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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출판문화단지 (일명 요진부지)가 드디어 개발 될 것 같습니다.

고양시가 다음달 16일쯤 개발에 따른 주민 공청회를 실시한다고 하네요.

분당 정자동에도, 강남에도 그리고 목동에다가 최근에는 뚝섬까지 소리 소문도 없이 주상복합이 쑥쑥 잘도 올라가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그 높이만큼이나 주변 아파트 가격도 끌어 올렸는데 일산에는 주상 복합 하나 올라가는데 왜 20년이나 걸려야 할까요?

일산에 전입한지 얼마 안 되는 새내기 주민들은 금싸라기 같은 땅이 왜 흉물스러운 빈 땅으로 그토록 오래 남아있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한류우드, 킨텍스에 이어 일산을 일거에 분당 이상 수준으로 올려 줄 대형 프로젝트인 출판문화단지 개발에 얽힌 20년 히스토리를 알려드리겠습니다.

20년에 걸친 이야기인만큼 글이 길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요진부지 탄생 배경

요진부지는 일산신도시 개발초기 자급시설인 출판문화단지 용지로 배정된 3만3천평이나 되는 엄청난 땅으로, 일산동구 백석동, 쉽게 얘기하면 행신에서 일산 들어 오는 초입에 있는 일산의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입니다.

90년대초 토지공사가 좀 비싼 가격을 제시하자 출판단지는 가격 갖고 옥신각신 하다 결국 파주로 떠나 갔고 오랫동안 빈 땅으로 놀고 있다가 요진산업이라는 이름도 요상한 회사에 평당 198만원이라는 비교적 싼 값에 99년 팔렸습니다.


요진산업은 이 비싼 땅을 왜 9년씩이나 놀렸을까요?


요진산업 당연히 이 땅을 개발하려고 다각도의 노력을 경주했습니다.

원래 이 땅은 유통업무 용도로 매각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진산업은 유통업무 용도로는 할인점, 창고 같은 것 밖에 건설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35층 규모의 주상복합을 건설하려고 10년간 무려 5차례에 걸쳐서 용도변경 신청서를 고양시에 제출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 유명한 고양시의 시민단체들이 용도변경은 특혜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주복 추진은 번번히 무산됩니다.


요진부지가 잠자고 있는 사이 분당 정자동은?


요진산업이 주상복합을 추진하던 거의 같은 시기인 2000년에 분당 정자동에 주복건립이 추진됩니다.

물론 거기도 특혜논란이 일어나면서 언론에도 대서특필 되는 등 이런저런 말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분당의 추진 결과는?

모두들 아시다시피 분당 주민들 부동산에는 도가 튼 사람들입니다.
주복건립이 분당에 미칠 영향에 대한 통찰력이 있었습니다.

2003년부터 하나 둘씩 들어서기 시작한 정자동 주복타운은 분당의 스카이라인을 바꿔 놓으면서 분당을 강남에 버금가는 도시로 위상을 일거에 업그레이드 시킵니다.


그사이 백석동 주민들은 강건너 구경만 하고 있었나요?


그럴리가 있나요?

백석동이 어떤 곳입니까?
일산에서도 서울에서 제일 가까운 곳입니다.

그런 곳이 오랫동안 일산의 변두리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오랜 설움을 한 순간에 날리고 백석동을 일산의 정자동으로, 일산의 청담동으로 바꿀 수 있는 보물단지가 눈 앞에 흉물단지로 남아 있는데 주민들이 가만히 있었겠습니까?

백석동 주민들은 그 동안 고양시, 경기도, 요진산업 등에 빈 터의 조속한 개발을 끊임없이 요구했습니다.


고양시의 개발 노력….요진의 제안 및 꽁수.....


한동안 잠잠하던 용도 변경안이 다시 부상된 것은 2005년 8월.
고양시가 “빈 땅을 놀리느니 지역발전 차원에서 적극 활용하자”며 개발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요진산업은 공청회 등을 통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아파트만 짓는 것이 아니라 벤처타운 등 자족기능을 갖춘 비즈니스 빌딩을 건립하고, 일부 시설을 고양시에 기부 채납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고양시는 이에 따라 기존의 유통업무시설 3만3,000여평중 70%를 주거용지로, 나머지 30%는 상업용지로 각각 변경하는 내용의 도시기본 계획안을 마련, 경기도에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경기도는 2006년 8월 자족기능을 강화하라고 보완지시를 내렸습니다.

이에 요진산업은 2006년 10월 출판단지부에지 화물트럭터미널을 짓겠다고 언론에 발표했습니다.

주민반대로 안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용도변경에 반대하는 경기도, 고양시에 압력을 넣기 위한 일종의 언론플레이였습니다.

백화점, 할인점이 넘쳐나는 일산의 환경상 원래 용도인 유통단지로 건설할 것은 화물터미널 같은 것 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고양 시민단체들은 욕을 먹어야 하나요??? .....

한때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가뜩이나 분당에 비해 개발이 늦은 상태에서 일산을 10년이나 앞 당겨 발전 시킬 수 있는 계획을 반대하는 단체가 과연 시민단체인?

그 ？여러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요진산업의 요구대로 2000년에 주상복합이 건설되었다면 물론 일산도 분당처럼 멋진 주복단지를 보유하게 되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일산지역 아파트 가격도 많이 올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일산 주민들이 8년 참은 결과로 (특히 백석동 주민들의 인내는 눈물겹습니다.) 3만3천평 부지 중 30% 정도는 주민들에게 유익한 시설로 계획되고 있으며,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을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요진산업의 약속도 받아냈습니다.

경기도의 지시로 자족기능도 더 많이 추가 될 것입니다.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분당의 단순한 주복타운 보다 열배 백배 더 좋은 환상적인 종합타운, 신도시속의 새로운 신도시가 탄생하게 됩니다.


지끔까지 요진이 제시한 자족기능...

요진은 이 곳을 상업과 주거, 업무,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복합적 기능을 갖춘 전혀 새로운 개념의 복합타운으로 건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즉 아파트 위주의 개발에서 탈피, 도시 자족기능이 강화된 신도시속의 신도시를 창출하겠다는 것입니다.

일산신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55층의 초고층빌딩,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교육을 전담할 에듀케이션 파크( Education Park), 학원단지, 영어마을, 영상문화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여기에 경기도의 지시로 엄청난 자족기능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요진부지 향후 전망....


일산 주민들의 인내로 많은 것을 얻었지만 더 이상의 인내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것을 고양시가 너무 잘 알고 있고 요진도 알고 있습니다.

요진부지에 얼마전에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오래 기다려온 그 이상으로 일산의 첫인상이 아름다워집니다."

정말 오래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기다린 그 이상으로 일산에 엄청난 바람을 몰고 올 것입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이 글 읽는 분들도 요진부지 개발을 기다리신 주민들 못지 않게 인내심이 필요했을 것 같네요.

다음에 시간이 있으면 탄현주복 개발에 얽힌 사연, 백석동 고속버스 터미널 부지 방치 사연, 그리고 15년째 흉물로 방치되고있는 주엽역 앞 백화점 건물 등에 대해 써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