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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로 잔금 못치르고..전국 입주지연 3 만 가구

[파이낸셜뉴스] 2008년 05월 12일(월) 오후 05:20

"(경기 김포신도시 장기지구에) 지난 3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지금도 다 빈집 투성이예요. 살던 집이 팔려야 입주를 하죠. 입주 예정자가 잔금을 못치르자 물건을 전세로 돌려 내놓고 있지만 전세마저도 안나갑니다."경기 김포시 장기동의 제일풍경채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지난 10일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3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제일풍경채는 입주율이 40%밖에 안 된다"면서 "한창 입주가 진행 중인 이지더원, 이니스더원 등도 입주기간이 지났는 데도 입주율이 20%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미입주(통상 2개월의 입주지정기간을 넘긴 것) 사태가 서울과 수도권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경기 김포시와 안양시 등 에는 이미 미입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고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도심의 한 주상복합단지는 자체적으로 입주완료까지의 기간을 아예 올 연말까지로 잡고 자금계획 등을 세웠다.
건설업계는 미입주 사태가 수도권으로 확산되면서 입주지정 기간을 넘긴 아파트가 3만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이른 시간에 주택거래에 실질적으로 숨통을 터 주지 않는 한 수도권 등지에서도 미입주 물량이 더욱 늘어 건설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입주에 따른 부담은 건설사 뿐 아니라 수요자들에게까지 심각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부는 미입주의 근본 원인인 대출 규제와 세금 규제를 시급히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입주 대란 수도권 급속확산
김포한강신도시의 1단계 사업지구인 장기지구의 ''제일풍경채''는 입주 지정기간이 3일밖에 안 남았지만 60%가 빈집이다. 총 360가구인 이 단지는 2006년 분양 당시 순위 내 청약경쟁률이 22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인근에서 지난 1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이지더원(315가구), 이니스더원(290가구)도 마찬가지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이 단지 옆에 있는 현대청송아파트는 매물이 많이 쌓여 있다"면서 "모두 이 단지에 입주하기 위해 살고 있는 집을 내놓은 물건들인데 매수문의는 전혀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집이 안 팔리면 중도금과 잔금을 못치르게 돼 결국 입주를 하지 못할 수 있다"며

"그나마 자금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살던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새 아파트 중도금을 납부하고 있지만

자금력이 빠듯한 사람들은 몇 달간 연체이자만 물다 결국 계약해지를 당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포시 고촌면에서 지난달 17일부터 2605가구에 대한 집들이가 시작된 고촌힐스테이트도 입주 시작 20여일 만에 20%를 넘어섰지만 입주기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게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이다.

H공인 관계자는 "지난 3월 사전 점검 때 전세를 비롯한 매물이 800여가구나 나와 있었다"면서 "이 매물들은 집주인이 직접 입주를 못해 나오는 물건으로 만약 지정 입주기간에 세입자나 새 주인을 못 찾으면 사실상 미입주가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지 내 J공인 관계자는 "현재 112㎡의 전셋값이 1억3000만원대에 형성돼 있지만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일부 가구는 전셋값을 내려서 다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 개시 후 1년 이상 빈집도 수두룩

수도권이지만 입주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나도록 입주율이 60%대에 머물고 있는 아파트도 있다.

경기 안양시 호계동 대림아크로리버는 지난달 말로 입주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밤에 ''불꺼진 집''이 많다.

인근 Y공인 관계자는 "분양당시만 해도 주택경기가 좋은 데다 계약금이 1000만원밖에 안돼 투자자가 많이 몰렸었다"며

"한 사람이 서너채씩 잡은 경우도 많았지만 정부 규제로 집값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자 입주도 못하고 고민하다 계약해지를 당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는 입주 후에 집값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자 잔금마련을 위해 급하게 살던 집을 싸게 팔고 대출까지 얻어 울며겨자먹기로 입주를 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단지 집값은 수년째 약보합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셋값도 바로 옆동네보다도 5000만원이상 싸다.
현재 161㎡형이 1억5000만원이면 구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준공 후 미분양이나 미입주에 따른 해약분 등은 장기화될 경우 결국 싼값에 땡처리로 내놓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건설사는 엄청난 부담을 떠 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