은 곧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에도 정부가 도시용지 공급확대정책을 추진해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 80년대 말부터 신도시나 준농림지 개발 등을 통해 토지공급을 적극 확대해 왔으나 난개발에 따른 부작용이나 토지 관련 규제 등에 걸려 정책효과가 반감되고 이로 인해 도시 용지공급이 만성적인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 새 정부가 재차 개발가용지 확대를 위해 용도지역이나 지구제를 단순화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개발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민간부문의 개발이 수축기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예컨대 택지개발과 주택공급은 불가분의 관계로 선택지 개발은 향후 안정적 주택공급의 선결조건이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각종 규제와 함께 시장이 급락하면서 주택 건설사들의 택지보유량은 급속하게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는 주택공급량에서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지난 2006년 1~4월 민간 주택건설 분양보증가구수(일반분양 아파트, 임대아파트, 주상복합 포함)는 6만5000여가구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3만가구 선으로 절반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고 올 들어서는 재차 2만5000가구(4월 잠정치) 선으로 급락하고 있다. 이 같은 감소 추세는 향후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물량이 급증한 데다 미분양 아파트가 지천이어서 공급풍년의 착시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나

이미 민간공급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는 향후 2~3년 후 수급 불일치를 가져와 재차 주택시장을 불안케 하는 주요인이 될 것이다.

더구나 주택건설업체의 경우 기업 의욕이 떨어지면서 수년씩이나 행정절차가 진행되는 도시개발사업 용지 확보 등을 도외시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민간이 토지를 확보한 후 3~5년 후 주택이 공급되는 메커니즘이나 5~10년 이상 걸리는 재개발.재건축에 온통 신경이 쏠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민간 주택공급 위축은 향후 심각한 가격불안을 불러올 소지가 크다.

호.불황에 따라 가격 앙등과 미분양을 주기적으로 오가는 부동산 시장의 ‘키친 파동’이 지속되고 부동산의 변동.예측의 원칙이 반복적으로 들어맞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ch10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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