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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뉴타운 `지분 쪼개기 유혹' 원천 차단해야
기사입력 2008-04-16 07:16 |최종수정2008-04-16 07:41


◆꼬인 부동산 이렇게 풀자 / (3) 도심 뉴타운◆

뉴타운 사업은 현 정부는 물론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가장 부합하는 사업 중 하나다. 노후한 강북 도심을 개발해 쾌적하고 편리한 주거환경과 잘 갖춰진 기반시설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서울 강북지역 중심 뉴타운은 다른 부동산시장에 비해 규제가 덜한 편이다.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친 사업성 저하와 주민 간 이해관계 등으로 사업 추진이 더딘 곳이 많다. 재건축에 비해 규제는 덜하지만 '룰'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뉴타운 사업들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좀 더 합리적인 규제나 제도적 보완이 더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인센티브 받고도 사업 지연

강북 뉴타운 사업은 기존의 재개발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각종 규제를 통해 사실상 사업 진행을 막아 놓은 강남 재건축과 달리 25개 뉴타운 중 18개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각종 혜택을 받는다. 뉴타운 사업을 가로막는 규제는 덜한 셈이다.

예를 들어 재정비촉진지구엔 2종 일반주거지역의 15층 층수 제한이 없다. 3종 일반주거지역은 원래 층수 제한이 없기 때문에 결국 층수 제한 자체가 사라진다.

또 서울시 조례에 의해 150~250%로 묶여 있는 용적률도 조례와 관계없이 200~300%로 상향 조정된다. 용도지역도 주거지역 상업지역 등이 범위 안에서 변경될 수 있다. 전용주거지역이 일반주거지역으로, 일반주거지역이 준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바뀔 수 있는 셈.

소형 주택 건설 의무 비율도 완화된다. 재개발은 60%(현행 80%) 이상, 주거환경개선사업은 80%(현행 90%) 이상을 지으면 된다. 이에 따라 전용 85㎡ 이상 중대형 주택 건설 비율이 현 10~20%에서 20~40%로 늘어나게 된다.

◆ 지분 쪼개기 제한 더 강화해야

뉴타운 사업은 이처럼 상대적으로 많은 혜택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 지역의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주민 간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때문이기도 하고 급등한 지분값과 지분 쪼개기 등으로 늘어난 가구 수 때문에 사업성이 현저히 악화된 탓이기도 하다.

특히 지분 쪼개기는 뉴타운 사업을 가로막는 대표적 탈법행위 중 하나다. 지분 쪼개기는 노후도를 떨어뜨려 구역 지정을 힘들게 하고 조합원 수를 증가시켜 사업성을 떨어뜨린다.

현재 서울시는 뉴타운 예정구역에 대해서는 지분 쪼개기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예정구역 지정 전에 이미 지분 쪼개기가 성행한 곳이 대다수라는 게 문제다. 이미 이뤄진 지분 쪼개기에 대해서는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향후 4차 뉴타운 지정시에는 이 같은 지분 쪼개기를 엄격히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물론 서울시는 조례 개정을 통해 올 7월부터 뉴타운이나 재개발 구역 지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지역에서는 60㎡ 이하 다세대주택을 지을 경우 분양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준을 좀 더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히려 61㎡ 이상 중대형 지분에 대한 쪼개기가 더 성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60㎡ 기준은 너무 낮은 감이 있다"며 "120㎡ 수준으로 늘려 지분 쪼개기에 대한 유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용적률 상향 고려할 만

급등하는 강북 뉴타운의 지분값 역시 뉴타운 사업의 원만한 진행을 막고 초기 투자 비용과 분양가를 높여 사업성을 저해한다.

뉴타운 지역 대부분의 지분 가격이 33㎡ 기준 3.3㎡당 2000만원을 넘는다. 한남뉴타운은 지분 33㎡ 기준 3.3㎡당 5000만원을 넘나든다.

상계뉴타운은 지분 33㎡ 이하 빌라가 3.3㎡당 2000만원이고 19.8㎡는 2200만~2400만원대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보다 10% 정도 가격이 올랐다.

이문휘경뉴타운에서는 단독주택이 33㎡ 기준으로 3.3㎡당 1000만~1300만원 선이다. 33㎡ 이하 소형은 1400만원 선. 올해 초보다 20~30%나 올랐다.

이처럼 높은 가격에 지분을 사고 추가 부담금에 금융 비용을 부담하고 나면 차라리 청약을 받는 게 싼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전영진 예스하우스 대표는 "초기 투자액과 추가부담금,기회비용 등을 예상 분양가와 비교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은 투자를 삼가야 한다"며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뉴타운 투자의 수익성 분석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를 하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폭등한 뉴타운 내 지분 가격을 내리기는 사실상 힘든 상태다.

이 때문에 현재보다 용적률을 다소 상향해야 한다는 注恬？？나온다. 2000만~5000만원의 지분값을 고려할 때 사업성을 맞추려면 용적률 상향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는 "현재보다 용적률이 20% 정도 상향되지 않으면 왕십리나 한남뉴타운 등은 향후 7~8년 이상 사업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타운은 이미 재건축에 비해 용적률 혜택이 부여된 상태기 때문에 추가 용적률 상향 조정은 특혜가 될 수 있고 투기열풍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원주민에 한해 토지거래허가제를 제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과 구역 지정 뒤 바로 시공사를 선정하도록 해 사업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입주 여력이 안 되는 원주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추진위 단계부터 자금력을 확보해 사업을 원활히 하자는 것이다.

[이호승 기자 / 박대민 기자 / 이유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