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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핑계댈 동안 도쿄는 도심 바꿨다 ...
서울, 낙후한 옛 도심이라 손대기 어려워....
도쿄, 총리가 직접 도시재생본부장 맡아 규제풀어 .....
◆서울 스카이라인을 바꾸자 ④◆ .....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엉망이라거나 단기간에 세계적인 명품 스카이라인을 만들어낸 두바이나 상하이 푸둥의 사례를 얘기할라치면 서울시나 국토해양부의 많은 공무원들은 "600년 된 서울과 허허벌판에 신도시를 만들어낸 두바이나 상하이는 다르다"고 항변한다.
서울은 옛 도심이 이미 중구난방으로 개발된 곳이라 스카이라인 운운은 한마디로 사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 못지않게 오래되고 낙후한 옛 도심을 보유했던 일본 도쿄의 도심 재개발 결과를 보면 이들 공무원들도 입을 다문다.
이미 건축가들의 필수 탐방 코스가 된 오모테산도나 롯폰기힐스를 비롯해 하루가 다르게 변신하고 있는 도쿄 사례는 `서울은 오래된 옛 도심이라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다.
지난달 초 방문한 도쿄 스미다구 오시아게 1초메(번가) 나리히라바시역 일대. 화물 야적장(6.4㏊ 규모)을 철거하고 높이 610ｍ `스미다타워`를 건설하고 있는 이곳은 현재 터 고르기 공사가 한창이다. `제2도쿄타워`로 불리는 스미다타워가 2011년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인 캐나다 토론토의 CN타워(553ｍ)를 단숨에 뛰어넘게 된다. 관광수입과 임대료 등을 묶어 연간 480억엔(약 4800억원)의 부가가치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도쿄에서 높이 100ｍ 이상 초고층 빌딩은 5월 초 현재 완공 중인 건물까지 합쳐 170여 개에 달한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첫 취임했던 2001년(90여 개)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이들 빌딩은 롯폰기와 시오도메, 오모테산도, 오다이바 등 도심 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지역에 집중적으로 설립되고 있다. 90년대 초만 해도 폐쇄된 항구나 창고용지, 매립지, 낙후된 공공아파트들이 몰려 있던 지역이다.
도쿄 도심 재생산업 성공에 대해 다카후미 노구치 도쿄대 교수는 "도심 재개발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복합기능도시 설립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민간 개발업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01년 집권하자마자 내각부에 `도시재생본부`를 설치하고 직접 본부장을 맡았다. 이어 2002년 `도시재생 특별조치법`, 2003년 `공장ㆍ대학 입지 규제법` 철폐 등 규제 완화 조치를 잇따라 내놓으며 슬럼화 조짐을 보였던 도쿄가 부활할 수 있는 제도적인 토양을 마련해 줬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도정법 도촉법 도시개발법 등이 마련돼 있지만 목적이 서로 다르다"며 "일본처럼 도시재생특별법을 제정하고 중앙정부 조직으로 도시재생사업단을 만들어야 효과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거품경제 붕괴 이후 일본의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도심 재개발 프로젝트. 건축기준법을 완화해 900% 이상 용적률이 적용되고 층고 제한이나 군사구역 등 국내에서 적용되는 초고층 규제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야 없다.
롯폰기 일대를 20차례나 다녀왔다는 정춘보 신영 회장은 "정부의 규제 완화가 민간업체 개발 의지를 부추겼고 상업시설과 주거지역, 오피스타운이 어우러진 복합단지 개발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롯폰기힐스는 도심 재개발을 통해 평균 327%였던 주거지역 용적률이 현재 719%로 높아진 상태다.
국내 뉴타운사업은 녹지시설이나 주차시설을 넓힌다는 명분을 내세워 아직도 용적률을 180~200% 정도로 규제하고 있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일본은 초고층을 연계한 단지형 개발, 초고층 빌딩과 문화ㆍ쇼핑 공간을 연계한 복합형 개발 등이 이뤄져 상업성과 도심 미관이라는 두 가지 부가가치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저층 아파트와 사무실 빌딩이 밀집해 있는 롯폰기 5번가(8.1㏊) 일대는 롯폰기힐스와 미드타운 대성공에 힘입어 현재 제3의 복합도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이곳의 랜드마크 빌딩은 롯폰기힐스 모리타워(238ｍ)나 미드타운타워(248ｍ)보다 더 높이 건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폰기힐스를 개발한 모리빌딩그룹은 "신산업사회는 주거ㆍ직장ㆍ문화ㆍ쇼핑 등이 한공간에서 해결되는 수직도시의 시대"라며 초고층 개발붐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의 도심 재개발은 이처럼 전용 주거지역보다는 랜드마크 빌딩과 상업ㆍ문화 등 복합시설 위주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우리나라도 5월 초 성냥갑 아파트를 지양하겠다며 획일적인 층수 제한 대신 평균 층수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조권을 둘러싼 반발과 공사비 증가 등을 감안하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작년 3월 방위청 용지에 들어선 도쿄 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