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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 깎아 내놓으면 팔릴 줄 알았는데 매물로 내놓은 지 벌써 1년이에요."(서울 구로동 김 모씨)

"매월 이자만 200만원 냅니다. 연말까지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매수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서울 잠실동 이 모씨)

재산 증식의 필수 품목으로 여겨졌던 아파트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꾸 부담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는 물론이고 △2개월 연속 콜금리 인상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 △분양가 상한제 시행 임박 △처분조건부 대출 매물 등 아파트값 상승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들이 즐비하다.

이미 서울 강남, 목동 등 이른바 `버블세븐`에 위치한 고가ㆍ대형 아파트는 호가가 `억원` 단위로 떨어진 곳도 수두룩하다. 심지어 경매시장에서조차 아파트는 찬밥 신세다.

하지만 이 같은 `아파트 괴담`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아파트 소유자들은 "12월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달라질 것"이라며 버티고 있다.

◆ 대출 금리 부담 증가 =

대출이 많은 주택 보유자들은 `열대야`뿐만 아니라 금리 인상 때문에 잠자리가 불편하다.

금융권에 따르면 사상 첫 2개월 연속 콜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8%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등 수도권의 1인당 주택담보대출액은 평균 1억2000만~1억3000만원 선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들 상당수가 변동금리로 금리 인상 영향이 누적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은 전체 중 93.6%에 달한다.

대치동 A중개업소 사장은 "지난해까지 집값이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나 보유세 부담을 가볍게 여기는 매수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이러한 부담 때문에 매수를 꺼린다"면서 "집값이 정체되거나 하락이 지속된다면 고가 아파트 위주로 매물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 부동산 시장 하한가 찍나 =

매수세가 사라진 가운데 대기매물이 늘어나면 집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특히 처분조건부 대출 등으로 인해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처분조건부 대출이란 이미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은 사람이 투기지역 안의 다른 아파트를 추가 구입하면서 1년 안에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기간 내 주택을 팔지 않으면 강제 경매 처분까지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처분조건부 대출 물량은 4만6000건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5조2000억원에 달한다.

대기 매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양도세 특례 대상, 일시적 2주택자 등 양도세 회피성 매물도 올 하반기 아파트 시장 복병으로 꼽힌다.

◆ 타워팰리스도 `찬밥` 신세

유일한 매수자 우위 시장인 경매 시장에서도 아파트에 대한 평가 절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경매6계에서 나온 도곡동 타워팰리스 F동 160㎡는 감정가(26억원)보다 5억원 이상 낮은 20억8000만원에도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워낙 고가 아파트라 한 차례 유찰은 흔한 일이었지만 이처럼 두 차례 유찰된 것은 2005년 3월(A동 174㎡) 이후 처음이다. 타워팰리스 경매 사상 최저 감정가(13억원)로 나온 E동 115㎡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해 다음달 10억원대에 재입찰된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7월 26~8월 8일 서울 강남권 경매 아파트는 총 25건 중 9건이 낙찰됐고 낙찰가율은 80.2%로 최근 7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