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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겨울은 인정머리 없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예전 같으면 진즉에 눈 오고 얼음 얼고 난리법석도 아니었을 것이다.

11월 중순이 지나도록 이정도면 그래도 양반인 셈이다.

 바람은 어찌나 쌀쌀 맞은 지 정나미가 뚝뚝 떨어질 지경이다.

수시로 찬비가 내려 곱게 입은 단풍 옷을 홀랑 벗기는 건 시작에 불과하다.

부쩍 사나워진 바람을 앞세워 앙상한 가지를 오들오들 떨게 만드는 게 몹쓸 인정머리다.

 측은한 마음 따위는 눈을 씻고 찾을 레야 찾을 수가 없다.

인정머리 없기가 천하의 불효자식도 따라갈 재간이 없을 정도다.

겨울이 못내 쓸쓸하고 허전한 이유다.

 그러니 겨울에 들어서자마자 까마득한 봄을 손꼽아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겨울이 혹독하면 혹독할수록 새봄은 더 값지고 더 빛나는 법이다.

아랫배에 힘을 잔뜩 주고 겨울을 감내해야하는 까닭이다.

자고로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 않았던가.

초겨울 아침, 몹쓸 인정머리만 탓하기가 객쩍은 이유다.

 전문가들의 전망만큼이나 헷갈리는 주택시장이다.

겉으론 조용하기만 한데 자고나면 어김없는 거래소식이다.

그렇게 전해진 거래소식은 11월 들어 10건을 훌쩍 넘었다.

11월 초반 썰렁했던 분위기를 감안하면 참 알 수 없는 게 주택시장이다.

 이런 식이면 지난 10월 거래 건수 17여건이 부러울 것도 없다.

그렇다고 집값이 팍팍 오르는 것도 아니다.

고작 1~2천만 원만 높아도 숫제 눈길조차 주는 법이 없다.

오직 9.10 대책 전 가격이 기준이 될 뿐이다.

급매물 아니면 굳이 서둘 일이 없다는 투다.

 전문가들의 전망에 오롯이 귀담을 요량이면 필시 낭패당하기 십상이다.

들쑥날쑥한 전망 때문이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난감하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시장의 당사자 들

이다. 번번이 때를 맞추지 못하고서 한참을 지난 후에 무릎을 치는 게 고작이다. 지나치게 주변에 민감한

자신을 탓하며 한없이 안타까워할 뿐이다.

그러나 부족한대로 그들의 판단에 의지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주택시장 주변은 늘 걱정이 태산이다.

 그나마 취득세 감면대책으로 이만한 시장이다.

불길이 확 살아나지 않아 탈이지 거래는 심심치 않게 늘어나 숨통은 트였다는 평가를 듣는 중이다. 반짝 효

과에 그쳐 아쉬움이 남긴 해도 일단 하락세는 막았다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그러나 후속조치가 없어 자칫 하락세로 접어들 우려가 상당했던 것도 사실이다.

때맞춰 불거진 재건축초과이익환수 2년 유예 법안이 아니라면 다시 9.10대책 이전 하락세로 돌아섰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재건축초과이익환수 유예법안은 시기적절했던 셈이다. 적어도 강남권재건

축시장에서는 말이다.

 비록 한시적인 조치이긴 해도 투자심리를 살리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워낙 얼어붙은 시장 탓에 불길을 확 살리지는 못했어도 약간의 투자심리는 움직였다는 얘기다. 그 때문에

꺼져가는 불길을 다시 살리며 매수세가 시장을 찾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취득세 인화와 때를 같이하며 저가매물이 심심치 않게 빠져나가는 요인이다.

그렇더라도 가격은 그 자리를 맴돌면서 말이다.

저가매물이 빠져나가면 매수세가 뚝 그쳤다가 예전의 가격의 매물이 나오면 그제 서야 다시 매수세가 움직

이는 그런 식이다.

 부동산시장은 지금 총체적 난국이다.

대내외적인 경제와 맞물리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시장의 몰락으로 일본식 장기 불황에 접어들지 모른다는 위협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닌지 오래다.

가계부채문제까지 중첩된 부동산문제가 뇌관이 되어 경제가 회생불능의 위기로 치달을지도 모른다는 경고

가 매일같이 언론의 머리기사로 뜨겁게 달굴 지경이다.

이미 부동산문제는 부동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차대한 위치에 섰다는 것이

책임 있는 정부 관료들의 입에서조차 일상이 된지 오래다.

 생각해보라.

평범한 가정의 구성원 중 한사람이 병에 걸려 입원했다 치자. 그 집안은 한순간에 리듬이 깨지게 마련이다.

환자의 간호가 최우선이다 보니 멀쩡한 사람의 호구지책은 자연히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상태가 중한 경

우는 보다 더 심각하다. 끼니를 대충 때우는 것은 당연하고 심한경우는 성한사람이 들어 눕는 경우도 비일

비재하다. 다소 과한 예일지 모르나 엊그제 치매에 걸린 아내를 죽이고 자살한 어느 할아버지의 슬픈 얘기

가 결코 남의 일이 될 수 없다.

가족 한사람의 병이 가족모두를 파탄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문제가 딱 그 짝이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이유가 그 속에 있다.

“부동산 거래가 막혀 경제가 망가지면 여야 모두 책임져야한다” 국토해양부장관의 말이다.

오죽 답답하면 국토해양부 장관이 이렇게까지 하고 나섰겠는가.

부동산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아 경제를 망치면 그건 여야가 공동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시장을 정상화

하려고 정부가 애써 내놓은 정책이 국회에서 줄줄이 보류되는 꼴을 보다 못해 쏟아낸 소리다. 절대 절명의

부동산 시장을 외면하는 정치권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아직까지도 부동산문제와 경제문제를 별개로 생각하는 정치권이 답답하다 못해 심히 우려스럽다는 배경에

서다.

 “주택시장 회생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다.”

귀가 번쩍 뜨이는 소리다.

주택시장이 살아날 수만 있다면 못할 일이 없다는 것 아닌가.

이제야 철이 든 것일까.

오만가지 의구심이 뒤엉키면서도 기함을 할 정도로 반가운 소리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토해양부장관의 쓴 소리에 정치권이 화답하는 소리가 아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 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주택시장 회생을 올인 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미국주택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못할 일이 없다는 얘기다.

 “주택시장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완전히 침체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며 “주택경기의 확실한 반등을 가로

막는 제거하기 위해 정책수단을 총동원 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동원해서라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 듣는 약발이 우리에게 듣지 말라는 법이 없다.

경제를 살리는 처방으로 부동산 거래를 살리는 게 즉효약이라는 거다.

모든 것을 동원해서라도 말이다.

경제를 살리는데 못할게 무엇인가.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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