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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 탄력세율.."부자동네만 덕 본다"
[이데일리] 2006년 06월 15일(목) 오전 10:06 가 가| 이메일| 프린트
- 강남지역 25-50%감면, 강북지역 10-20%감면
- 세금폭탄, 종이호랑이 전락

[이데일리 남창균기자] 강남구가 올해 주택분 재산세를 50% 깎아주기로 하면서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의 조세형평성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또 투기 억제를 위해 보유세 부담을 늘리려던 정부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재산세의 경우 이미 세부담상한선(50%)이 있는 데다 탄력세율까지 적용하면 세부담 증가율은 미미해 지기 때문이다.

◇부자동네 더 깎아준다 = 올해 강남지역은 탄력세율을 25%-50% 적용해 재산세를 대폭 깎아 준다. 올해 주택공시가격이 20% 안팎 올랐기 때문에 늘어나는 세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게 이들 구청의 생각이다.

이에 반해 강북지역은 탄력세율을 10%-20%만 적용한다. 용산구나 마포구의 경우 공시가격 상승률이 강남과 비슷하지만 탄력세율은 20%만 적용키로 했다. 탄력세율을 높게 적용할 경우 세수부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북지역 주민들은 강남지역 주민보다 세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재산세가 124만원인 6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강남구(50%감면)에서는 62만원만 내면 되지만 용산구(20%감면)에서는 95만2000원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또 탄력세율을 10%만 적용하는 성동구에서는 111만6000원을 내야 한다.

◇세금폭탄 무력화 = 정부가 올해 보유세 과표인 공시가격을 대폭 올리면서 ''세금폭탄''이라는 비난을 받았으나 지자체의 탄력세율 적용으로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 텀터기는 정부가 쓰고 생색은 지자체가 낸 셈이다.

올해 공시가격이 6억4600만원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34평형의 보유세는 재산세 162만6000원과 종합부동산세 24만8400원 등 187만4400원이다. 하지만 탄력세율 50%를 적용하면 재산세가 81만3000원으로 줄어들어 보유세로 내는 돈은 106만1400원이 된다.

송파구 갤러리아팰리스 33평형(공시가격 5억400만원)은 재산세 부과액이 120만원이었지만 탄력세율(40%) 적용으로 72만원만 내면 된다.

한편 행자부는 지자체들이 탄력세율권을 남발하고 있다며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탄력세율을 적용할 수 있게 하는 내용으로 지방세법을 고치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 상당수 구청은 지방정부 고유 권한에 중앙정부가 간섭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재산세 탄력세율이란?

재산세 탄력세율은 아파트를 비롯해 주택을 소유한 주민들의 재산세를 깎아주는 것으로, 지방세법에 근거한다. 현 지방세법상 주택에 대한 재산세율은 상하 50%범위에서 지자체가 자율로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