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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숲길·허브공원이… “산책이 기다려져요”

▲강동구 ‘그린웨이'

▲2010년까지 녹지축 25km 조성… 보잘 것 없던 일자산이 명당으로

서울 강동구와 경기도 하남시 경계엔 일자산(一字山)이라는 산이 있다. 이름처럼 산이 일자인데, 높이는 125m 정도다. 평범한 야산에 불과했던 이곳에 최근 시민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 주말에는 지방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활기가 넘친다. 강동구가 구(區) 외곽의 산과 한강, 문화유적 등을 하나의 고리 모양으로 연결하는 그린웨이(Green way·綠道) 사업을 벌이면서 산책로를 깔끔하게 정리했기 때문이다. 편하게 길을 나서면 허브공원, 해맞이공원, 명일근린공원 등 테마공원이 이어지고 한강의 탁트인 전망과 선사유적지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일자산=그린웨이는 일자산 입구에서 시작된다. 20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동 방아다리길 건너편 일자산. 20대 아들과 딸을 양 손에 잡고 산책을 하는 주부가 눈에 띄었다. “아이들이 워낙 운동을 싫어해 ‘일단 걸어보자’고 데리고 나왔다”는 김평임(47)씨. “경사도 험하지 않은데다 산책로가 걷기 편하게 바뀌어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황량했던 산책로 곳곳엔 꽃을 심고, 오르막길엔 계단을 놓아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했다. 산책로 양쪽 테두리는 통나무로 꾸며 운치를 더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중턱에 둔촌(遁村) 이집(李集·1314~1387) 선생의 굴을 만나게 된다. 고려 공민왕 때 신돈의 박해를 피해 은거했던 굴로, 어른 2명이 겨우 들어가는 크기다. 정상부엔 서울에서 제일 먼저 일출(日出)을 볼 수 있다는 ‘해맞이 광장’이 있다. 광장 한 켠엔 둔촌 선생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귀가 새겨져 있다.


◆잔디광장·허브공원=그린웨이 사업으로 지난달 초 완공된 일자산 잔디광장은 단박에 명소가 됐다. 숲 속 길을 걷다보면 갑자기 확 트인 1500평의 잔디가 펼쳐진다. 완만한 경사로 분화구 같은 형태로 돼 있고, 아래쪽엔 키 큰 은행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잔디광장에서 방아다리길을 따라 길동 자연생태공원 방향으로 가면, 160여 종 4만여 본의 허브를 볼 수 있는 허브·천문공원(3600평)을 만날 수 있다. 접근로는 통나무 계단으로 되어 있다. 레몬 밤·페퍼민트·로즈마리·센티드 제라늄 등 각종 허브의 촉감과 향을 직접 느낄 수 있고, 허브 차도 맛볼 수 있다. 강동구 전체를 둘러싸는 그린웨이는 오는 2010년 최종 완성된다. 그렇게 되면 일자산~명일공원~고덕산~한강 광나루~성내천~몽촌토성~일자산을 잇는 환상형(環狀形) 녹지축(길이25㎞)이 생긴다.



곽수근 기자 topgun@chosun.com
입력 : 2007.06.2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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